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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폴에 적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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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구슬 (whiteb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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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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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 반년동안 살면서 적응이 안되는 것들을 한번 적어보면....
1. 무지하게 습하고 더운 날씨 - 요즘은 비가 와서 좀 낫기는 하지만 한창 더울때는 땀이 주르륵....흐른다... 비가 와서 좀 추운데, 회사에서 pantry청소하는 할아버지가 하는 말..."Its too cold today....isnt??" -_-;;; 물론 평생 싱가폴 밖으로는 나가본 적 없는 할아버지다... 이 할아버지 울나라 겨울에 놀러가면 얼어 돌아가실 것이다.....
2. 무쟈게 빠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 이제는 적응이 되서 빠른 것 그다지 느끼지는 못하지만, 첨에는 뒤로 자빠질 뻔했다. 노인들 넘어지는 사람 진짜 많겠다고 느꼈다... 지금도 비오는 날 높은 구두 신으면 가끔 삐끗한다...이러면서도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타면 무지 느린것 같다...그럼 적응된건가?? -_-a
3. 화장실 물내리기 - 물내리는게 적응이 안되는 게 아니라...-_-; 물 내리면 진짜 물줄기 세다... 첨에 옷에 튈뻔했다. 남자용 변기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용 변기는 진짜 세다... 첨 오시는 분들...조오심....
4. 길에서 담배피는 어린것들 - 가끔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다보면 길에서 담배물고 모여있는 어린것들 보게된다. 한...1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울 나라 같았으면 벌써 할아버지나 아저씨들한테 혼났다...(요즘은 애들도 무서워서 그러지 못할려나???) 하여간 아무도 간섭 안한다...
5. 무단횡단하기 - 아, 이게 젤 앞에 나왔어야 했다. 진짜 적응안된다. 특히 오차드거리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보면...야...용감하다라는 말 저절로 나온다. 가뜩이나 운전방향이 반대인지라 매일 반대쪽에서 차 오나, 안오나 보는 바람에 정신 사나운데 무단횡단에 장단 맞추자면...진짜 정신없다..(이눔의 도로방향은 아직도 가끔 헷갈린다...회사동료들이 나 여러번 살렸다...반대쪽 보면서 건널준비하느라고....-_-a )
6. 더운날씨에 스웨터 입고 다니는 사람들 - 365일 여름날씨만 살다보니(여기 날씨는 크게 두종류다. 비오는날, 비 안오는날....) 겨울옷도 입고 싶겠지만...(솔직히 여자 입장에서 추동복이 더 이쁜옷 많다...) 더워 죽갔는데 스웨터를 입고 다니다니...정말 존경스럽다. 솔직히...전에 시내에서 가죽자켓 입은 남자도 봤다...-_-;;; 땀띠 안나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난 청바지도 더워서 안입는뎅....
7. 아슬아슬한 운전 - 여기 운전은 참 설명하기 힘들다. 어쩔때는 버스나 택시가 넘 느려서 (한국의 날라다니는 대중교통과는 상대가 안된다) 정말 속터질때가 많은데, 안전거리 개념 절대 없는 여기 사람들 차 사이로 요리조리 끼어드는거 보면 택시 뒤에 앉아서 안전벨트에 손이 저절로 간다. 정말 저러다 앞차가 속도라도 줄이면 어쩔라고 하나...싶을 정도로 손바닥 차이로 끼어들고 빠지고 한다...묘기대행진에 나가도 된다.
8. 비닐봉투 공해 - 여기 NTUC에 가보셨는가? 가뜩이나 점원의 계산속도가 느려서 속터지는데 물건 담는 비닐봉투 숫자가 거의 내가 산 물품의 갯수랑 맞먹는다. 어쩔때는 쥬스하나, 우유하나, 뭐 등등해서 4~5개 샀는데 와보니 봉투가 6개 나왔다. 쥬스가 무겁다고 두겹으로 쌌던거시어따.....-_-;;; 그러면서 fair price계산대 앞에는 비닐봉투 적게 쓰자는 안내문이 크게 써있다....
9. 싱글리쉬 - 아래 어느분이 쓰셨는데 여기는 오히려 미국식으로 말하면 못알아듣는다. 난 분명히 정확하게 행선지 말했는데 택시 기사가 못알아듣길래 스펠링을 불러줬더니 그제서야...아~~XXX road???라면서 알아들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나더러 넌 왜 발음이 슬랭처럼 그러냐?? 그러길래 이빠이(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열받아서 나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에서 왔는데 내 발음이 너가 보기에 이상하냐??? 그러면서 받아쳤더니 암말도 못하고 도착할때까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히히히
10. 싱가폴인 근성 - 이게 중국계가 그런지 싱가폴 사람이 그런건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남의집 살림, 특히 돈에 관계된...것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좀 친해졌다 싶으면 월급얼마냐는 얘기부터 너 집 렌트 얼마냐 등등등...프라이버시에 관련된 것들도 뻔뻔하게 물어본다. 같이 일하는 서양애들은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데 나는 이제 적응이 되서 대충 얼마에서 얼마사이다...라고 둘러댄다. 좀 친한 싱가폴 애한테 말했더니 rude한거냐고 무척 놀라했다....(그럼...쨔샤... 돈얼마 받는 거는 친한 친구끼리도 존심상해서 말안한다...) 그리고 싱가폴이 잘사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문화예술에 무지하게 돈 아낀다. 클래식한 오케스트라같은 공연에 돈 제대로 내고 가는 사람 몇 못봤다. Esplanade에 연주회갔더니 80%가 외국인이였다....밥도 내가 좀 4달라 넘는것 호커센터에서 시키면 옆에서 3달라짜리 먹는 애가 "야, 너 왜 이렇게 비싼거 먹어???" 그런다... -_-;;; 그래봤자 3000원도 안되는뎅. 마지막으로 여기 애들은 지네들이 젤 잘난 나라라고 믿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래? 너 싱가폴에서 일하고 싶어서 왔구나? 어때? 좋지??"그러고 당연하게 묻는다. 내가 "아니. 난 직장땜에 온거고 이 job이 싱가폴에 있어서 여기로 온건데? 홍콩이였으면 글루 갔을꼬야..."그러면 이해를 못한다. 그래두 순한 사람들인것은 맞다(아님 겁쟁이거나)사스땜에 집에 있으라고 하면 얌전히 있으니까... 울나라 같으면 절.대. 말 안듣고 빨빨 돌아다녔을꺼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있게되는 이유
1. Career에 좋다 - 아시아의 나라치고 싱가폴처럼 다양한 인종(서양인 포함)이 어울려 일하기 쉽지 않다. 영어가 통용되는 것도 있지만 점점 많은 회사들이 싱가폴을 아시아의 HUB로 이용하고 있으므로 경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
2. 안전하다 - 여기처럼 택시 밤에도 안심하고 타는 나라가 어디있는가. 가끔 심통부리는 아저씨를 만나기도 하지만, 택시 운전사가 강도쳤다는 얘기 듣지 못했다. 그리고 많은 기사들이 친절하다. 출근때 늦으면 "아저씨 10분안에 돌파할 수 있죠?? 해줘여..."하면 물론 느려서 못맞추지만 "넵. I will do my best!!!"하고 기분좋게 따라준다. 그리고 10~20센트 잔돈 그냥 팁으로 주면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인데 정말 기분좋게 고맙다고 해준다. 그리고 좁은 길도 들어가자고 하면 군소리 없이 들어간다. 울나라 기사님들은, "젊은 사람이 이 거리는 그냥 걸어서 가지!!!"그러고 구박한다...-_-;;;
3. 주거환경 - 가끔 도마뱀과 이~~따 만한 바퀴벌레 출현이 문제기는 하지만 이만한 가격에 수영장있고 테니스코트있는 집에 어찌 살겠는가. 집이 비싸다면 친구들과 방하나씩 나눠서 살면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싼것임에는 당연하다. 우리나라...서울은 원룸하나 구할려면 난 지하방밖에 못간다... 요즘 카드빚땜에 강도도 많다는뎅...에구구...
글 쓰다보니 넘 길어졌다. 넘 나쁜점만 많이 썼나?
오늘 좀 꿀꿀한 일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담에는 더 긍정적인 글로 다시 업데이트 해야겠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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