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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후 (karchiz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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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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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 황현미
        

떨어져 지낸 일 년,
익숙해 질만도 한데
음식을 만들면 꼭 한 사람 몫이 남아
그 때마다 남편 생각 간절했었는데요

오랜만에 열어본 그의 냉장고 속엔
시큼 텁텁한 묵은 김치와
먹다 만 청국장 찌개만이 달랑
그 공간 채우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허기졌을까

밑반찬 몇 가지를 만들며
내내 울먹이다가
잘 먹고 잘 지내니 염려 말라던
그의 속마음 비로소 읽고
제 가슴 절여졌고요

아내의 빈자리라는 책 하나 놓인
서늘한 책상 또한 인정하면서도
구석의 먼지처럼 켜켜이
그리움 쌓고 있었습니다

===******===

1월 중순 한국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실은 고국이 그리웠던 제 자신을 위한 여행이었는데
막상 혼자 사는 남편을 보니 마음이 쓰렸습니다
애틋한 제 마음 담은 시 한 편을 그에게 바칩니다

한국에 있는 기러기 아빠들,
싱에 있는 기러기 아빠들 모두모두 힘 내세요
기러기 엄마들 또한 남편 없는 빈자리를 채우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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