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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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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공 (cool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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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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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축구를 가르치기 위해 서양의 부모는 아이와 공차기를 함께 하지만 한국의 엄마는 아이를 축구교실에 보냅니다.
아이에게 그림에 취미를 붙여주기 위해 엄마는 아이와 그림놀이를 함께 해주지만 한국의 엄마는 아이를 그림학원에 보냅니다.
아이의 논술 공부를 위해 서양의 엄마는 아이들과 시사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지만 한국의 엄마는 아이를 논술학원에 보냅니다.
아이의 인성교육을 위해 서양의 부모는 밥상 위의 교육을 하지만 한국의 엄마는 아이를 예절교육 서당 프로그램에 보냅니다.
아이가 만능 엄친아로 만들어지는 동안 엄마는 재테크, 패션 그리고 성형의 전문가가 되어 갑니다.
서양의 아이는 커서 부모와 함께 즐겼던 어린 시절을 추억으로 회상하지만 한국의 아이는 커서 돈 문제를 제외하고는 부모와 대화의 공감대가 없는 남남이 됩니다.
2.
변호사나 의사등 전문직을 제외하고 봉급쟁이 가운데 한 때 외국계 기업(요즘은 다국적기업 또는 MNC(Multi-National Company)라고도 부릅니다)이 선망의 대상이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운이 좋아서 MNC에서 십수년 동안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각각의 직위 또는 직군에 따른 Competency Profile(CP)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업무를 맡기 위해서 회사나 해당 직군에서 요구하는 일종의 직무 요구조건입니다. 각 사업부나 지원부서마다 가중치는 다릅니다만 전반적으로 요구되는 항목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계발(Learning), 시장 지향(Market Focus), 팀워크(Teamwork), 보고서 작성능력(Reporting), 컨설팅(Consulting), 협상력(Negotiation), 위기관리(Riask Management), 전략적 사고방식(Strategic Thinking), 적응력(Adaptability), 분석적 사고(Analitical Thinking), 사업적 감각(Business Acumen), 재무적 전공지식(Finance Technical Knowledge), IT능력(Information Systems and Technology), 내부통제 절차, 준법 및 윤리 의식(Internal Control & Compliance, Ethics), 프로젝트 수행능력(Project Management), 지도력(leadership), 인간관계(Interpersonal Effectiveness), 창의성(Innovation), 적극성(Initiative), 가치창조(Value Creation)
이 가운데 경력 10년 미만의 사원들에게 요구되는 CP가 있고 관리자가 되거나 임원에게 기대되는 CP 또는 전 직급에 걸쳐 고루 요구되는 CP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종업원이 새로운 업무를 맡고자 한다면 그 업무에서 요구되는 CP들을 얼마나 갖추었느냐에 따라 새로운 업무에 도전할 자격이 되었는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해마다 하는 실적평가는 직무 성취도뿐 아니라 반드시 CP에 대한 동료 및 상사의 평가가 필수이고 이것이 내부채용 시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CP들이야 말로 다국적 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부 채용뿐 아니라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이런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런 기준에 대한 경험이나 의지를 보여준다면 채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취업상담이 아니라 한국의 학생들이 엄마 손에 떠밀려 배우는 수많은 과외 프로그램 가운데 이런 것을 가르치는 곳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영어 수학, 태권도 교실부터 논술학원 다 다녀도 이런 경험을 가르쳐 주는 곳은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또는 넓혀서 동양)의 학생들이 쪽집게 과외니 뭐니해서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이런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맙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던 저희 서울 사무소에 한국의 최고학부 출신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한국 내 업무만 담당하는 중간 관리자 급까지는 다들 잘 진급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regional role) 또는 전세계를 담당하는 업무(global role)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 회사뿐 아니라 상당수의 다국적기업 그리고 글로벌화되어가는 국내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들이라면 아이들 등 떠밀어서 밤 늦게까지 학원 보낸다고 해서 직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엄마들은 남편이 대기업에 다님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서 중요시 하는 채용기준이 뭔지는 알아 보지도 않고 강남 입시학원 강사들 말만 믿습니다. 이제 제대로 된 접근방식일까요?
3.
한국 사회의 특질 가운데 공동체 사회를 자주 얘기합니다. 반만년 단일민족, 단일문화, 단일언어..심지어 중국집에서도 짜장면,짬뽕 둘 중에 하나로 통일하고, 술자리 건배사에도 우리가 남이가 등등...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잠재의식에 박혀있을 정도입니다. 이것을 거꾸로 표현하면 홀로 길을 걷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과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환경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뭉치자를 강조하게 되고 집단과 다른 의견을 내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동체 의식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경영학에도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크다고 시너지 효과를 말하고 있으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세상이 열리고 글로벌화 되면서 더이상 뭉치자만 가지고는 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는 나와 다름에 대하여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요즘 제가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전세계의 직원들과 다양하게 접촉하는 기회가 많습니다. 아시아, 북미,유럽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남미에 있는 직원들과도 함께 일을 합니다. 똑같이 자료를 주고 일을 시켜도 사람마다 이해정도가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옵니다. 이런 일을 할 때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다는 생각없이는 인내심이 폭발해서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척할 수가 없습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다양성에 대한 포용이 그 사람의 능력의 하나로 평가받는 때가 분명히 옵니다.
이런 것 또한 학원에서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4.
아날로그 시대에 똑똑한 사람은 잘 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한번 보거나 듣기만 해도 신기하게 잘 외우는 사람을 우리는 신동이라 부르곤 했습니다. 그 시대엔 영어단어뿐 아니라 수학공식이라도 잘 외우는 것 하나로 인생이 바뀌던 시절이었습니다. 판사.검사, 의사 ,회계사 뿐 아니라 암산만 잘해도 선생님께 귀여움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똑똑한 사람의 기준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잘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넘쳐나는 정보를 제때에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하루 평균 7-80여개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그 중에 25%정도는 읽기만 해도 되는 것이고 25%는 나중에 쓰임새가 있을 자료이고 35%는 회신을 해야 하는 메일 그리고 나머지 15%정도는 당일 중으로 회신을 해야 합니다. 휴가를 며칠만 가도 이메일이 수백통이 쌓입니다. 그래서 보통 긴 휴가 복귀 후 하루 정도는 이메일 정리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낼 정도입니다. 관리자도 아닌 제가 이런데 임원급에 있는 직원들은 어떻겠습니까? 이것이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이메일(정보)을 얼마나 많이 처리하느냐가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서른 통의 이메일을 받고 그것도 석달 이상된 자료를 기억은 하지만 어디에 뒀는지 찾지 못하는 직원과 하루에 백통의 이메일을 받고서 1년 전의 이메일을 찾을 수 있는 직원의 생산성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개인의 능력은 정보처리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유용한 것을 골라내서 분류한 뒤 필요한 때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A4용지 다섯 장에 들어있는 자료를 파워포인트 두장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으로 대우 받는 시절입니다. 그런데 학원에서 이런 기술을 가르쳐 주는 데가 있습니까?
5.
학원에서 배우는 것 가운데 유일하게 생업에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어학입니다. 한국인의 영어 수준이 아시아에사 3위에 올랐다는 자랑스런 뉴스를 어저께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들이 동남아로 여행가면 식당에서 조차 음식주문을 못해서 쩔쩔 멥니다. 이분들이 머리가 나빠서 영어가 안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언어를 배우는 접근방식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의사소통의 도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점수 매기는 용도로 사용하다보니 한국의 대졸자가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의 고등학교 출신보다 일상영어에서 더 버벅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의사소통에 무게를 맞춰서 어학교육을 시키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영어로 먹고 사는데 지장없이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장사가 잘되는 학원은 생활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입시학원 또는 토익.토플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6.
일단 시작한 일은 3년은 기본.
3년 넘게 한 일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
그렇게 꾹 참고 견디면 3년 후 "저는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큰 자신감이 된다.
- 아리카와 마유미의《일하는 여자 38세: 진짜 재미있는 인생이 시작된다》중에서 -
어느 분야던지 상위 3%에 속하는 소위 국가대표급 수준이 될려면 하늘이 내려 주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만 노력해도 그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두각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그런 재능을 타고 나지 않은 범인(凡人)이라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보통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게 성공이란 것은 노력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삼년 동안 한가지에 몰두할 수 있다면 남들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십년 이상 할 수 있으면 전문가가 되고,
이십년 이상하면 장인의 반열에 오릅니다.
삼년에 하나씩 남들보다 잘 하는 뭔가를 가질 수 있다면 십년이면 세가지 강점을 가지게 됩니다. 도둑질 빼고 남들 보다 잘하는 게 서너가지만 있다면 그 사람은 절대 굶어죽을 일은 없습니다. 거기에 외국어를 할 줄 알면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살 수가 있는 자유인이 됩니다.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김국진씨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다는 비유를 했습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성공할 때도 있지만 실패할 때도 있습니다.대안이 없는 인생은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현명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짓는다(狡兎三窟)거나 Do you have Plan B?" 라고 하기도 합니다.
한국이나 싱가폴 등 아시아권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아이들에게 대안있는 교육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대학 졸업을 통해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는 데 올인하는 외통수 인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서양사람들이 우리보다 별로 나은 것은 없지만 인생을 훨씬 여유롭개 사는 이유가 그들에게는 플랜 B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고나면 세상이 바뀌던 고도성장의 시대에는 고시나 대기업 취업을 통해 출세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었다면 저성장 시대로 옮겨가는 미래는 안정이 대세입니다. 더 이상 대박이니 출세니 하는 것을 기대하기 보다 안정된 가정을 꾸려가기 위한 수단으로써 직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가정과 직장의 조화(work life balance)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게는 반드시 플랜 B가 있어야 합니다.
댓글목록
Chris님의 댓글
Chris (chris19kim)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아지게 됩니다.
하나로님의 댓글
하나로 (anda1918)나자신뿐만아니라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하게하는 글이네요..^^ 감사~
Jsing님의 댓글
Jsing (paik1220)나는 어떤 부모인가 생각해 봅니다.꼭 필요한 글이라 생각되네요.
Madam님의 댓글
Madam (ellenkim)많이 공감가는 글입니다.
됐고님의 댓글
됐고 (roraya)종종 글 남겨주시면 많이 배우겠습니다.
랄라님의 댓글
랄라 (penbee)좋은 글 감사합니다..오랜만에 접하는 맘에 와닿는 글이라 많은것을 생각하게되네요..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려요..
미소님의 댓글
미소 (lintaitai)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yanSeo님의 댓글
RyanSeo (ryanseo84)잘 읽었습니다...많이 공감되는 내용입니다...10년후에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감사합니다
livestrong님의 댓글
livestrong (mnguyber)공감 백만배입니다.
선한사람님의 댓글
선한사람 (lig910)읽으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아날정도로 마음에와닿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려요^^*
lkm님의 댓글
lkm ()좋은글 읽고 배우고 갑니다~
Dorothy님의 댓글
Dorothy (dkrak0450)그저그런 광고인줄알고 들어왔다가 처음부터 한줄한줄 다시 읽어내려왔습니다. 도움이 많이되는 글이네요...좋은글 감사합니다.
gnomeo님의 댓글
gnomeo (mybach)완전 공감에 배우고 갑니다.감사감사^^
edel님의 댓글
edel (kimedel)귀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다시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
세자매맘님의 댓글
세자매맘 (soohshin)너무 좋은 말씀이네요. 마음에 잘 새기겠습니다. 퍼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늘공님의 댓글
늘공 (coolpp)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옮기셔도 됩니다.
ezer님의 댓글
ezer (anna0710)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교육방법을 가르쳐주시는 값진글입니다.
BLUE님의 댓글
BLUE (scse30)기본이 된 교육이란 가정에서 부터 배워 나가야 된다는 제 생각과 비슷하네요. 나름대로 시도해보려고 무진장 마음을 쓰는데도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않네요. 한 가지씩 차근차근 조바심 가지지말고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