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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빈자리_기러기라 부르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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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2-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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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오
힘들어마오
기러기라 부르지 마오
독수리로 산다오
매일 저녁
그녘 곁에
아이들 곁에
서 있다오
문득문득 돌아 봐 주오
그녘 곁에
아이들 곁에
있는 나를 봐 주오
그리고
한 번 만 씨익 웃어주오




>빈자리 / 황현미
>        
>
>떨어져 지낸 일 년,
>익숙해 질만도 한데
>음식을 만들면 꼭 한 사람 몫이 남아
>그 때마다 남편 생각 간절했었는데요
>
>오랜만에 열어본 그의 냉장고 속엔
>시큼 텁텁한 묵은 김치와
>먹다 만 청국장 찌개만이 달랑
>그 공간 채우고 있었습니다
>
>얼마나 허기졌을까
>
>밑반찬 몇 가지를 만들며
>내내 울먹이다가
>잘 먹고 잘 지내니 염려 말라던
>그의 속마음 비로소 읽고
>제 가슴 절여졌고요
>
> 아내의 빈자리라는 책 하나 놓인
>서늘한 책상 또한 인정하면서도
>구석의 먼지처럼 켜켜이
>그리움 쌓고 있었습니다
>
>===******===
>
>1월 중순 한국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실은 고국이 그리웠던 제 자신을 위한 여행이었는데
>막상 혼자 사는 남편을 보니 마음이 쓰렸습니다
>애틋한 제 마음 담은 시 한 편을 그에게 바칩니다
>
>한국에 있는 기러기 아빠들,
>싱에 있는 기러기 아빠들 모두모두 힘 내세요
>기러기 엄마들 또한 남편 없는 빈자리를 채우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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