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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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세주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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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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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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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IT 프로페셔날 총각
전화때부터 그 특유 인도의 강한 “ㄹ” 발음으로 자신은 싱가폴에 있는 테멀 인도인과는 틀린 흰두로서 IT를 전공한 프로페셔날이라고 소개한 총각이였다.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어디나 똑같은 모양의 HDB를 밖에서 부터 요리조리 뜯어보면서 들어와서 쓸방의 가구와 침대 하다못해 커튼까지 전부 앉아보고 만져서 확인했다.  가격이 처음부터 안맞아 나가는 뒤통수가 안되보여서  음료수라도 한잔 하고 가라고 붙잡은 것이 문제였다.   잘 들리지도 않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강한 엑센트의 상대가  특히 나하고 상관없는 일을  좔좔좔 떠들때 그 기분은 참.   한마디로 골이 아팠다.
두통을 감싸쥐고 견디고 있는 우리 속은 모르고 이 총각은 아주 세계일주를 했다.  세계 각국의 IT 상황을 비교 분석을 하더니 인도의 문맹률과 그에 따른 인도정부의 노력,  
인도의 지참금 문제,  대학 풍토  하다못해   6개월 동안 머무른 미국생활을 가지고 미국 전체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를  평할려고 들었다.   못사는 나라에서 먹고 살기위해서 이나라 저나라를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박식한 프로페셔날로 보여지기 위한 그의 노력은 정말 힘겨웠다.   그 힘든것을 같이 공유할려니 옆에 있는 우리까지 다 숨이 가파왔다.   교훈 - 가난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가난한 것을 미화시키려 할때 더 서글퍼진다.-

상하이 처녀
처음부터 여자라서 마음에 들었다.  말로는 미모를 갖춘 영계가 부담스럽다고 하지만 이쁘고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더구나 집안에 말이 통하는  동성친구가  있다는 것은 이국생활에서  큰복중에 하나고,  특히 남편과 같은 나라 사람이니 남자가 잘 모르는 그나라 풍습과 분위기를 배울수도 있을것 같고…..
영어발음도 대충 알아들을만 했고 들어서는데  국제상업도시 상하이니스 답게 깔끔하고 멋스러웠다.  눈이 살큼하게 찢어져서 조금 사나와 보였지만  중국 오리지날을 보는 기분이라서 그것도 좋았고  중국여자답게 도도하게 나오는 것도  항상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한불 접고 살아야 했던 우리에게는  지구상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기를 펴고 살수 있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통쾌했다.  신랑은 늘 하던대로 착하고 선량한 중국남자로서 환대를 하고 있으니 이건 완전히 주객이 바뀐 상황이 진행되어 마치 중국의 시누이가 놀러온 분위기였다.  근데  문제는 PUB에서 시작 되었다.  처음부터 얼마라고 정할 것이 아니라 셋이 쓰면 얼마나 나올지 모르니  써보고  액수를 조정하자는 내 의견에 눈을 도도하게 내려 깔고  그걸 어떻게 믿느냐며 그동안  낸 우리 PUB  영수증을 전부 보자고 했다.  방에서 허방거리며 영수증을 찾다가 생각하니 열이 났다.  아니  남의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일줄 모르는 사람에게 까지 우리가  선량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사소한 것까지 서로 믿음이  없는 사람과  굳이 같이 공간을 활용하고 살아야 만 하는가?   다시 돌아나와서 그랬다.   얼마라고 꼭 집어서 받아도 되지만 나는  공평할려고 그런 것인데 그것이 싫다면 榮   거기까지 이야기 했는데  여태껏  도도하던 분위기가 포독으로 변했다.  몇마디 말이  더 오갔는데 결코  적의를 가지고 이야기할 상황이 아닌데도 상황이 그렇게 가 버렸다.   결국은 내가 그랬다.  너에게 방을 주고 싶지 않다고, 내가 제시한 조건이 싫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랬더니 입가에 묘한 비웃음을  짓고  눈으로는 나를 보면서   한마디 툭 던졌는데 중국말이였다.
뭐하고 그랬는지 신랑이 어리둥절해서 나와 그여자를 번갈아 쳐다봤다.
나의 가장 아픈 아킬러스의 건을 건드린 것이다.   신랑의 모국어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  마누라로서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신랑과 딴사람이 떠들때 전혀 못알아들을때의 그 더러운 기분은 누가 알까?.   외국인 남편이랑 살면서 나의 사람에 대한 교양기준도는  나와 신랑앞에서 우리둘이 다  이해하는 영어를 해주느냐  아니냐로 결정될정도로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 내집에서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중국어로 떠들어??
여태까지가 중국여자의 도도한 분위기 였다면 이제부터는 한국여자의 이판사판 분위기 였다.  당장 내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나가면서도 눈을 가물치처럼 홀기고 나가는 것을 나도 눈으로 되받아쳤다.   유치한 짓인줄은 잘 알지만   눈꼽만치도 지고 싶지 않았다.
아나가서 문을 꽝 닫고 싶었는데  휙돌아서서 또 눈을 홀렸다.  나도 안력(눈의 힘)을 힘껏 높여서 째렸다,  얼마나 그러구 있었는지 눈이 다 아렸는데  그래도 끝맺음은 내가 하고 싶었다.   생각같아서는 소금을 설설 뿌렸으면 싶지만 소금 가지러 들어온 것을 포기로 보고 의기양양할까봐 끝까지 버텼다.   결국  마무리는 내가 했는데 현관에 있는 신발 중 하나를  힘껏 던지며  더 이상 확실하게 전달할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감정을 한국말에 실어 한마디 했다  “ 정말, 재수없어”   그렇게 한중전을 힘겹게 치르고 들어와서 씩씩거리는 내게  신랑 -어디 있었는지 보이지도 않던-  이 찬물을 주면서  그랬다. “ 거봐,  상하이 여자는 무서워”.  아이구 이런 인간이랑 살아요 내가.
교훈 :  신랑이 착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것은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거 마누라로써 기분 나쁘고 힘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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