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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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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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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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무지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온갖 영화와 연극은 전부  간판이 바꾸기가 무섭게  섭렵하고 다녀서 모처럼 만에 시간을 내서  문화생활을 할려고 하는 사람들이 내게 물어보면 간단하게 각 영화나 연극의 성향과 만족도  그리고 가격 비교 하다못해 상영장소의 가장 좋은 자리나 가는 교통편까지를 조언해 준적이 많았다.

싱가폴에서는 너무나 이쁜 우리신랑을 만나는 바람에??????  한 5년이상을 극장하고는  담을 쌓고 지냈다.   그땐 정말 온 피부가 말라 비트려지는 듯한  정서적 결핍을 느꼈는데 …  이 문화생활에 대한 견해차이 때문에 심각하게 이 이상한 괴물과 같이 평생을 살아야 하나를 고려한 적이 있었다.  

우리신랑의 지론은 영화나 연극이나 전부 VCD나 DVD가 나오니까 그때 사서 집에서 편히 누워서 보면 되지  뭐하러 고생하며 줄을 서고,  빳빳하게 앉아서 보느냐  또한 누가  천하에 중국사람 아니랄까봐 하나를사면 온식구가 두고두고 볼수 있는데 왜 쓸데없이 고생하며 돈은 돈대로 들이느 라는 지극히 경제적인 지론인데 ……. 생각해 보라.  가령 타이타닉의 웅장한 침몰과정이나 제왕의 반지에서 펼쳐지는 그 황랑한 지평선의 풍경을 전부  손바닥만한 TV화면으로 본다는 것을…. 그 음향은 어떻고 – 다시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게 영화나 연극은 그렇게 시간 땜질하듯 보는 TV 수준이 아니다.  우선  무슨 영화를 볼까 하고 정보를 수집할때부터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그당시의 내 기분에 따라 그리고 감성적 식성에 따라  고르고  또한 누구랑 갈  것인 가도 또한 중요한 점이다.   가령 아주 토속적인 한국 영화는 이것을 잘 이해하는 같은 한국 사람이랑 가야지 어설프게  다른 인종이랑 같이 갔다가는 짙은 감흥이 같이 안온다.   또한 치고 깨지고 하는 영화는 아무나 하고 가도 부담이 없어서  파트너 고르는데 별로 힘이 안드는 반면 아주 정서적인 영화나 심오한 영화는 절대 애들을 안 데리고 가는데 가끔  절대 애들이 볼만한 영화가 아닌데도  애들을 데리고 와서 애들과 어른 – 부모와  운없이 옆에 앉게된 어른 - 이 같이 고문을 당해야 하는 경우는 정말  화가 많이 난다.

뒷풀이도 또한 무진장 중요하다.  가령 “초코렛” 같은 너무나 달콤한 영화를 보고 난후는 향짙은 커피를 앞에 놓고 조용히 앉아 있고 싶은데  분위기 없이 시장에 가서 생선이나  갈비를 사자고 하면  흥이 깨져 버린다.    한번은 로컬 친구와 “집으로” 를 보고 나와서 둘이  자동적으로 한국음식점에 가서  삼계탕을 시켜 배꼭지가 나오도록 먹은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친구와 나는 말로 표현안되는 정서적인 연결을 느낀다.   배가 맞는다고나 할까?

배부른 소리 같지만 정서와  문화생활은 여자에게는  밥 먹는 것 만큼이나 그리고 화장대에 앉아서 화장하는 것 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정서생활을 통해서 만나는 친구는 일기장속에 꽂힌 낡은 사진 만큼이나 그리운 존재이다 -  남자들이 아는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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