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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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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 (em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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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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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이제 흥얼흥얼 할 정도로 가락이 익숙하다.
제일 첨엔 뭘 저렇게 꽁시랑 꽁시랑 거리나 했는데.
설날을 즘해서 여기 저기서 비싸진 않은 과자랑 과일을 무지 많이 보냈다.
먹다 먹다 지쳐서 아무도 거뜰더 보지 않지만.
나도 여기 사람들 처럼 귤 두개를 올려 놨다. 그런데
오늘 보니 조그만 날파리가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사무실에 왠 날파리?
아마 귤에서 나온 것같아 버릴려다가 그래도 새해 맞인데 하구 와구와구 먹는데,
문득 왜 맛이 이렇게 희미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산 사과도 그렇고 복숭아도 그렇고 여기 수박도 그렇고 또 남아공산 자두도 그렇고. 망고는 우리 나라에 없으니 비교할 수가 없고 메론도 어째 단맛이 덜한 것같고 배는 더욱 그렇고.
우리 나라 과일은 색도 강하고 맛도 분명하고 씨도 분명한데 어째 여기 과일은... 수박씨도 그렇고 사과씨도 그렇고 색도 약간 흐리멍텅한게
과일도 국민성을 닮는지 화끈한 우리 민족에게서 재배되는 과일 마저도 화끈하니.
곧 있으면 딸기가 제철일 텐데 그 유혹의 색하며 향하며 맛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
다른 과일도 그렇지만 유독 딸기는 사람의 시선을 많이 끄는 것같다.
아이들 장남감이나 인형도 딸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딸기도 자라지 않는 이 땅. 요즘은 비가 안 와서 나의 오감도 마른다.
돌아 가는 길에 필리핀산 바나나나 사가 볼까. 바나나 맛은 여기가 나은 것같다.
한국에서 맡았던 그 꼬리한 방부제 냄새가 안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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