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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를 위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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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 (em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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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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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공기와 온도차가 다름을 느낀다.
30여년 길들여온 나의 혀는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이맘때쯤이면
가락시장의 막올라온 광어나 시골밥상에 청국장, 털스웨터를 입고 먹는
얼음뜬 칡냉면을 달라 아우성쳤다.
그러나 지금은 매코롬한 칠리소스가 들어 있는 이포 호펀이나
기름기가 거의 수그러든 차슈라이스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혹 들 정도로
지난날을 잊은 듯하다.
간사한게 혀라더니 새치끝 말뿐만 아니라 다섯군데에 모여 있는 미각세포마저도
그 숙주를 닮아 가는듯하다.
얄라가 나오면 어느새 연유가 듬쁙든 국적 불명차를 마시고 있고
ㅇ아요~~~가 나오면 김치 찌개도 아닌것이 짬뽕도 아니것인 미씨암 줄앞에서
어느 그릇 국수에 숙주가 더 들어 있나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왕 이렇게 된것 혀를 위한 여행을 떠나 볼까한다.
음식가지 많다고 자랑인 나라에 살게 된 이유하나로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두세번 찾아 가다 보면 어느 날인가 이 땅에 있는 모든 즐거움을 나의 혀에 선사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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