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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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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설교
-레베카 맨리 피퍼트-


그의 이름은 빌이었다. 빌은 항상 헝클어진 머리에 구멍 난 옷과 청바지를 입고 신발은 늘 신고 있지 않았다. 빌을 알고 난 이후 나는 단 한 번도 그가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도 빌은 맨발이었다. 그가 대학을 다니는 4년 동안 그것이 내가 본 빌의 의상 전부였다.

빌은 총명했고 항상 무언가 신비로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그는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대학 교정의 길 건너편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언제나 옷을 잘 차려 입은 중류층의 사람들로 붐볐다. 그 교인들은 대학생들을 위해 무언가 하기를 원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어느 날 빌이 그 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다. 언제나처럼 헝클어진 머리에 구멍난 옷과 청바지에 맨발인 빌이 교회에 들어섰다. 교회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예배는 이미 시작되었다. 자리를 찾아 빌은 앞쪽으로 갔다. 사람들은 조금 불편한 눈초리로 빌을 쳐다보았지만 그 누구도 뭐라 말하지 않았다. 강단 가까이까지 갔지만 빌은 빈자리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맨 앞의 빈 공간에 깔린 카펫 위에 털석 주저앉았다.

그러한 그의 행동이 대학이라는 자유 분방한 곳에서는 별로 이상하지 않겠지만 그 자리에 모인 회중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별스러운 장면이었음이 분명했다.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빌이 자리를 잡을 즈음 교회당 뒤쪽에서 집사님 한 분이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그 집사님은 팔순 나이로 은빛 머리에 정장을 하고 회중 시계를 차고 있는 신사였다. 싱앙심이 아주 돈독한 사람으로 멋지고 거룩하며 예의 바른 분이었다. 지팡이를 짚고 빌 가까이로 걸어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교인들은 생각했다. ‘저 집사님이 버릇없는 젊은이에게 어떻게 하든 저분을 비난할 수는 없어. 저 연세에 저토록 점잖으신 분이 어떻게 저런 대학생을 이해할 수 있겠어.’

그 노 집사님은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빌이 있는 곳까지 갔다. 교회는 쥐 죽은 듯 고요해져 집사님의 지팡이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사람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모든 교임들의 시선은 그 노 집사님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빌 곁에 간 집사님은 지팡이를 바닥에 내려놓더니 빌 옆 바닥에 힘겹게 앉은 후 그곳에서 계속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닌가!

그날 예배당에 있던 교인들은 모두 감동으로 목이 메었다. 마침내 정신을 차리신 목사님이 교인들에게 설교를 시작했다. “여러분은 오늘 제가 할 설교는 금방 잊어버려도 방금 보신 일은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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