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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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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의 몸살림 이야기〈61〉몸살림의 인체학, 목과 눈•코•귀•입•머리 ①
지난 회에 턱과 이에 대해 얘기했는데 보충해서 얘기할 것이 하나 있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감염성질환에 대해서는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기 위해 굽은 등을 펴도록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이미 병원체의 감염으로 어느 정도 손상을 받은 부위에 대해서는 몸살림운동으로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의학의 방법으로 다룰 수밖에 없게 된다.
예컨대 중이염(中耳炎)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지 물어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수술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문의해 오는 것일 게다. 그러나 필자는 병원에서 진단을 내린 대로 수술을 하라고 권한다. 중이염은 귀가 곪은 것인데 이미 병원체인 세균이 침범해 곪은 것에 대해서는 자연치유력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곪은 곳을 째고 고름을 빼내지 않고 그냥 방치해 두었다가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가 썩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가 썩는 것 역시 병원체에 감염돼 있기 때문이므로 이는 치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뿌리까지 썩었으면 하는 수 없이 빼내고 다시 해 박아야 한다. 임플런트로 하든 기존의 것으로 하든 다시 해 박아야 한다.
이런 부분까지 몸살림운동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살림운동은 기본적으로 치료를 부정하지만, 자연치유력을 살려서 감당할 수 있는 것까지만 다루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대의학의 장점은 감염성질환에 대한 대응에 있다. 비감염성질환에 대해서는 백치 상태에 있지만 감염성질환에 대해서는 대개 원인을 제대로 알고 있다. 다만 비감염성도 감염성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데 문제가 있을 뿐이다. 중이염이 생기는 것이나 이가 썩는 것이나 모두 감염성에 속한다. 이런 질환은 몸살림운동의 몫이 아니라 현대의학의 몫이다.
그러나 이 점은 알아두어야 한다. 외부의 공기에 노출되지 않는 부위는 절대로 곪거나 썩지 않는다. 치아든 귀든 피부든 공기에 노출되는 부위는 곪지만 위나 맹장, 장과 같이 공기와 직접 맞닿지 않는 부위는 곪지 않게 돼 있다. 내부에서 곪으면 생명에 치명적이므로 그렇게 진화해 왔다. 이런 것이 생명의 신비인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잘못 알고 곪았다고 해서 잘라내고 있다. 할 필요가 없는 수술을 함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맹장에 머리카락, 모래 같은 것이 들어가 곪았다고 해서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외부의 공기와 닿지 않는 맹장은 곪지 않게 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장이 아픈 것은 맹장이 굳어서 부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몸을 구부리고 있어 신장이 처져 맹장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장도 근육인데 근육은 눌리면 굳게 마련이다. 굳는 게 심해지면 부어 버린다. 맹장이 부어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공명을 틔워 주면 통증이 사라진다. 공명을 틔워 주면 아래로 처져 있던 신장이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맹장은 신장의 억압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명 틔워 주기는 아무나 함부로 하다가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다. 쉬운 방법으로는 1번 방석숙제를 하면 된다. 다만 맹장염 증세가 있는 사람은 많이 구부리고 있었으므로 몸을 쭉 펴려면 방석을 하나만 놓지 말고 두 개쯤 놓고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이것도 하기 어려우면 그냥 하루 정도 몸을 반듯하게 펴고 누워 있기만 해도 맹장의 통증은 사라진다. 반듯하게 누워 있으면 몸이 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디가 아프면 몸을 더 구부리고 움츠러든다. 그러면 더 아프게 된다. 구부려서 아픈 것인데, 더 구부리니까 더 아프게 되는 것이다. 맹장염 증세가 나타나면 배가 아프니까 더 몸을 오므린다. 몸을 오므리면 오므릴수록 맹장은 더 눌려 배는 더 아프게 된다. 병원에 가면 맹장염이니 큰일 났다고 하면서 빨리 수술하라고 한다. 아플수록 몸을 더 펴려고 노력해야 한다. 펴기만 하면 통증은 머지않아 사라진다. 노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맹장염조차 몸을 구부리고 있어서 생기는 병인 것이다.
여드름은 등이 굽어 있기 때문
이번에 목을 다루면서 눈, 코, 귀, 입과 머리를 함께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눈, 코, 귀, 입과 머리에 나타나는 이상을 그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은 목에 이상이 있어 신경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상이 있는 그 부위만 보고 열심히 치료를 한다. 몸을 전체로서 하나로 보지 못하고 조각내서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학이 원인치료를 하지 못하고 대증요법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또한 비감염성질환에 대해서는 하나도 원인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도 통한다. 감염성질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비감염성질환은 더더구나 몸을 전체로서 하나로 보아야 해결할 수 있다.
얼굴에 주로 나는 여드름에 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얼굴에 여드름이 난다고 해서 그 부분에 무얼 바르고 야단법석을 하는데 여드름은 사실 4, 5, 6번 흉추가 틀어져 내분비계통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나는 것이다. 내분비계통에서 피지(皮脂)를 만들어 혈관을 통해 온몸에 뿌리는데 사춘기가 돼서 남성호르몬이 배출되면 그 활동이 더 왕성해진다. 이때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많이 배출돼 여드름이 되는 것인데 그 신경선이 흉추에서 갈라져 나온다. 흉추가 틀어져 이 신경이 약해지면 여드름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몸은 하나다. 현대의학에서는 "원인으로는 선천적인 소질과 성호르몬, 특히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피지 분비 과다에 세균이 감염되어 생기는 수가 많다"고 하는데 원인을 모르면 이렇게 선천성으로 돌린다. 선천적인 것으로 보니 DNA를 조작해서 병을 고치려고 한다.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이용하니까 과학적인 것 같지만, 실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피지 분비 과다에 세균이 감염되어 생기는 수가 많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왜 과다 분비하지 않는데, 어떤 사람은 과다 분비하는지 그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현상만 서술하고 있다. 하나인 몸이 그때 어떤 상태에서 인과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를 총체적으로 보지 않고 막연하게 구름 잡는 현상적인 얘기만 나열하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이다.
피지가 고여 있을 때 세균에 감염되지 않으면 그냥 굳어서 비지 덩어리가 되지만, 세균에 감염되면 빨갛게 곪게 된다. 얼굴이 뻘겋고 우툴두툴하게 되는 것은 곪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곪게 되는 것은 똑같이 4. 5, 6번 흉추가 틀어지면서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어 피지가 나오는 피부에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여드름으로부터의 해방은 비감염성이든 감염성이든 등을 폄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음 글은 몸살림운동 홈페이지 수련체험담에 이재승 사범이 올린 글인데,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대로 소개해 본다. 여드름을 없애려면 등을 펴야 하는데, 등을 제대로 펴려면 목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이재승 사범이 경험한 여드름 퇴치법의 요점이다.
제가 지금처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신 김철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씁니다.
몸살림을 배우면서 제가 가장 고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여드름이었습니다. 사춘기 때 한두 개 정도 나오는 여드름은 젊음의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이 스물이 넘어서 얼굴을 덮고 있는 여드름은 사람의 인상을 완전히 망쳐 놓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거울을 통해 보아도 보기가 흉하다고 생각되니 말입니다.
그래서 몸살림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여드름에 관해서는 상당히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고기를 먹어서 여드름이 난다고 해서 한동안 고기를 안 먹고 야채만 먹은 적도 있고, 잠을 꼭 10시 이전에 자야 한다고 해서 졸리지도 않은데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양배추를 갈아 마시면 여드름에 좋다고 해서 먹어 본 적도 있고 위장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해서 한약도 지어 먹어 보고, 요구르트도 먹어 보았습니다. 여드름에 좋다는 비누와 스킨로션을 찾아서 써 보기도 했고 녹차와 쌀뜨물로 세수도 해 보았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시도를 해 보았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 위에 열거해 놓은 방법들은 제가 경험하기에는 여드름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먹는 양을 줄이면 여드름이 줄어드는 것 같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추운 방에서 잠을 자면 여드름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해결책은 몸살림운동에서 나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여드름이 나는 이유는 흉추 4, 5번에서 나오는 내분비계로 가는 신경이 막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전에 쓴 글에서 말했듯이 저는 흉추가 말려들어가면서 굽어 있기 때문에 내분비계로 가는 신경이 눌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걸 바로잡아 보기 위해서 방석숙제와 걷기숙제, 팔법을 열심히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드름이 확실히 전보다 많이 줄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점점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드름이 조금씩 났다가 아무는 것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운동으로 몸의 다른 곳에 있던 이상은 거의 다 없어졌지만 유독 여드름만은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 여드름을 거의 완전히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드름 자국은 많이 남아 있지만 적어도 현재 나 있는 것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2번 방석숙제의 방석 놓는 위치를 정확한 위치로 바꾼 것과, 그전에는 걷기숙제를 하루에 10분밖에 안 했는데 그것을 20분으로 늘렸고, 걸을 때 고개를 뒤로 젖혀서 목을 완전히 세워 주는 동작을 했을 뿐입니다. 목을 더 세워 주는 것이 여드름을 없애는 방법이 된 것입니다.
여드름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목이 많이 굽어 있는데, 걷기숙제를 할 때 보통 하는 식으로 고개를 15도만 들고 하지 말고 고개를 더 들어서 천장을 보면서 걸으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목을 지나치게 젖히면 몸이 긴장되기 때문에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글은 김기상이라는 분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신 글인데, 굉장히 길지만 그대로 실었다. 이 분처럼 심하지는 않더라도 소위 지병을 끓어 안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그 지병이라는 것이 싫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김기상 님의 글은 잘 보여주고 있다. 지병이라는 게 모두 자세가 잘못돼서 오는 것일 뿐인데, 이런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평생 고생하면서 병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오른쪽이 좋지 않았다. 거의 매일 배앓이를 하여 동네 침쟁이 아저씨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 늘 뒤꿈치를 끌고 뒤뚱거리고 잘 넘어졌다. 딱지치기, 구슬치기는 물론이고 가장 어려운 일이 물수제비뜨기와 던지기였다. 물수제비는 어깨의 힘을 빼고 강하게 밀어 주어야 네 조각 이상을 뜰 수 있는데, 그것을 할 수 없었다. 방법을 아는데도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운동회 때 달리기는 꼴지를 도맡았고 체력검사를 할 때면 윗몸 앞으로 굽히기와 던지기를 하지 못했다. 허리가 뻣뻣하게 굳어서 무릎을 약간 벗어날 뿐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오죽하면 별명이 노인네였다. 던지기도 그렇다. 던지기 재료가 수류탄 모형이었는데, 고등학교 때도 10미터를 채 넘기지 못하여 내가 던지기를 하면 친구들이 "동지들 피하시오! 수류탄은 내가 맡겠소" 하며 놀리곤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맹장 수술을 하고 나서 만성적인 복통이 사라지고 몸이 차츰 나아졌지만, 잦은 급체와 변비에 시달렸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면서 지독한 두통이 찾아들었다. 그러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거라며 누구 하나 신경 써 주지 않았다.
2학년 때 오른쪽 턱관절이 틀어졌다. 딱딱한 것을 씹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귀 안에 염증도 생기고 충치도 생겼다. 지금 생각해도 지긋지긋한 3년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가지 않기로 했다. 나 자신이 생각해도 어느 정도는 공부하기 싫어서 머리가 아픈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교육열이 유달랐던 부모님께서 허락하실 리 없었다. 다 늦게 떠밀리듯 농업고등학교에 갔다.
그곳에서 서예를 배웠다. 그러나 글씨가 늘지 않았다. 재주가 박한 것이려니 하며 참 열심히 썼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기 싫어서 죽어라고 썼지만 내 글씨는 뒤쳐져 갔다. 머리로 되고 입으로는 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볼링도 쳐 봤는데, 그것도 원리는 물수제비뜨기와 비슷했다.
만성적인 두통과 변비, 오십견, 요통 외에도 신경성 요도염, 전립선염, 이명, 특히 허벅지가 시려서 한여름에도 이불을 덮고 자는 등 30대를 넘어서면서 생긴 병들이다.
2006년 마흔여섯에 몸살림을 만났다. 일일수련 후 7개월쯤 되었다. 현재 아픈 곳은 없다. 하나하나 내 몸의 변화를 경험하며 고쳐진 것들이라 더욱 생생한 느낌이다.
다른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쓸 듯하여 안면통에 대하여 쓰기로 한다. 안면통이라는 의학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국에서 그렇게 말했다. 증상은 얼굴 속이 아프다. 감기나 몸살 때는 아주 심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욱신거리며 아팠다. 더 정확히 광대뼈 속이다. 아프지 않을 때도 꺼칠하고 늘 추워 보였다.
턱이 틀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정형외과에 갔더니, 이상이 없다고 치과로 가 보라고 했다. 치과에 가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런 병은 병도 아니게 평생을 아프게 살 수 밖에 없다. 그저 소염진통제가 유일한 치료약이었다.
일일수련을 다녀와서 <몸의 혁명>을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내 몸은 경추 1번부터 7번까지 흉추 7번 이하 꼬리뼈까지 모두 이상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목 돌리기와 독맥 치기를 잠자는 시간만 빼고 거의 하루 종일 하다시피 했다.
목이 많이 아팠는데 쉽게 나았다. 몸에서 머리를 살짝 들어낸 것같이 가볍고 시원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두통은 아주 조금씩 없어졌다. 머리 전체가 아프던 것이 조금씩 줄어들어 나중에는 이슬만큼 머릿속 깊이에 맺히더니 그야말로 이슬 떨어지듯 떨어졌다. 자꾸 굳어지는 근육을 풀어 주고 목과 어깨, 흉추가 바로 서면서 몸의 변화는 놀랍도록 빠르게 변했다.
어느 날 귀 뒤로부터 위로 독맥 치기를 하다 광대뼈까지 내려왔는지 너무 아팠다. 지그시 광대뼈를 눌러 보니 숨도 못 쉬게 아팠다. 감기몸살 때보다 더 아팠다. 아래턱을 지탱하는 근육이 광대뼈를 감싸고 돌아간 듯한데 눈까지 아팠다. 그렇게 아픈데 누르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프다고 아픈 것도, 안 아프다고 안 아픈 것도 아니었다. 아픔을 참고 두드리기 시작했다.
팔법과 숙제 외에도 두드리기를 열심히 했다. 얼굴 전체를 두드렸다. 두드리고 돌리기를 끝없이 반복했다. 편도선이 부어오르고 잔기침이 끊이지 않고 광대뼈 근처에 멍울 같은 것과 뾰드락지도 올라왔다. 잔기침도 차츰 깊어지더니 가슴 속까지 갔다. 가래나 열도 없는데, 끝없이 잔기침이 나왔다. 1주일 정도 지속되더니 모든 증상들이 사라졌다. 두드리다 보니 오른쪽만 아픈 것이 아니었다. 왼쪽도 똑같이 아팠다.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한번은 오른쪽 귀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근처 가장 아팠던 광대뼈 아래를 누르자 약간 아프면서 찬 바람이 불 듯 귓속이 시원해지며 뭔가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면봉을 귀속에 넣었더니 피가 묻어 나왔다. 이틀 정도 면봉으로 자주 닦아내니 이후로 진물로 변하더니 사라졌다. 턱관절에 남아 있던 잔통도 사라졌다.
나는 병원도 약도 믿지 않는다. 몸살림을 하면서 더욱 실감했다. 아플 때마다 가 봤지만 한 번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어깨가 아프다. 오십견이니 쉬란다. 철들기도 전부터 아팠는데, 이상은 없다고 한다. 이명을 호소하는데, 이상은 없다고 한다. 스트레스니 일시적일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5년을 고생했다.
피곤하면 요도염이 생긴다. 혹시 외도한 것 아니냐며 자존심을 긁어 놓고, 모든 사람에게 원인균이 잠재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치료하라. 항생제를 먹어도 낫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또 다른 약으로 실험용이 된 기분이었다.
남자에게도 드물게 하지냉증이 있다. 보약을 먹어라. 전립선염은 완치가 어렵다. 최소한 3개월 약을 먹어 봐야 한다. 하는 수 없이 3개월 약을 먹었지만 낫지 않았다. 3개월을 더 먹으라고 했다. 더 먹었다. 심한 증상은 사라졌지만, 이후로 신장기능이 형편없이 떨어져 큰 고생을 했다.
내가 몸살림과 인연이 닿은 것도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다. 지인으로부터 처음 몸살림을 소개받을 때 내 안에서는 묘한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몸이 먼저 안 것이라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보면 안다. 그들이 현대의학에 보이는 믿음은 놀랍다. 현대의학이 못 고치는 것은 그 어디서도 못 고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말까지는 그나마 듣는 듯하다. 지금의 자세가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기에 좋지 않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왜곡된 지금의 자세가 어떤 병의 원인이 된다. 그 자세를 바르게 해야 그 병이 없어지거나 생기지 않는다고 하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쯤으로 듣는다. 그리고 한 방에 나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나는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자세만 고쳐진다면.
요즘 아이들은 한결같이 굽어 있다. 단적으로 아이들이 지고 다니는 가방만 해도 그렇다. 어깨 끈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어깨를 안으로 모으게 되고 가방의 무게를 지탱하려고 등을 뒤로 내밀게 된다. 그 자세로 휴대폰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있다.
내가 어릴 적을 들먹이며 글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때그때 증세의 원인을 알고 바로잡았으면 이십 년, 삼십 년 고생할 까닭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턱관절, 어깨 고관절은 너무 오래된 아픔들이라 그런지 아직도 불완전하다. 그러나 몸살림이 가능성과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내가 고칠 수 있다.
맞다. 김기상 님의 말씀대로 "내가 고칠 수 있다." 남이 고쳐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치는 것이다. 남이 고쳐 준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일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저절로 나은 것이지, 약을 먹고 나은 것이 아니다. 약이라는 것은 증세를 완화시켜 주기는 하지만, 원인을 제거해 주지는 못한다. 나았다는 것이 실은 원인이 제거된 것이 아니라 통증이 완화된 상태에서 저절로 원인이 제거된 것이다. 아니면 원인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통증만 없어진 것이다.
이명은 왼쪽 목이 접질려 있기 때문
이 분은 이명(耳鳴)으로 5년을 고생했다고 하는데, 목만 정상으로 돌아가면 이명은 저절로 없어진다. 요새 급증하는 증세 중의 하나인 이 이명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명은 외부에서 음파가 전달되지 않았는데도 소리를 감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소리의 종류는 윙윙거리는 것부터 휘파람 소리, 덜커덕거리는 소리, 울리는 소리, 시끄러운 소리 등 다양하다. 한밤에 세상은 고요한데 귀에서 묘한 소리가 들리면 기분이 상당히 나빠진다. 내가 귀신에 씌운 것이나 아닌지 써늘한 생각도 든다. 이러한 이명의 원인에 대해 <머크 매뉴얼>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이명을 일으키는 기전은 확실하지 않다. 이명은 귀지 또는 이물질에 의한 외이도 폐쇄, 감염(외이도염, 고막염, 중이염, 미로염, 추체염, 매독, 뇌막염), 유스타키안 관의 폐쇄, 이경화증, 중이 종양, 메니에르씨병, 지주막염, 소뇌교각부 종양, 이독성(항생제, 이뇨제, 일산화탄소, 중금속, 알코올) 물질, 심혈관 질환(고혈압, 동맥경화증, 동맥류),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유전적 감각신경성 또는 소음성 난청, 청각 외상, 두부 외상 등을 포함한 모든 귀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여러 가지를 나열해 놓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이명을 일으키는 원인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귀와 관련된 이러저러한 질환과 함께 이명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틀린 것은 아니다. 이러저러한 증세가 있을 때 이명이 함께 오는 것을 관찰한 것이니 분명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아무런 쓸모도 없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전이 확실하지 않다고 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인데, 이런 사족을 길게 붙임으로써 치료의 길을 열어 놓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치료라는 것도 다음과 같이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명을 견디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원인질환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이명을 줄일 수 있다. 동반된 난청을 교정하는 것으로 이명을 줄일 수 있다. 종종 보청기가 이명을 억제시킨다. 현재까지 이명에 대한 특별한 내과, 외과적 치료는 아직 없지만, 환자들이 이명을 차단하기 위해서 배경음악을 틀어 놓거나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자는 방법 등으로 이명을 줄이고 있다.
밤에 라디오나 배경음악을 틀어 놓으면 외부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이명을 덜 의식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것으로 원인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질환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이명을 줄일 수 있다"고 맞는 얘기는 했지만, 앞에서는 "이명을 일으키는 기전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기전이 확실하지 않는데, 어떻게 원인질환을 치료한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읽힌다는 이 현대의학의 매뉴얼이 실은 이렇게 허술한 체계와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명과 함께 오는 증세 중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한번 보도록 하자. 이 병은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양의 갑상선호르몬을 갑상선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특정한 증세가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증세는 눈두덩과 다리 등 전신에 뮤신(mucin: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물질)이 모여 부종(浮腫: 몸이 붓는 현상)이 생긴다. 기력이 감퇴해 추위를 몹시 타며 탈모 증세도 나타나는데, 남성은 성욕 감퇴, 여성은 월경불순이 많다고 한다.
<머크 매뉴얼>에서는 그 원인이 자가면역이라고 한다. 전에 한번 자가면역에 대해서 길게 썼으므로 여기에서 다시 길게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가면역은 자기가 자기를 공격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왜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모른다고 한다. 결국 "원인은 모른다"로 끝이 난다. 그러나 원인을 모르면서도 치료는 자신 있게 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고 하는 치료가 제대로 된 치료일 리가 없다.
현대의학에서는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니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해 준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원인치료가 되지 않으니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갑상선이 너무 커서 주위를 압박하거나 혹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갑상선을 떼어내는 것일 텐데, 그러면 더더구나 갑상선호르몬을 전혀 만들어 내지 못하니 죽을 때까지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병을 간단하게 생각한다. 목이 접질려 목의 근육이 굳어 갑상선을 누르기 때문에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졌다. 간단한 것이다. 갑상선이라는 기관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육은 눌리면 굳는다. 굳어 있는 기관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기능이 떨어져 덜 생산될 때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 하는 것이고, 기능에 혼란이 생겨 너무 많이 만들어 내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고혈압과 저혈압이 동전의 아랫면과 윗면의 관계를 이루듯이 저하나 항진이나 모두 같은 원인에 의해 나타난 두 가지 결과인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갑상선항진증의 원인도 대부분 자가면역질환인 바제도병(또는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경우라고 본다. 자가면역이니 역시 원인은 모른다는 것인데, 그러면서도 너무 쉽게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라고 권한다. 그까짓 갑상선호르몬 정도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낸 것을 평생 사먹으면 된다는 논리이다. 현대의학은 자연에서 벗어나 인공으로만 치닫고 있는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야 자연적 존재인 인간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현대의학은 거꾸로 인공으로 치닫고 있다.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저하증이든 항진증이든 상관없이 왼쪽 귀 밑에 있는 독맥을 쳐서 접질린 목을 빼 주고, 굳어 있는 근육을 엄지손가락 끝으로 쳐서 풀어 주면 된다. 이때 근육은 위에서부터 밑에까지 모두 풀어 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목 근육이 굳지 않도록 자주 도리도리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면 목 근육이 풀려 더 이상 갑상선을 누르지 않게 되므로 다시 목 근육이 굳지 않는 한 항진증이든 저하증이든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목 근육이 딱딱하게 굳을 만큼 목이 접질려 있는 것은 등이 굽어 목을 잡아당기기 때문이고 등이 굽은 것은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돼 있기 때문이고, 흉추 7번이 함몰돼 있는 것은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기 때문이고, 골반이 이렇게 된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갑상선에 생기는 이상도 고관절부터 시작된 것이다. 고관절부터, 엉치, 흉추, 경추, 목 근육 순으로 바로잡아야 갑상선의 문제는 해결이 된다.
고관절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갑상선을 수술해서 제거하고 평생 호르몬제를 먹고 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몸을 펴고 바른 자세를 가지고 살라고 권한다. 그러면 갑상선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모두 해결이 된다. 실은 갑상선에 이상이 생길 정도라면 몸이 많이 굽어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갑상선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몸을 펴면 이런 다른 문제도 해결이 된다.
그런 다른 문제 중의 하나가 위에서 얘기한 이명이다. 갑상선저하증은 현대의학에서 얘기하듯이 이명과 함께 올 수 있는 것이다. <머크 매뉴얼>이 제대로 쓰려고 했다면 저하증뿐만 아니라 항진증도 함께 적어 놓았어야 했을 것이다. 이명은 왼쪽 목이 접질려 경추에서 나와 귀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왼쪽 목이 접질렸을 때 귀로 가는 신경이 약해질 수도 있고 밑에가지 굳으면 갑상선이 눌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귀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비정상적으로 되었을 때 신경의 신호전달 역시 비정상적이 된다. 음파가 고막에 도달했을 때 그 진동을 두뇌에 전달해 주면 소리를 감지하게 되는 것인데, 신경이 잘못돼 있어 음파가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두뇌에 신호를 전달하게 되었을 때 이명이 되는 것이다. 마치 라디오의 주파수가 맞지 않았을 때 칙칙 하는 잡음이 나는 것과 같은 잡음을 두뇌에서 느끼는 것이다.
요새 이명이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이유가 있다. 노동형태가 바뀌어 주로 컴퓨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가 너무 낮다. 그래서 하루 종일 등을 굽히고 목을 웅크리고 1자 목이 돼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으니, 목 근육이 굳고 목이 쉽게 접질리지 않을 수 없게 돼 있다.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고, 소위 목디스크가 감기처럼 흔한 현상이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 역시 고관절부터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엉치, 흉추 7번, 등, 경추, 귀밑독맥, 귀위독맥 순으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고관절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병이 생기는 원인을 모른다. 원인을 모르면서도 치료는 자기들이 제일 잘하는 것으로 믿으면서 일하고 있다. 자신들의 방법이 가장 과학적인 것으로 믿고, 다른 방법은 비과학, 심지어는 미신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는 과학, 그러면서도 치료를 하는 과학, 이것은 현대문명의 패러독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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