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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구야, 내 친구야,,. 한국에서 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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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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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22
본문
세상살이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수없이 펼쳐지는 그 속에서 가끔씩은
우리네 인생이 얼마나 서러울까?
비가 오면, 담쟁이 잎새마다,
서러움이 쌓이고,
그리움이 흩어지고,
아픔이 터지고,
기쁨이 반짝이는,
그런 순간들이 있었지.
어린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 단어,
카타르시스(정화작용?, 배설작용)
슬픔을 깊이 흠모함으로써,
뜨거운 눈물과도 같은 결정체를 추출해내고
그 순간을 통하여
정결하게 정리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특히 우리나라 식의 희극이 아니라,
유럽식의 비극을 바탕으로 깔고 있는 그 과정은
주인공의 비극적인 파탄을 감상하면서
우리네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정화되어 가는
순수의 결정을 찾아내곤 하지.
내가 좋아했던 시 가운데,
파초
지은이 : 김 동 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可憐)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情熱)의 여인(女人).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말에 있게 하마.
나는 줄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그래, 우리는 그 속에서 소낙비를 그리는 한 여인을 찾아내고, 쏟아지는 비를 능숙한 흔들림과 너울거림으로 맞는 그 모습을 발견했었지. 자신을 소나기의 매서움과 태양의 뜨거움 속에 맡긴채 참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그 모습을 얘기하고 있구나.
우리 삶의 그리움이 우리 마음을 하나가득 채우면 우리는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 현실 가운데에서 끝없는 고뇌의 시간을 가지고, 쉼없는 자기와의 대화 시간들을 통해서 우리네 가슴을 가득채울 수 있는 삶의 새로운 주제를 찾아내곤 하지.
비는, 비라는 것이 언제나 우리 가슴 가득히 적셔주는 그 깊은 의미를 우리는 진작부터 눈치를 채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울에도 오늘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긴긴 밤의 후덥지근한 바람 속에서
도시 전체를 덮은 아침의 비
그 빗속에서 지나간 세월의 많은 부분들이 정화되어가는
짙은 의미를 맛보고 있다.
봄 비
지은이:이 수 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그래,
우리네 가슴 깊숙이 숨어있었던 그 깊은 삶의 의미를 깊이 돌이켜보자. 아름다운 삶의 한 부분을 깊이 돌이켜보자.
가슴 깊이 저며있는 우리네 삶의 아름다운 얘기들을 하나씩 둘씩 찾아내어, 슬픈 부분이 있거들랑 이 빗방울에 하염없이 눈물 섞어서 띄워보내자꾸나. 그것이 인생의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이제는 한번 깊이 돌이켜 볼 시간이 되어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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