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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리안을 네번째 먹어봅니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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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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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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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시장에서 가장 싼값으로 팔리고 있는 2불짜리(야외용 스치로폴 도시락에 하나가득)로 시작을 했었지요. 실패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첫번째로 반은 성공을 했습니다.
그날 두리안을 먹는 방법을 몰라서 껍질을 벗겨내고 물로 씻은 뒤에 속에 있는 딱딱한 씨앗처럼 생긴 것을 씹어먹어 봤지요. 누렇고 얇고 부드러운 껍질은 마치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오는 그런 냄새가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기에, 껍질을 벗기니, 속에 딱딱한 부분이 나오는 데 마치 은행나무의 단단한 속껍질과 같기에, 틀림없이 이 안에는 은행나무의 알맹이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씨앗이 있을 것이라 확신을 하고 그 속에 있는 검은 부분, 또 그속에 있는 약간 연두색을 띈 하얀 부분까지 접근을 해 갔었지요. 그런데, 그 달콤하다는 그 부분이 없는 거예요. 실망을 하고, 이러니까 다들 4불, 5불씩 하는 비싼 것을 사가는구나 하고 다음을 기약하리라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싱가폴에서 2년가까이 살아오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룸메이트에게 혹시 아느냐고 물었지요. 잘 모르지만 껍질을 손으로 뜯어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까 버리려고 발라놓은 계란 지단 처럼 생긴 부분을 먹어보았지요. 달콤함과 함께 바닐라 향과 비슷한 산뜻한 향이 목을 스쳐지나가고, 코로는 그 은행알이 썩는 냄새가 다가왔지요. 그래 이맛이야...
애써 위로를 하면서 두조각을 먹었고, 더 먹으면 무엇인가 이상한 사건이 벌어질 듯하여 일단 보류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지요. 냉장고 문만 열면 김치 냄새와 함께 어울어져서 나타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서 10흘간을 보내다가, 결국 남은 것은 행방불명이 되었지요.
오늘 밤 비행기로 한국에 가야하니, 충분한 수면을 위해서 이만 줄입니다.
추신:
혹시 이글을 읽는 분 중에 아시아나18일밤 비행기를 타시는 분이 계시면 제게 전화를 주실래요? 9181-2898 좋은 얘기 나누면서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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