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핸드폰을 바닷물에 살포시 담그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럴땐 절대 전원을 켜지 말라는,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조언을 망각한 채
급한 마음에, 나름 한 간지하는 삼성 울트라 에디션 신모델이라,
존재조차 희미한 팔근육에 힘줄이 뛰쳐나오도록 우악스럽게 눌러댔더니
핸드폰께서 더더욱 맛이 가시더군요.

주말에 좋은일 한번 해보겠다고 가족들 데리고 간만에 나선
행차에서 이런 가슴 시린 일을 당할 줄이야..

그래서 다음날 숨을 헐떡이는 사망직전의 핸드폰을 품에 얼싸안고
도비곳에 있는 삼성 고객센터로 날라갔더랍니다. Q티켓을 끊고 억만광년을
참고 기다리니 친절이 넘치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상담원이 자신의 일인양
자상하게 상담을 해주고, 게다가 흐뭇하게도 풀워렌티에 체크를 해주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바로 삼성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 정말 세계적 기업 답게 서비스 한번 스피디 하구나,
아.. 대한민국  이러며 괜한 감격을 한채 전화에 귀를 기울이니..

메인보드, 카메라, 키패드가 동시에 비명횡사하였기에 안타깝게도
워렌티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산정결과 수리비는 700 불이 되겠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솟구치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채 일갈을 날렸지요!

700불이라고요!!?? 혹시 70불을 제가 잘못 들은게 아닌가요..(바로 비굴모드)

죄송합니다만, 700불입니다. 세븐 헌드레드!

아...구입한지 고작 한달된 폰인데, 저런 억만금을 줘서 고쳐야 하는 생각과
이런건 좀 바꿔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어지러히 날라다녔습니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른 후 그거 그냥 님이 가지세요로 통화는 마무리..

날씬하던 울트라 에디션과의 현생에서의 인연은 그렇게 한달뿐이 안되었는지..
칠칠치 못한 주인을 만난 죄로 SIM카드 한장 덜렁 유품으로 남긴채 소금물에 쩔어 고이 잠든..

서울에서도 이런 경우를 당한 적이 없기에, 솔직히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암튼 행여 해안가에 놀러가실 일 있으시면 핸드폰 꼭 주의하시고요...!

결론은 중고 핸드폰 파는 분 없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