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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한달동안 누워만 있으라고 하니...
  • 가을하늘 (emhyonsu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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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2-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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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고속철)탑승 중, 황당하게 벌어진 안전 사고로 인해, 갈비뼈(척추, 밑에서 3번째에 붙어 있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최소한 한달간은 병원에 입원하여, 가만히 누워 있으라는 의사의 지시 사항에 최대한 순응하겠다는 조건으로 싱가폴로 돌아왔습니다.
>
>스쿼시도 치면 안된냐고 물었더니,
>어의없다는 표정의 의사 선생님 왈,
>치라고 한들 칠 수가 있겠냐고..
>
>저도 조금은 어의가 없었지요.
>
>어쩜 내게 이런 일이...
>
>사고의 내용인즉,
>
>원래는 고속버스로 오려고 예매를 하였다가, 연휴 기간이라서 길이 많이 막힌다는 정보를 듣고 열차 예매를 알아봤더니, 마침 자리가 있다고 하여서 KTX로 서울로 오던 중,
>
>천안에서 옆사람이 내리고, 가방에서 안대를 꺼내려고, 의자위에 올라 갔다가, 편안히 안대를 꺼낸뒤에 가방에서 손을 떼고 내려오려는 순간,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데 의자 팔걸이에 걸려서 그냥 바닥으로 등을 부딪혔고, 순간적으로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몸이 아프고, 허리가 마비되는 증상을 느꼈으나,
>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근처에 앉아 있던 두사람이 일어서서 괜찮냐고 묻는 순간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모우고, 태연한 표정을 지으면서, 괜찮다고 그냥 제 자리로 들어가는데, 허리가 따끔따끔 쑤시고, 거의 마비되어 움직여지지 않고, 숨쉬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
>그래도 계속 자세를 흩으러지지 않게 유지하고, 안대를 뒤집어 쓴 뒤에 서울역까지 도착하였답니다.
>
>저녁 10시30분 연휴의 마지막 날, 추위는 얼마나 심하게 느껴지는지, 대합실까지 올라가는데 15분, 대합실에서 택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데 15분..  한발한발 온몸을 쑤시는 아픔을 무릅쓰고 내딪는 그길은 소설 속에서 나오는 시베리아 포로 수용소에 갖힌 죄수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고, 콩팥에 받은 충격 때문인지, 추위 속에서 체온 조절이 안되는 것 처럼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벌벌벌 떨리는데, 그 떨림으로 인한 충격으로도 부상당한 부위가 얼마나 아픈지...
>
>그 순간, 구급차로 응급실에 가야할지, 아니면...
>
>판단을 해본다. 천안에서 서울역까지 오면서 위급한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았다면 매우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뼈가 부러졌을 확률, 만일 척추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미 마비 증세가 심해서 꼼짝도 못하게 상황이 발생했을 것 같고,
>오른쪽 다리에 오는 약간의 마비 증세는 단순히 골절로 인한 통증에서 기인한 것 같고...
>내부 장기가 손상이 되었을 경우, 지금쯤은 어떤 증세가 겉으로 나타났을텐데, 그리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없고...
>일단은 매우 심한 위기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응급실에 가면 보호자도 불러야 하고, 응급실의 그 소란함, 추위...
>
>그냥 따뜻한 곳에서 쉬면서 하루를 지켜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
>택시를 불러서 택시 문을 열고 왼발은 올렸는데, 오른발을 집어 넣기가 너무 힘이 든다. 어떤 자세를 취해보아도 아파서, 통증때문에 택시 문 안으로 들어오지가 않는다.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택시 문 닫기가 그렇게 힘들줄은...
>
>바로 눈앞에 있는 찜질방까지 가는데, 택시 타고 내리는데 거의 10여분, 달린 시간은 1분..
>
>찜질방에 입장을 해서 옷갈아입고, 누워야 하는데, 일어나고 눕는것이 이렇게 힘들줄은...  거의 한시간 넘게 씨름을 하다가, 약간 무리하여서 그냥 나뒹구르듯이 눕고 말았다.
>
>아침에 일어나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밤새 몸을 뒤척일 때마다 얼마나 몸이 쑤셔대는지...  그래도 마비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희망이 보이는지...
>
>오전에 미리 정해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네 집에 세워둔 차를 가지러 갔다.  택시 타기가 전날보단 많이 수월해졌고...
>
>무쏘의 높은 구조가 차를 타는데 훨씬 편안함을 주었다.
>차 시동을 걸고 오른발로 브레이크, 악셀 밟는데는 약간의 통증외엔 크게 무리함이 없는 것 같아서...
>
>김포까지 갔다.
>
>김포 시가지가 보일 무렵부터 갑자기 심해진 통증...
>결국은 통증클리닉으로 들어가서...
>
>진단을 받은 바,,
>X-Ray 소견은 척추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지만, 밑에서 세번째 갈비뼈가 부러졌고, 입원해서 한달정도 누워 있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고...
>
>주사는 거부했고(내가 주사 맞는게 아파서 싫다고 했더니, 이 주사를 맞으면 안 아프다고...  나는 주사 맞는 순간의 아픔이 싫다고 하면서...간호사에게 그냥 맞은 것으로 해달라고...),
>약은 2주일치 타왔는데,
>아직은 먹지 않고 있지요.
>
>진통제를 먹고, 그 진통 효과만 믿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나의 판단에 의해서...
>
>오늘이 의사가 얘기한 한달의 1/4이 지나 일주일째입니다.
>어제는 사프라 토파이어에서 육코치님 스쿼시 경기 구경을 하고,
>밤늦게 이스트코스트에서 인라인을 시도해봤지요.
>자칫 위험 상태로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었는데,
>걸을 때보다는 통증이 덜해서,
>오히려 편안하고 순조롭게 탈 수 있었지요.  단, 인라인을 신고 벗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
>스쿼시도 집에서 라켓을 잡고 스윙을 시도해봤는데,
>뛰는 것은 힘들어도 스윙은 비교적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것 같아서...
>
>아뭏든 새해초부터 액땜 하나 하고, 올해는 더 이상의 아픔이 안 생기기를 기대하면서,
>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도 건강한 한해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루빨리 쾌유 되시기를 빕니다.그리고 너무 무리 하시지 않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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