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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드 쓸것인가 말것인가 4 - 아이들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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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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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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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domestic  helper 를 쓰면서 가장 힘든 점을 들으라고 하면  아이들과의 관계이다.

일하러 나가는 엄마의 경우는  그 심각성이 더 커진다.
정이나  인간적이라는 정서적인 것을 기대할수 없는 고용주와 일하는 사람이라는 아주 사무적인 관계에  나의  가장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의 핵심이 되는 아이를 맡기는 것.  
너무나 이율배반적인 일이다.

많은 여자분들이 그 부분 때문에 일하는 것을 포기 할만큼  정말  민감한 부분이다.

간신히 독한 마음을 먹고  아이를  helper 에게 맡기고 일하러  나오면  쓸데없는 걱정이 넘치는 싱가폴 현지인들이  “어떻게 밑고 남에게 애를 맡기느냐?”
“몰래 집에 가서 살펴 봐라”  내지는 각종 살벌한 예를  친절히 들려주면서  일하는 엄마를  불안하게 만든다.

오직하면 정서와 문화가 틀린 외국인에게 달랑 애를 맡기고 나왔을까?
뽀족한 대안이 있으면 왜 소중한 애가 아침마다 까무라 치듯이 우는 것을 떼어 놓고 나왔을까?
남의 가슴에 피멍이 드는 줄 모르고 – 아니면 그렇게 전의를 상실하게 할려는 지극히 계획적인 의도이던지 –  helper  이야기만 나오면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던 현지인들이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심정으로 밉다.

“인간을 믿자” 라고 마음 먹어도  어쩔수 없이 노심초사하게 되고  Helper 와의 관계에서 애들이 볼모가 되어 버린다.  
내가 이렇게 기분을 상하게 하면  혹시나  내가 없을때 애한테 분풀이를 하지는 않을까?
집안이 더러워도  혹시 집안 치우는 동안 애가 울어도 봐주지 않을까봐,
내가 시킨 집안일을  한다는 핑계로  제때 안 먹이고  안 씻기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말들을 삼켜야 했던가.  

이렇게 전전긍긍하다 보면 나중에 helper 가 주인보다 더 당당해 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내 경험으로도 helper가 내 눈치를 본것이 아니라 내가 helper 눈치를 본적이 더 많다.

왠만하면  정말 왠만하면  아이들이 애기일때는 되도록 엄마가 옆에 있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니면 애를 직접 돌보지는 못해도 감독을 할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던가.

전적으로  helper에게 맡긴 대표 case 인 우리 아들은  개발새발 엉터리 영어를 하는 helper와 하루종일을 보내는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말이 무척이나 많이 늦었다.  
말이 늦어서 걱정하는 우리 부부 앞에서 아들은  음악만 나오면 , 특히 팝송, 익숙하게  몸을 흔들어 춤을 춘다.  지 애비도 애미도 이런 천성은 없으니  후천적, 환경적 – 온종일 음악을 틀어 놓고 춤을 추는 helper에 의한 시청각 교육 - 절대 영향이 아닌 가 싶다.

아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이가 더 커가면서는  helper 가 우리 아이들을 공주병, 왕자병에 걸리게 할까봐 또 노심초사 해야 한다.

누군가 하루종일 붙어서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환상적인 환경인 것 같지만  교육면에서는 절대 아니다.  

특히 그 시중을 드는 사람이  엄마도  핏줄의 끈을 쥔 누구도 아닌  아이에 대한 책임은 없이 단지 돈을 받는  고용인일때는  아이와 엄마가 같이 망가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가령 아이가 밥 투정을 한다.
엄마가 먹을시는  피곤해서라도  끝까지 먹이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실랑이를 하다가 어떤 규칙- 1시간이 넘어 갈 시에는 치워버리고 다음 식사시간까지 간식을 안 주고 기다린다던지 하는 - 을 만들게 되는데,  밥 먹여 줄 사람이 옆에 있을때는 경우가 틀려진다.

엄마는 엄마대로  “돈 주는 고용인을 놀리느니  애 밥이나 먹이게 하자” 로 타협을 볼수 있고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에게와는 달리 고용인에게 어거지를 부리는 것을 많이 본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이 사람이 얼마까지 자기에게 실력행사를 할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 볼만큼  똑똑하다.

싱가폴에서 많이 볼수 있는 광경
아이들이 아파트 근처에서 무리지어 논다.  그 뒤를 조그만 밥 공기를 하나씩 든 helper 가 쫒아 다니다가  틈틈히 애들 입으로 밥을 떠 먹어 준다
또는 큼직한 애들의 책가방을 애들은 안들고 그 애보다 훨씬 적은 여자 helper가 두개씩 지고 뒤쫒아 간다.

어릴적 건강이 여든을 간다니  때 맞추어 먹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참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누가 그 아이 뒤를 평생 따라 다니며  밥을 퍼먹여 줄지… 그애들이 지고 가야할 수많은 무거운 짐을 누가 다 들어줄지...  
언제까지 그렇게 환상적인 환경을 부모가 만들어 줄수 있을지….  
주변의 사람들이 언제까지 그 왕자나 공주를 견디어 낼수 있을지….  
정말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가끔 다국적으로 어울리다 보면  공주노릇을 하는 인종은  잘사는 나라 사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나 타일랜드 같은 후진국 출신이 많은 것에  처음에는 많이 놀랬었다.  
같이 살다 보면 정리는 물론이거니와  무진장 지저분 한데.. 그 이유가 못살아서가 아니다.

그아이의 본국집을 가보니까 충분히 이해가 됬다. 그런데 잔 신경을 쓰고 살아야 하는 우리가 정말 불쌍한 존재이구나 싶을 만큼  집에 할일 없이 앉아  주인만 시중드는 helper 들이 많이 있었다.

그 아이는 그런 신경을 안쓴 것이 아니라 쓸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신경 자체가 없다고나 할까?  눈치가 없다고나 할까?

눈치없는 공주나 왕자가 얼마나 주위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고 그로 인해  본인이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하는 지를 보았기에  내 아이가  당당해 지기를 원하는 것  만큼이나  그런 눈치는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괜히 아무데서나 눈치없이 왕자나 공주 노릇하다가 주변에게서 왕따를  당하느니  지일은 지가 잘 알아서 할줄 알고 남도 챙겨줄줄 아는 센스있는 보통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훨씬 고급교육인것 같다.  

helper 한 사람 두고 있다고, 그것 본전 뽑는데 전념하느라  내 아이의 평생교육을 망칠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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