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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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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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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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사람과 결혼해서 좋은 점을 들으라고 하면  그중 하나가 폭넓게 사람을 사귈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이성친구에  관한 부분이 자유롭다는 것도 하나의 좋은 점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이상하게 생각될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건 사실 인것 같다.

어릴적 부터 엄마 친구분들이 전부 늦둥이로 아들들을 가진 덕분에 나는 여자애들이랑 소꼽장난 하는 시간보다는 남자애들과 자치기나  말타기등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중학교 가서는  학교가  서로 남녀 학교로 갈리워도  내 인간성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우리 엄마의 음식 솜씨때문인지  가끔씩 무리지어 들리는 어린시절 남자 친구들 덕분에 나는  남자에 대한 환상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다른 여자친구들이  알록달록한 편지지에 J 니 M 이니 하며 분홍빛 사연을 담아  전하는 애틋한 존재로 이성을  인식할  나이에 나는 남자란  그냥 우리보다  꼬리한 냄새가  더 나는 데다가 목소리가  꺽꺼거리는 외에는  기말고사 점수 때문에 애가 타고,  엄마에게 방 안치운다고 야단맞는 같은 시대를 사는 동연배 이상에 무엇도 아니였다.    게다가  고등학교를 끝날 무렵에   ‘ 친한 친구가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달라는데 아는 여자가 없어서 걱정’ 이라고  내 앞에서 심각하게 걱정하는  그 남자친구에게 나도 여자라는 것을 간신히(?) 인식시켜서  소개팅에 나가면서  이성교제도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극히 사실을 바탕으로 남녀 관계를 접근해서 그런지  여자 친구 못지 않게 남자친구가 많았고  그건 남에게  편하게 소개하기 위한 방편이나  연인사이로 가기 전단계의 친구가 아니라 정말 친구 였다.   결혼전에도 가끔 여자친구들에게 못하는 이야기나 그냥 대책없는 푸념을 할때는 그 친구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 여자 와 남자라는 너울을 못벗어서 대화가 한정되는 경우도 있고 본의아니게 내숭을 떨어야 할때가 있었는데 결혼한 후로는 대화의 폭이 확 넓어졌다.   그야말로 아줌마와 아저씨와의 대화는 정말 화끈할수 있어서 좋다.

결혼 -  정말 이것처럼 모험이 있을까?   인생에 있어서 가장 무모한 모험이 바로 이 결혼 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왜 이 결혼에 대해서 꿈만  꾸었지 대비할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대한민국 10여년의 교육에 한번도 이 나랑 전혀 틀린 사람과 살아가는 반평생에 대한  준비를 정말 한과목도 언급하지 않고 졸업을 시킨다는것이 너무 섬찍하기까지 하다. 하기야 어떻게 대비 하냐?  지금 내게 다시 시작하라고 해도 그냥 맨땅에 헤딩하듯이 할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같이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밥 먹고 같이 걸어 다니고 할때 그럴듯 하던 바로 그사람과 내 밥상머리에 앉아서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고 입이 불어 터져 있는 이사람이 어떻게 같은 사람이랄 수 있을까.

하얀 치야에 비누 냄새 퐁퐁 풍기던 그 신선함이  지금 자고 일어나 이빨도 안 닦고 눈에 눈꼽을 단채로 신문부터 꿍치고 앉아 있는 저 인간에게 있기는 있었던가?

아니 이런 고상한 문제 말고도  돈문제 라던가 도저히 내가 생각하는 남자로서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간도 아닌 이해의 도를 넘어서는 괴물을 대할때는 정말 지옥은 죽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생활속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도무지 이 같이사는 괴물을 이해 할수 없을때 남자친구와의 대화가  무척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슨 인간이 그 모양이니’며 거품을 물고  신랑에 대해 흥분하다 보면 갑자기 앞에 있던  남자 친구가 조용해 지거나  신랑을 적극적으로 변호를 하고 나선다.  그러다 보면 본능적으로  요 앞에 있는 친구도  내가 흥분해 마지 않는 그 괴물과 같은 종류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정말 간사하게도   나만 운이 나빠서 구렁텅이에 빠진 것이 아니라  이런 종류의 인종이 있구나 하고  적잖이 안심이 된다.

사실 어떤  사소한 문제는  여자친구에게는 이야기 했다가 ‘ 어머,  참 안映립ぁ하면서도 남의 사생활을 조금더 들쳐내지 못해서 빤질거리는 눈으로 보거나  아니면  저나 나나 절대 이해 할수 없는 문제인줄 뻔히 아는데 ‘아이. 남자들은 다 그래.  니가 이해해’ 하는  씨도 안 먹히는 위로나   실컷 흉을 보다가 돌아설때  괜히 혼자 찔려서  ‘아이고 이거 내가 실수 한 것 아냐?  괜히 떠벌려서  잘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꼴 좋다라고’ 속으로 고소해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생긴다.   아니 사실은  같은 여자앞에서 신랑을 다 까보이기에는  자존심도 좀 상하고,   여자의 특유의 감성으로 내가 말한 것 이상의 것을 읽힐까봐 조심도 되고  그리고  어차피 아군끼리 아무리 머리를 짜봐야 대책을 세울수도 없다는 여러가지 이유상으로 정말 밑바닥 이야기는 하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절대적으로 신랑과 같은  종족- 남자족- 인데다가  약간 단순하다는 점,  그러면서 종합 정리해서 다음 단계로 나가는 부분에  남자특유의 단순성이 많이 도움이 된다.

가령,  진로의 문제.   나는 안정된 삶을 위하는데  신랑은 자꾸 모험을 할려고 한다.
이럴땐 남자친구에게 물어보면 정말 정확하게  내 신랑의  마음 움직임과   그때 마누라에게 듣고 싶은 말 그리고 현실 진단 방법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이나 지금 처해져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햐여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또는  신랑이 바람이 났을때,   남자들만이 이해할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것과  정말 여자로서는 듣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기에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  그리고 남자가 정말 무서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잡아낼수 있다.
이럴땐  내게 애정이 많은 사람 – 엄마,  언니, 여자친구- 이나  대부분의   여자 상담자들은 여자의 감각으로  내 입장에서 사건을 보기 때문에  내가 다 잘했고  상대는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나쁜놈 같이  만들어  불난데 부채질이나 하지 사건해결이나 상대에 대한 이해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행히 과거의 남자친구을과의 연을 아직도 붙들고 있어서 나는  지금도 많은 남자친구들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같이 늙어 갈거다.  결혼과 함께 앨범 정리하듯이 정리하지 않고 소중하게 관계를 발전시켜 온 나의 안목에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이부분에  대해서 신랑이 속좁게 딴지를 걸어도 절대 포기 할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자칫 사는 데 바빠서 아니면 한쪽으로 치우치다가 좁아지기 쉬운 내삶에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이 이 친구들이기에 ..

어제밤에도 한국에서 명퇴당해서 외국으로 간  옛날 직장동료와 길게 통화를 했다.
시차때문에 밤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전화통을 붙잡고  이제 막 해외생활에 적응할려고 하는 친구를 위해서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하다 못해 외국에서의 이성교제 부분에 대한 것 까지 언급을 해 간다.  이렇게 심도깊은 이야기를 해도 옆에 있는 우리신랑은 – 못알아 들으니까 -  빙긋 빙긋 웃으며 내게 사과를 먹으라고 준다.   아마 내가 같은 중국여자라서 중국말로 이런 이야기를 해도 우리신랑이 편안할 수 있었을까?   이럴땐 정말  서로의 모국어를 모른다는 것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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