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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싱가폴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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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9-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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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국에서 사진으로만 느끼는, 언론 매체, 인터넷, 등을 통해서만 느끼던 그런 분위기만으로는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도 자동차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면, 그 풍경 속에서 마치 가을이, 아니면 겨울일 것 같은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느껴지다가도, 막상 창문이라도 열면, 그 후덥지근함에 화들짝 놀라서 진저리를 치곤 하죠. 나무들이 사시사철 푸르기만 하고, 틈틈이 조성된 잔듸밭, 이런 것만 보면 지상 천국인 것 처럼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운 세상에, 극락조들이나 앵무새, 잉꼬, 문조, 같은 이쁜 새들이 한없이 날아다닐 것만 같은데, 그리고 숲속으로 들어가보면, 구석 구석에 이름모를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가득 차 있을 것 같은데,,,
우리의 상상이 너무 현실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기후 탓으로 인해, 이곳에서 자랄 수 있는 동식물의 가짓수가 사실은 너무 많이 제한적이라서, 특히 우리나라나 지중해 연안처럼 4계절이 뚜렷한 곳에서만, 특히 봄,가을의 환절기에 느낄 수 있는 새콤달콤, 알록달록한 그런 풍광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냥 마냥 푸르기만 한 열대수림, 하늘로 치솟기보다는 햇볕을 골고루 받기 위해서 그냥 우산처럼 옆으로만 펴져가는 나무들, 그 밑에는 그늘만 커지고, 평균기온 30도에서 자랄 수 있는 이쁜 꽃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더우기 매일같이 퍼부어대는 비로 인해 거름기가 거의다 씻겨져 내려가서, 왠만한 초목들은 자랄 수도 없는, 그냥 척발한 땅에서 견딜 수 있는 잔듸, 야자수 정도의 수준에서 만족해야하는 조경...
이제는 우리나라의 맑은 가을 하늘, 코스모스 곱게 핀 가로, 화려한 봄꽃들, 백일홍 가로수 삼아 피어나는 동해안 도로의 짙푸른 파도와 어울어진 풍경조차도 우리에게 더없이 큰 축복이었음을 느끼곤 하지요.
그리고, 남방계 사람들의 특징이 의욕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같으면, 제 시간에 약속을 안 지키고 해야할 일을 미루면 큰일나는 경우가 많지요.
특히 겨울이 다가올 무렵에 겨울 준비를 않고 시간 보내다가는 겨울에 정말 죽을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계절 변화에 따라서 엄청나게 부지런히 준비를 하는 습성이 몸에 벤 우리들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오늘이나, 내일이나, 낮이나, 밤이나, 한결같은 날씨 덕분에 부지런히 일해야 할 이유가 없지요.
그냥 세월 가는데로 여유 잡고 살아도 되는데...
저는 사실 이런 의욕 저하 요소들로만 가득찬 도시 국가에서 국민들을 들볶아서(?의욕을 불어넣어서), 오늘날의 경제적인 부를 누리기까지 리관유 수상이 겪었을 그 많은 힘든 과정을 정말 높이 사고 싶거든요. 이건 정말 기적이라고... 정말 기적을 이룬 싱가폴 국민들이라고 몇번씩 칭찬해보곤 합니다.
아뭏든, 어차피 사시게 되셨다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시고, 그냥 이게 그 사람들의 습성이구나, 오죽하면 저렇게 약속을 안지킬까.... 뭐 그렇게 이해하시고 살아가시는 게 편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이런 면이 좋잖아요. 서로 약속을 안지키는 것이 생활화되다 보니, 약속 안지켰다고 싸우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같으면 아마도, 서로 멱살잡고, 고래고래 고함치며 싸워야 할일들을 그냥 OK, Rah! 한마디로 끝낼 수 있으니, 얼마나 보기 좋아요?
이곳에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곳은 옛사람들이 말하는 염천(炎天용광로 같이 뜨거운 화염으로 덮인)지옥이고, 나는 전생에 혹은 이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죄사함을 받으러 이곳에 오게 되었으며, 나는 이곳에서 이글거리고, 항상 고양되어 있는 내 마음의 급한 성격들을 고치고, 여기 사는 사람들처럼 그냥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날,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너무 더우시면, 집앞 수영장으로 풍덩 몸을 식히시고,
너무 심심하면, 동해안으로 나가서, 인라인, 자전거, 타시면서, 따뜻한 바닷 바람을 들이키시고,
때로는 센토사의 모래 사장에서,
때로는 말레이지아로 살짝 넘어가서 또다른 문화, 또다른 아름다운 경치에 스스로 빠져들어가 보는 것도 적지 않은 기쁨이 될테지요...
마음에 수양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싱가폴 생활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사람들이 항상 제게 해주는 말, 이곳은 음식의 천국이라고...
이곳에서는 전세계 모든 국가들의 음식들을 그것도 엄청나게 싼 값에 거의다 맛볼 수 있고, 세계에서 나오는 모든 과일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하는...
지옥에서 먹는 천국 음식, 이것도 괜찮은 경험 아닐까 합니다....
뭐, 평생 감옥도 아닌데, 이정도야 견딜수 있겠죠?
어차피 한국에 가도 여러가지 돌아가는 현실 상황들이 기쁨으로만 충만된 것이 아니기에... 잠시 피난왔다 생각하시고...
자, 힘을 냅시다... 의지의 한국인들이여..
조국은 당신을, 당신의 성공하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싱가폴에 이사온지 한두달되가네요. 그런데 지금 생각같아서는 이곳이 좋아질것같지가않아요. 날씨부터가 마음에들지않고 이곳 사람들에대한 (그동안격은사람들) 이미지가 좋지않아요. 제가받은 이미지는 말은 쉽게can can해놓고는 약속을 잘안지키는것같아요. 이사로인하여 제가 마음의 여유를 잃은건가요? 한 몇년은 이곳에서 살아야하는데 이곳이 좋아지도록 노력해야겠죠.^^ 우리 모두들 외국에서 힘내서 열심히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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