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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혀를 위한 여행
- Harry (hon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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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2-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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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여행 후기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어느덧 여기도 일년의 마무리를 하느라 아침에 창을 열면
>집안 공기와 온도차가 다름을 느낀다.
>
>30여년 길들여온 나의 혀는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이맘때쯤이면
>가락시장의 막올라온 광어나 시골밥상에 청국장, 털스웨터를 입고 먹는
>얼음뜬 칡냉면을 달라 아우성쳤다.
>
>그러나 지금은 매코롬한 칠리소스가 들어 있는 이포 호펀이나
>기름기가 거의 수그러든 차슈라이스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혹 들 정도로
>지난날을 잊은 듯하다.
>
>간사한게 혀라더니 새치끝 말뿐만 아니라 다섯군데에 모여 있는 미각세포마저도
>그 숙주를 닮아 가는듯하다.
>얄라가 나오면 어느새 연유가 듬쁙든 국적 불명차를 마시고 있고
>ㅇ아요~~~가 나오면 김치 찌개도 아닌것이 짬뽕도 아니것인 미씨암 줄앞에서
>어느 그릇 국수에 숙주가 더 들어 있나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
>이왕 이렇게 된것 혀를 위한 여행을 떠나 볼까한다.
>음식가지 많다고 자랑인 나라에 살게 된 이유하나로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두세번 찾아 가다 보면 어느 날인가 이 땅에 있는 모든 즐거움을 나의 혀에 선사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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