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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드 쓸것인가 말것인가 6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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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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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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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메이드를 두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문제점만 더 잔뜩 들어놓아서 헷갈리게 한다는 불평이 있기전에 마무리 라는 것을 나름대로 해야 될것 같다.
대답은 아주 상쾌하고 정확하게 본인 맘이다. 돈 쓸 사람 맘이다.
이 간단한 맘을 결정하기 전에 이부분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인류의 변천 과정을 보면 ~ 왠 자다가 봉창 뜯는 인류? 변천과정?? 하겠지만,,,,
선사시대 구석기, 신석기 시대까지는 모계 사회 였다고 한다.
필요에 의해 무리지어서 이동하면서 니것 내것 없이 공유하며 그냥 놀다가
힘이 센 남자들이 사냥에서 돌아와 그날 제일 사냥감이 많은 남자 순서대로 여자들이 흥정을 해서 밤을 보내주는 환경이다 보니 애들도 엄마가 누군지는 분별이 가능하지만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는 아주 환상적인???? 공유관계였다.
그 시대의 여자는 애들을 먹여 살려야 되는 의무감에서도 당연히 더 힘세고 먹을 것을 많이 잡아오는 남자를 밤마다 잡기위해 나름대로의 로비활동과 고민을 해야 하는 가장이였었다.
그러다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공유가 아니라 사유라는 소유의식이 생기고 그에 따라 힘센 남자들이 자기땅에 울타리를 치고 먹을 것을 챙겨놓고 이젠 여자도 공유의 개념이 아닌 자기것 이기만를 요구하고 애들도 한남자의 애들만으로 이루어진 이름하여 가부장 제도가 시작 되었다.
여자는 이제 자기몸을 가지고 날마다 흥정을 벌릴수 있던 적극적인 시대에서 인생에 단 한번의 흥정으로 – 그나마도 본인이 직접 흥정을 할수 없는 시대도 있었다. - 팔자가 정해지는 소극적인 시대를 살게 되었고 남자는 그 가족을 다 부양해야 하는 책임을 진 대신에 가족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 가부장제도 속에 있다가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시작되고 이젠 더 발전해 IT 시대가 도래했다. 일하는 데 물리적인 힘이 필요하지 않는 one finger touch 시대가 온 것이다.
Hardware 는 기계나 로보트, 컴푸터가 하고 인간은 그야말로 software에만 전념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게다가 이게 웬일인지 발전은 한다는데 살기는 갈수록 더 빡빡해져 가고 있다.
이젠 남자가 혼자 벌어서 집안 식구를 다 책임질수 있다고 큰소리를 칠만큼 능력있는 ??? 남자가 점점 드물어 진다.
남자들이 경재력있는 남의 마누라 이야기를 슬금슬금 꺼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주 까놓고 장가 잘 간 놈이라고 친구를 부러워 한다. 한술 더 떠서 옛날에는 겉보리만 서말 있어도 않겠다던 처가집살이도 이젠 남자의 능력으로 쳐주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남자가 이렇게 태도를 바꾸어 나가면서 집에서 돈을 벌줄은 몰라도 절약할줄은 아는 여자,
온 집을 말갛게 잘 치우는 여자, 집안 식구의 입맛에 딱 맞추어 음식을 할줄 아는 여자 들이 왠지 모르게 슬슬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이다.
하물며 남의 땅에서 신랑이 밤 늦게 들어와 “아이구 힘들어”하는 한마디에 하루종일 집안일을 했음에도 아무것도 한것 없이 빈둥거린것 같은 죄책감이 들때라든지,
“왜, 뭐가 잘못 됬어?” 하면 “몰라도 되, 니가 알면 뭐하냐 ?” 하는 완전무시의 모멸감을 느낄때
밤에 잘 못자고 뒤척이는 신랑를 느낄때,
출근하는 신랑 뒤통수에서 넘치도록 힘들어 하는 피곤함을 느낄때,
아이들의 요구사항이 머리가 커감에 따라 점점 벅차지기 시작할때.
이제 집안을 반짝거리게 치우는 것 말고, 애들을 항상 깨끗하게 가꾸어서 내보내는 것 말고 아니 삼시세끼를 제대로 챙겨 주는 것 말고 무언가 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초조감이 주부들을 괴롭힌다.
전직 가정주부가 무언가 밖에서 일을 벌리고 싶을때 가장 강력하게 발목을 잡는 것이
누가 지금까지 내가 다독거리며 지켜온 집안일을 대신 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집안일도 씩씩하게 잘하고 일터에서도 잘나가는 수퍼우먼은 이 시대와 남자들이 교묘하게 꾸며놓은 깊은 함정인 것이다.
나는 일하는 엄마로서 인건비가 무척이나 비싸서 아침마다 애들을 무슨 축구공처럼 이리저리 끌고 다녀야 하는, 아는 사람, 친적집을 갖은 눈치를 보며 맡겨야 하고, 상주하지 않는 가정부가 말도 없이 아침에 오지 않아서 출근을 못하고 동동거리고, 퇴근하자마자 옷도 못갈아 입고 부엌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한국이 아닌 메이드 제도가 있는 싱가폴에 사는 것을 무척 다행으로 여긴다.
이러니 저리니 불평은 많이 해도 나의 가족을 돌보는 임무를 나와 같이 해 주는 helper에게 많이 감사하며 자매애를 느낀다. 어떨땐 나보다 나이 어린 helper 가 차려주는 밥상이 고마워서 신랑에게 보다 더 애교를 부리고 helper는 그 무뚝뚝한 표정으로나마 나를 쳐다보는 눈에서 인간이 인간에게서 느끼는 애정을 읽을수 있다. 나의 착각인지 몰라도.
우리는 드디어 여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도 나만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시대가 바뀌면 사람의 역활도 바꾸어야 한다.
생각도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 봤으면 한다.
신랑은 경제적인 부분을 따라잡느라 숨을 허덕이며 침몰 일보 직전인데
집이 조금 내 뜻대로 깔끔하게 정리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렇게 내 인생에 중요할까?
애들이 이제는 놀다가 들어와서 엄마품에서 냄새를 맡고 비벼될 풍부한 젖가슴을 기대하는 아이가 아닌 청소년으로 성장했는데도 엄마만 성장치 못하고 아직도 가슴을 풀어헤치고 애들을 기다릴 것인가?
특히 딸을 가진 엄마로서,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는 여자의 모델이 되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시대의 흐름을 바로 보고 내가 할수 있는 부분이 무엇 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혼자서 안되는 부분은 딴 사람의 도움을 가감하게 받을 수 있는 것.
주변에 있는 제도나 혜택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
그리고 그리고 무엇이든 혼자서 다 헤치울려고 하는 수퍼우먼 컴플랙스에서 벗어나는 지혜.
이것이 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 직한 태도가 아닌가 쉽다.
그 선택의 몫은 언제나 자신의 것이고.
긴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글은 직장과 신랑과 애들 사이에서 조리돌림을 하면서 자신의 무능력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한계상황에 허덕이는 모든 일하는 엄마에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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