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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바다님! 요즘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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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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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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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님께서 싱가폴을 다녀가신 뒤부터,
싱가폴 날씨가 매우 시원해졌다는 소문들이 자자하답니다.

해마다 12월에서 2월까지의 해가 남반구로 떨어진 기간 동안만 우기와 함께 시원해지는 계절이었고, 나머지 달들은 계속 덥기만 하다고 해서.... 갸우뚱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의 여름, 이 기간에는 당연히 적도 지방이 시원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원해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뒤엎고, 그 기간이 무척 시원해졌네요.
  
요즘은 창문 열어놓고 자다보면 아침에 추워서 깨기도 할 정도가 되구요....

이제 9월하순이면 태양이 이곳 적도의 머리 위를 지날테고...
이렇게 해서 또 한해가 저물어 가려나 봅니다.
삶이란 게 이렇게 화살처럼 바쁘게 지나가고 있는데,
난 무슨 의미도 없는 일들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해가면서 살고 있는지...

요즘은 부쩍 정말 세상에 값어치 있는 삶이란 게 무엇일까?
과연 이 순간 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머리에 이고, 가슴에 안고, 고민만 하고 있지요.
특히 인라인을 타다보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요.

마라톤을 하면 더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더 복잡해질까 겁이 나서 요즘은 마라톤은 생각도 않고 있답니다.

다른 운동을 하면서는 술을 마시고 싶다든가 그런 일이 전혀 없었는데,
요즘 인라인을 적극적으로 타게 되면서, 특히나 혼자서 밤늦게 타노라면,
배도 고프고,
자정이나 새벽 한시쯤 East Coast Park의 중간쯤에 있는 쎄븐일레븐을 지나다 보면,
목마름에 인라인을 탄 그대로 들어가게 되지요.

전에는 그냥 음료수를 꺼내서...
아니면 그곳을 지나쳐서, 목마름을 조금 더 참았다가, 라구나 푸드 빌리지까지 가서 Sugar Cane Juice(사탕수수즙)를 마시곤 했었는데...

근데 요며칠 전부터는, 쎄븐일레븐이 가까와 오면,
포도주가 눈앞에 아른 거리고,
그냥, 250ml 짜리 두병, 아니면, 과일주 한병에 포도주 한병, 그리고 초코렛을 안주삼아 들고 나와서, 천천히 들이키고는...  조금은 알딸딸해지는 그 느낌을 은근히 즐기면서 후덥지근한 맞바람 속을 뚫고 지나게 되지요...  
바람에 흔들리는지, 술기운에 흔들리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뭏든 바람결 따라 들려오는 바다 소리를 들으며,,,
저 바다의 한쪽 어느끝에는 겨울 바다님의 숨소리도 머물고 있으리란 상상도 해가며, 뿌듯한 맘으로 긴긴 밤을 달려 보게 된답니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하얗게 부서져 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그 모습을 눈으로 들여다 보면서,


음주 인라인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공원을 순찰하는 경찰 순찰차를 보면서도 태연해질 수 있는 것은 면허 취소의 걱정이 없는 탓일까요?  한국에선 몇번인가 음주 단속에서 요행히 빠져 나가는 것을 스릴로 알고 즐기기도 했었는데...  여기서는 좀처럼 그럴 용기조차 못내던 것을...  인라인을 타면서 조금씩 즐겨보고 있네요.

아참, 어제, 그제는 연속으로 새벽 1시전후에 이스트코스트파크에서 시내 방향으로 나가는 길목(공원 내부 도로)에  경찰 오토바이들이 서서 음주 단속을 하더라구요.  다른 고속도로의 출구들은 대부분 새벽 2시가 넘어서인데,,,

사실 그동안의 삶에 있어서는 담배도 써서 못피우고, 술도 써서 싫었었는데...
이제서야 포도주의 그 달콤한 향이 쓴맛이 아닌 것으로 느껴져 가니까...

이제서야 철이 드는 건지,
아니면 입맛이 변하는 건지...
삶이 힘들다는 것인지,

아뭏든 남다른 특별한 고민을 안고 사는 것도 아닌데,
하루 하루의 삶에 있어서 새로운 기쁨거리로 등장한 심야 와인과의 데이트...

며칠간이나 지속될른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 쓴맛에 고개를 돌리고, 쎄븐일레븐을 유유히 지나쳐서 사탕수수의 들큰한 맛을 즐기게 될른지...

삶의 변화는 무궁무진하고,
내 몸을 감싸오는 바다쪽으로부터의 동남풍은 감미롭기만 한데,
심야를 달리는 이 마음은 왜 이리 어수선한지...

싱가폴에서의 마라톤 완주,
숲속길인 멕리치나 이스트코스트파크는 조금 생각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양하고 싶네요...  얼마나 많은 상념들이 나를 붙들어 매게 될른지...

아뭏든 겨울바다님 연습 많이 하셔서, 첨에 겨울바다님께서 생각하신 바, 그대로,
적도 하늘 아래, 열대의 나라, 싱가폴에서도 완주하는 쾌거를 이루시길 간절히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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