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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의 자리에 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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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사람 (hoy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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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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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숲속에 공작새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들에게 예쁜 딸이 태어났습니다. 딸 공작새는 곱게 잘 자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숲에 살고 있는 공작새 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집을 간지 채 한 달도 안되어서 딸 공작새가 풀이 푹 죽은 채 친정으로 날아왔습니다. 어미 공작새는 걱정이 되어서 딸 공작새에게 물었습니다. "얘, 왜 그러느냐? 도대체 무슨 일이냐?" 딸 공작새는 어미 공작새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엄마, 도무지 외로워서 살 수가 없어요. 숲의 새들이 다 나를 따돌리고 있어요. 그러니 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요?"
딸 공작새의 말을 들은 어미 공작새의 마음 속에 무엇인가 집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딸 공작새에게 물었습니다. "얘, 너 아무데서나 네 꽁지를 활짝 펴 보이면서 뽐내었지? 어때? 내 말이 틀림없지?" 딸 공작새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듯이 어미 공작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이 아름다운 꼬리는 우리 공작새에게만 있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다른 새들에게 그것을 조금 펼쳐 보여주는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되었나요?"
그때 어미 공작새는 딸 공작새에게 이렇게 일러주었습니다. "얘야, 내가 한 번은 숲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들은 적이 있었단다. 그때 어떤 사람이 자기 친구를 이렇듯 점잖게 타이르더구나! 여보게, 자네의 대화 가운데서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좀 빼게나. 영국의 골퍼들 사이에서는 젠틀맨 골프 상식이라는 말이 있다네. 만일 좌중에 한 사람이라도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절대로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화제로 올리지 않는다는 걸세. 얘야, 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겠니?"
딸 공작새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시집으로 날아갔습니다. 그 뒤 그는 다시는 풀이 죽은 채 친정으로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부터는 숲속에 있는 다른 새들과 잘 어울려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은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라"고 가르칩니다. 쉽게 말하면 용납이라고 하는 말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말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라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위기가 왜 생깁니까? 한마디로 상대방이 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안 드니까 상대방이 변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변하기를 기대할수록 바뀌지 않는 상대방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더 속상해 합니까? 우리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상대방을 바라보고 비판하고 험담하고 또 욕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속상해집니다. 이것이 인간관계가 당면한 위기의 악순환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어떻게 강조합니까? 서로 용납하라,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무슨 뜻입니까? 단적으로 말해서 성경이 강조하는 사랑의 의미는 상대방의 유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유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자리에 서 보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자리에 서면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의 배경을 살펴보고 그 사람이 자라난 배경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삶의 형태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상대방을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상대방을 용납할 수 있습니다. 이 용납이야말로, 이 관용이야말로 우리의 교제를 얼마나 아름답고 진실하고 위대하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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