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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를 위한 여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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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 (em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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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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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집에 갔다 오는 아이들은 엄마가 싸준 볶은 고추장을 커다란 마요네즈 병이나
좀 무리하면 꿀병에 가지고 오곤 했다.
평소엔 먹기 싫은 찐밥도 거기에 비벼 먹으면 아줌마몰래 한번 더 타먹기도 했고...
우리 기숙사 주방 아줌마들은 표정이 없었다. 무려 2년 동안 밥 타 먹으면서도 별로 말
부쳐보질 못했으니까.
주걱 들고 무표정하게 쳐다 보는 아줌마.
한 번 더 실용적인 사람들.
접시 대신 잎파리 쓴다.
코코넛 넣고 한 날아가는 밥에 볶은 고추장 한 큰술, 달걀 지짐 딱 한 조각 그리고 정말
이름 없는 한 조각 생선 (말레이시아에선 깜퐁 휘쉬라고 부르는데---> 마을 생선)
그리고 작은 멸치 볶은 것 한 스푼 밥에 뿌리고.
아마 우리 시골에서 아침에 이렇게 차려 내 놓았으면
"이거 먹고 가서 힘쓰라고야?"하고 한 소리들을 밥상.
하지만 항상 땅 꺼질까봐 살살 걷는 이들에겐 한끼의 훌륭한 식사가 될 것같다.
생각보다 맛있다. 특히 볶은 고추장은 거의 비슷하다. 여기서 이름하여 삼발 칠리.
들어가는 양념도 거의 우리 나라와 비슷하다. 고추 기름이 많이 나온다는 거 빼고.
호커 센터에 거의 있는 것 같다. Nasi Lamak
근데 발품 팔아 가며 돌아다녀 보니 맛이 조금 더 나은 곳이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옷 타가 아니고 오타 (Otah)
종류는 고추 들어간 것 안들어간 것.
생선 몸통 살 갈은 것, 머리 구운 것
바나나 잎에 싸서 구운 것 코코넛 잎에 싸서 구운 것.
나의 혀가 좋아 했던 건 바나나 잎에 싼 고추 들어간 몸통 살 구운 것.
(고등어 알러지 있는 사람은 금함)
위의 비중 없는 밥에 묵직함을 준다.
아침하기 싫은 날
밥은 먹고 싶고 기름기 없는걸로.
그럴 때 적당하다.
슬리퍼 끌고 재래 시장쪽 호커 센터로 나가보자.
팩도 필요 없고 지도도 필요 없고
혀를 위한 여행은 어깨가 무겁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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