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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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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사람 (hoy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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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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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임종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통제를 맞았습니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습니다.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면서 군복을 입은 한 건장한 청년이 들어왔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할아버지를 지키고 있던 간호사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할아버지께서 그토록 기다리시던 아드님이 드디어 막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기력은 이미 쇠할 때로 쇠약해 있었습니다. 말할 기운도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흐릿한 눈빛으로 청년을 바라보면서 깡마른 자기의 손을 청년을 향해 내밀 뿐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자기의 두 손으로 할아버지의 손을 꼭 쥐었습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꼬박 밤을 새웠습니다. 말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이따금씩 간호사가 들어와서 할아버지를 체크할 때마다 그에게 잠시 눈을 붙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청년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새벽녘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임종을 했습니다. 임종을 확인하고 난 뒤에 청년은 간호사에게 뜻밖에도 이렇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할아버지는 누구십니까?"
그러니 간호사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아니, 이 할아버지는 당신의 아버님이 아니시던가요?"
청년은 겸연쩍은 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아마 무슨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아들 대신에 제가 이곳에 불려온 것 같습니다."
간호사는 깜짝 놀라 되물었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할아버지와 꼬박 밤을 새우셨단 말입니까?"
그때 청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병실에 들어서면서 할아버지의 눈빛을 보는 순간 저는 차마 제가 그 분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손을 꼭 붙들고 그 분의 임종을 이렇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까? 나의 유익을 구하기에 앞서서 먼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생각할 줄 아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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