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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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여왕 (sh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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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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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싱가폴에 오기전에 그당시 미래의 남편이 될 싱가폴 남친과 매일매일 3시간씩 채팅할때의 일이다.
그가 항상 나보다 집에 늦게오니 나는 미리부터 컴터 켜고 그를 기다린다.
그럼 그는 집에 오자마자 나랑 채팅을 시작. 컴터 앞에서 밥먹으면서 항상 채팅을 했다.
그러기를 6개월..동생에게 미쳤다는 소리꺼정 들었으니...

그때 항상 먹던 메뉴는 인스턴트 누들과, 케롯케익.
인스턴트 누들이 무었이냐..난 컵라면인줄 알았는데 여기와서 보니 비훈숲이었다
우웩...맛도없는 비훈숲을 매일 먹다니..대단...
나 여기 처음와서 비훈숲 몇번 먹어보고 바로 질렸다.

그리고 케롯케익...난 당근으로 만든 케익인줄 알았다..자주 그걸 먹길래 느끼한 케익을
저리 자주 먹다니 대단한 위장! 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와서 보니 당근이라곤 눈씻고
찾아도 볼 수 없는 맛있는 음식이었다. 매일 비훈숲이 지겹거나 밤 늦게와서 메이드에게
시키기 미안할때 주로 먹던 음식.

우리집은 메이드가 있지만 식생활은 정말 형편없다. 아침은 빵 나부랭이 먹기. (실제로 우리 남편은 아침에 초코크림 바른 빵쪼가리 먹고, 시엄니는 치즈 한장 얹거나 가야잼을 바른 빵을 먹는다. 울 시아부지는 아침부터 누들을 먹는거 같은데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본적이 없어서 확실히 뭘 드시는지는 모르겠다.

울 시부모님들은 점심으로 도시락을 싸가거나 호커센터에서 사먹는데..사먹는 날은 다행... 도시락도 반은 드라이 누들 반은 밥인데 드라이 누들에 들어간게 없다..야채 한가지 정도 들어가나?
한동안 시부모님 회사에서 일 거들어줄때 정말 김치라도 있었으면 하는 맘이 간절했었다. 차마 김치를 본적도 없는 사람들 앞에서 고약한 냄새 나는거 싸가자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저녁은 아까 말한 비훈숲이나 다른 비슷한 누들..거기에 야채좀 넣고 새우나 소시지 달걀 이런것등을 넣어서 먹는다... 첨에 1달은 그럭저럭 먹었다 나도...
우리집은 주말에만 제대로 된 밥을 먹는다.

그러나 이렇게 살다간 영양실조 걸릴거 같아서 내밥은 내가한다. 요리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남편은 비훈숲과 케롯케익에서 벗어나 사람다운 식생활을 하게 되었다.

우리 남편이 결혼하고 나서 바로 옮긴 그 악명높은 일본회사...때문에 한달의 1/3은 밤 11시쯤 온다.

그렇게 늦게 올때는 나도 밥을 안차려준다. 나도 그 시간엔 움직이기 싫다.
그래서 먹기 시작한게 한국 라면...이 맛을 한번 보니 다시는 비훈숲을 먹을일이 없다.
난 라면이 몸에 좋은 음식도 아니고 해서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데 이게 맛있나보다.
되게 잘먹는다.

그렇게 먹는걸 보길 몇달...시부모님도 어쩌다 라면이란걸 먹게 되었는데
그게 당근 비훈숲보다는 맛이있지...지금은 시부모님도 라면을 주식으로 드신다..-_-
라면 한개값이 비훈숲 5개 한팩과 거의 맞먹는 값인데도..이것이 마약이지
한번 맛들이면 헤어나올수 없는...

오늘 집에 오니 먹을 것도 없고 남편은 야근나가고 해서 오랜만에 라면을 먹었다.
나는 라면을 자주 안먹는다... 대신 인스턴트 미고랭을 자주 먹는다. 양도 적고 국물이 없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값도 싸고...

사실 이렇게 사는게 한국에서 요리걱정 하면서 사는것보다 훨씬 편한데
영양실조 걸릴까봐 걱정된다.

왜 먹는것은 항상 여자가 걱정해야할까...호커센터에서 쉽게 싼가격으로 골라먹을수
있는 싱가폴 상황이 편하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먹어서 싱가폴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키도 작고 뼈도 가는게 아닌가...더 낳아가 일찍 죽는건 아닌가...
건강에 관한거라면 최고로 관심많은 한국민족이라서 그런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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