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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곁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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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란존자 (kookhwa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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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0
    4. 2007-05-09

본문

<곁가지>  
                  
곁가지를 다 쳐낸 나무는 생명없는 기둥일 뿐
아름다운 나무는 곁가지를 많이 매달아 키우고 산다
날 아프게 하는 귀찮은 일이나
원하지 않은 일들이 나를 볼모로 사로잡으려 들 때
나는 나무 곁가지 자르듯 잘라 버리기도 했지만

곁가지 많아도 나무가 하늘을 지향하면서
꽃 피우고 열매 매달고 열매 익히고 선 걸 보면
그리고 그 열매들이 모두 새로 돋은 곁가지에 붙어 있는 걸 보면
서툴렀던 몸짓이 나를 빌붙어야 하는 의미의 존재를
매몰차게 내쳤던 것은 아닐까

줄타기 하는 사람이 홀가분한 몸둥이 하나로가 아니라
장대를 의지하여 균형 잡아 줄을 타듯이
지금부턴 내게 오는 것을 막지 않고
나를 버리고 떠나는 것을 잡지 않으며 나도 균형을 잡아야지
*무소의 뿔처럼 혼자 달려가려든 생각 버려야지

곁가지들이여 나를 의지하여 생명을 키우고 싶거든
내 몸의 즙을 마시고 살아도 좋다
네가 있어서 내 중심을 바로 볼 수 있었던 것
네가 있어서 무게중심 잡아 설 수 있었던 것
곁가지 너에게 감사한다

더구나 나는 누구의 곁가지인지 모르는 채로
저 포도원 주인의 자비한 손길에 의해 내쳐지지 않은
불필요한 곁가지 존재인지 모르는 채로.  

                  ---  이화국 시인의 시 옮김  ---e28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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