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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중국공주????
- BRENDA (w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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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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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국에서 온 한 총각과 아니 학생이라고 해야 할 젋은이와 한참 죽이 맞아서 수다를 떤 적이 있었다. 안그래도 한국말에 굷주린대다가 모처럼 맘이 맞는 영계를 만나서 흡족하게 떠들고 나서 만족감에 젖어 있는데
>
>“누나는 참 괜찮은 사람 인것 같은데 왜 외국사람과 결혼 했어요?”
>라는 한마디에 마치 찬물을 한바가지 뒤집어 쓴것같은 느낌을 받은적이 있었다.
>
>왜 하필 그때 나는 어린시절 국민학교 다닐때 노란 물로 머리를 들인 한국여자가 큰몸집의 미국남자와 같이 가는 것을 보면 주변의 아줌마들이 하던 “ 아이구 인물도 반반한 것이, 아깝네” 하고 혀를 차던 바로 그 상황이 연상되었을까.
>
>갑자기 지금까지 쏟아놓았던 말들이 계면적어 지면서 말을 더듬어, “으응 , 그냥” 하면서 어석하게 대화를 끝맺었다.
>
>아, 어떤 상황에도 이 대한민국 사람들은 내가 외국인이랑 결혼했다는 것을 잊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보는 구나.
>
>저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양공주 아니 중국사람이랑 사니까 중국공주쯤 될까?
>어차피 차고 넘치는 공주판이니 조금 색다른 공주면 어때? 하고 자위하지만
>왜 괜찮은 사람인데 외국인과 결혼하면 안되는 것인지는 아직도 내 가슴속에 의문으로 남아 있다.
>
>옛날처럼 공양미에 팔려 온것도,
>애비 노름빚에 끌려온 것도,
>그렇다고 오랑캐 난 중에 운나쁘게 잡혀온 것도 아닌,
>내가 30여년을 살면서 심사숙고 해서 고른 파트너가 그냥 우연히 한국인이 아니고 중국인 이였을 뿐인데….
>
>어떨땐 너무나 다른 문화 때문에 무진장 망칙하다고 생각되서 내 신랑이 아닌 것 처럼 마음으로 도리질을 치면서,
>생긴 것이 유사한 것과는 너무나 틀리게 많은 생소한 부분을 인생의 징검다리 건너듯 하나하나 건너며 사는 것도 힘들지만
>가끔 나의 본향이라고 생각하는 내땅 사람들의 선입감은 나를 수백년전 호족에게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 보다 더 비참하게 만든다.
>
>내 아들과 딸은 학교 설문조사에 인종란에 기타란에 동그라미를 친다. 내가
>왜? 너, 중국사람 아니야? 하면
>아니, 아버지는 중국사람이지만 엄마는 한국사람 이잖아 . 그러니까 우리는 기타에 들어가지 하며 까만 눈을 반짝인다.
>
>기름에 볶고 지진 채소는 안먹어도 김치는 두주만에 네통씩을 해치우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나는 아마 더 강한 중국 공주가 되어야 될것 같다.
>
>아이들이 컸을때 “엄마는 중국공주 “ 였다는 이야기를 가슴에 맺힌 것 하나 없이 할수 있을만큼. 딱 그만큼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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