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
- 신드렐라
페이지 정보
- 미식가 (jph63)
-
- 2,737
- 0
- 0
- 2004-01-16
본문
한마디로 돈 많고 가진 것많은 미혼남자 – 백마탄 왕자님- 에게 여러 여자들이 경합을 붙어서 결국 한사람이 남는 현대판 신드렐라라고나 할까. 옛날의 신드렐라는 호박요정의 도움을 받았지만 21세기에는 방송국에서 적극적인 판을 벌려준다는 것만 틀리지 뽑힐수 있는 기준이 미모이라든가 실력이라든가 아니면 인간성이라던가 하는 어떤 확실한 규정이 없이 순전히 그 속을 알수 없는 한남자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황당무계’함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래도 우리 국민학교 막 들어간 딸과 30이 훨~ 넘은 일하는 아줌마랑 둘이서 나란이 앉아서 꽤 진지하게 시청 하는 것을 봐서는 이 신드렐라라는 것이 동서고금과 신분을 막논하고 모든 여자들의 관심사 인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우스개소리로 왕자님이 신드렐라랑 결혼한 진짜이유는 집안일에 통달한 – 신분은 확실해도 거의 하녀수준으로 일을 했으니까 - 신드렐라에게 성을 청소하는 일을 맡길려고 그랬다고 하는 것처럼 내것이 없는 신분상승이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나마 옛날 신드렐라는 혼자서 인간성과 미모로 춤 한판으로 승부를 했는지 모르지만 현대편 신드렐라는 시험기간도 길고 식구까지 동원해야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한다.
긴 시간 이 험한 세상에서 딸내미를 제대로 키운 것도 어려운데 그러고도 딸내미 때문에 새파랗게 젊은 것이 돈 좀 있다고 그 부모나 가정분위기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을 들어야 하다니…정말 이러고도 신드렐라가 되어야만 할까?
생각해보면 이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이 신드렐라는 이미 우리세대 여자들을 꿈과 현실을 혼동하게해서 오랫동안 여자들의 삶을 충분히 힘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백마탄 왕자님의 출현과 이에 따른 성으로의 진출. 그에 따른 구질구질한 이 현실에서 부터의 탈출이라는 꿈. 이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내 신랑이 절대 백마탄 왕자님이 아니고 결혼이 결코 나의 현실에서의 탈출이 아니라는 것을 머리가 아니고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도 있지도 않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꿈속에서 깨지를 못해서 곁에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놓치고 있는 많은 독신여성은 또 어떻고.
아니 신랑곁에 누워서도 밖에 혹시 백마탄 왕자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상에 젖어서 신랑과 애들 밥도 안차려 주는 아줌마들은 없는지.
너무 웃긴점은 우리가 이미 신드렐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사회에 우리는 이미 성을 쌓고 관리하고 우리 계획과 머리와 행동을 하는 거의 왕자수준의 교육을 받았지 언제 밥하고 빨래하고 하는 하녀로서의 교육을 받았는가? 우리가 받은 교육은 의븃엄마와 형제가 부당하게 나오면 그 밑에서 울며불며 하녀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호사를 대서 내 권리를 찾나 하는 것이다 . 이런 우리가 어떻게 신드렐라가 될수 있을까???
또 하나 이제 이세상에 왕자는 없다.
남자는 나랑 같이 우리의 인생을 재단하여 같이 가는 동반자 이지 절대 우리의 구세주가 아닌 것을. 내가 조안리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그여자의 사회적 능력도 용감한 사랑을 위한 실천력도 아니다. 남에게 퍼주는 것을 천업으로 삼았던 신부랑 같이 살면서 현실감 없는 – 우리 눈으로 보면 무진장 철안든 - 신랑을 알아보는 순간, 더 이상 신드렐라 이기를 깨끗이 포기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전직신부의 천진함을 아이들 교육으로 돌려서 남편의 기를 살려준 동반자로서의 현명함이다.
오늘 집에 가면 아직도 신드렐라와 혼자서 잠에서 깨지도 못한 백설공주의 꿈을 꾸고 있는 우리 딸애를 어떻게 깨우나 그거나 궁리해야 겠다. 있지도 않는 왕자때문에 고생하기 전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