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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57〉몸살림의 인체학, 고관절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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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디0312 (cb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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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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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57〉몸살림의 인체학, 고관절 ③
최고의 예방은 바른 자세
  
  고관절이 바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유일한 직립동물인 인간이 건강하게 사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네발짐승일 때에는 뒷다리와 엉치등뼈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그래서 앞다리와 흉추를 연결하는 관절과 함께 몸을 받쳐 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던 고관절이 인간으로서 완전한 직립을 이루게 되면서부터는 몸의 균형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앞다리였던 손은 몸을 받쳐 주던 역할에서 해방돼 도구를 만들고 이용하는 것으로 역할로 바뀌었다. 네발짐승일 때 뒷다리의 연결부위가 고관절이 됐다면 앞다리와 상체의 연결부위는 어깨관절이 됐다. 이렇게 직립을 하면서 비슷한 역할을 하던 관절의 운명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고관절이 틀어지지 않아도 직업상 또는 생활할 때의 잘못된 습관이나 잘못된 도구의 이용으로 인해 몸이 틀어져서 병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전에도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는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몸이 굽어서 병이 온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관절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몸이 틀어지지 않아서 큰 병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고관절이 틀어져 있으면 그것이 모두 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증세로 진전되는 것은 아니라도 분명히 몸 어딘가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회와 다음 회에 걸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강에 대해서 좀더 근원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하자. 대충대충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어떤 상태가 돼야 건강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도대체 어떤 사람이 건강한 사람일까? 이에 대해서 사람들은 대충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에 대한 관념도 정확하게 잡혀있지 않다. 보통은 병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병이라는 게 어디 아픈 데가 있어야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으면 건강하다고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암과 같은 큰 병이 찾아와서 얼마 못 살고 죽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어느 날 청천벽력과 같이 날아드는 것이다. 왜 그렇게 건강하게 살던 사람에게 갑자기 암과 같은 큰 병이 찾아오는 것일까? 귀신이 씌운 것일까, 하느님이 노한 것일까, 아니면 병이란 원래 그렇게 갑자기 찾아오게 돼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귀신이나 하느님이 무슨 나쁜 심사로 사람에게 병을 줄 리는 없다. 그리고 병이란 그렇게 갑자기 찾아오게 돼 있는 것도 아니다. 실은 평상시에 병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각할 만한 통증이 없었기 때문에 또는 별것이 아니라고 치부하면서 병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실은 병은 계속해서 진행돼 왔고 진행돼 온 병이 드디어 암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암이라는 것은 몸이 틀어져서 오랫동안 병이 진행돼서 생기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위암을 예로 들어 보자. 위암으로 진전되기 전에는 위의 산이 역류해서 신트림을 하게 되는 소위 말하는 위산과다(胃酸過多) 증세가 나타난다. 이는 흉수에서 위로 가는 신경이 막혀 있어 위가 무기력해졌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이때 흉추를 바로잡아 주면 더 이상 위염으로는 진전되지 않는다. 위가 무기력해진 상태가 진전되면서 위가 붓게 되는데 이를 두고 위염이라고 부른다. 역시 이 때 흉추를 바로잡아 신경을 틔워 주면 위궤양으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위가 붓는 정도를 넘으면 헐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위궤양이라고 한다. 이때 흉추를 바로잡아 신경을 틔워 주어도 위암으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물론 위가 하수돼 있다면 공명을 쳐서 올려줌으로써 위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까지 해야 원래의 좋은 상태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위암으로 진전되는 데는 여러 단계가 있다. 다만 이렇게 진전되는 과정 자체를 본인이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위는 그래도 신트림이 난다든지 더부룩하든지 쓰리다든지 하는 자각증세가 있어 위암으로 진전되기 전에 그 신호가 주어지기는 한다. 이때 바른 자세를 통해 위의 무력증을 풀어 주면 더 이상의 진전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간이나 십이지장 같은 경우에는 자각증세가 거의 없기 때문에 병으로 진단을 받기 전에는 병이 걸렸는지 거의 모른다.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는 암 말고 다른 병도 상당히 많다. 고관절은 틀어져도 틀어질 당시에만 찌릿한 통증을 느낄 뿐 평상시에 살아가는 동안에 아무런 불편함도 느끼지 못한다. 고관절은 걷고 서고 앉고 뛰고 할 때 너무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고관절이 통증을 느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니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신경을 회수해 아예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해 놓았기 때문이다. 겨우 사타구니에 있는 고관절의 근육을 누르면 그때서야 심한 통증을 느낄 정도다.
  
  허리가 아픈 것도, 고혈압이나 당뇨가 생기는 것도, 목디스크로 알려진 병도 그렇고 심지어는 편두통이 지속되는 것도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면 발목이 접질리거나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엉터리 이름이 붙어 있는 무릎이 틀어진 것도,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도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본원적인 원인이 되는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는 것은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오랫동안 몸이 불편하거나 갑자기 어딘가 크게 불편한 부분이 생겼다면 일단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90% 이상은 정말 그 이유 때문이다.
  
  치골 역시 틀어져 있어도 평상시에는 심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변비에 생리통, 자궁근종, 불임, 유산, 물혹, 요실금, 자궁암 등 여자의 골반 내에서 일어나는 온갖 나쁜 질병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면서도 평상시에 살아가는 동안 치골이 틀어졌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살아간다. 다만 성관계를 할 때 틀어진 치골이 눌리면 너무나 아프기 때문에 성관계를 싫어하게 된다. 성불감증인 여자는 정신적인 원인도 작용하겠지만 대개는 치골이 눌려 아프기 때문이다. 이곳이 기절할 정도로 아픈데 다른 무슨 정신이 있겠는가. 이런 분은 치골을 잡아 주면 성생활이 즐거워진다.
  
  치골을 잡아 주고 근육을 풀어 주면 암을 빼놓고는 위에서 열거한 거의 모든 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치골이 틀어져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약을 먹고 수술을 하곤 한다. 이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부인병이 있다면 일단 치골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대개는 맞는다. 간단하게 치골을 살짝 잡아당기거나 툭 치고, 공명을 쳐 주고, 골반을 잡고 좌우로 흔들어 주면 위에 열거한 병들은 조만간 없어진다. 자궁근종의 경우 이렇게만 해 주면 그 자리에서 주먹 만했던 것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고 며칠 지나면 완전히 사라진다.
  
  어깨가 아픈 사람, 소위 오십견인 사람도 어깨가 앞으로 틀어진 순간부터 계속해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처음 틀어질 때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가 조금 있으면 괜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별일 없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그러나 뼈가 틀어지면 점점 더 근육이 굳어 가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더 그 근육을 지나가는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그러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가 돼서야 어깨에 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호들갑을 떨게 된다. 사실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에 틀어져 있었던 것인데도 말이다.
  
  류머티스관절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손가락이나 발목, 무릎, 팔목 같은 데가 어느 한 부위만이 아니라 여러 부위가 시리다고 느낄 때는 초기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관절 부위가 퉁퉁 부어서 통증이 너무나 심한 정도가 됐을 때에는 이미 그 진행이 마지막까지 간 것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현대의학이 엉터리로 얘기하듯이 자가면역 질환이 아니라 내분비계통이 고장나서 관절에 필요한 윤활유(활액막에서 나오는 미끄러우면서도 끈적끈적한 액체. 滑液)를 제대로 생산해 내지 못해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윤활유가 부족하니 관절에서 점점 더 뼈와 뼈가 직접 맞닿으면서 통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다.
  
  이 때 내분비계통이 고장난 이유는 흉추가 틀어져서 내분비계통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관절의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 부위가 동시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는 류머티스관절염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이 병도 흉추가 틀어진 후 초기에는 별 느낌이 없다가 점차 조금씩 더 서서히 불편해진다는 것을 느끼다가 막판에 가서는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통증을 기준으로 건강하다, 그렇지 않다를 판별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증이 없다는 것은 몸이 틀어져서 병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동안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몸이 틀어져 있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몸이 틀어져 있지 않으면 병이 진행될 리가 없다.
  
  위암도 등이 제대로 펴져 있고 위가 하수돼 있지 않으면, 그리고 그 원인이 되는 고관절이 틀어져 있지 않으면 진행될 리가 없다. 또 치골이 틀어져 있지 않으면 골반에서 온갖 병을 일으키는 원인 자체가 생겨날 리가 없다. 어깨가 틀어지는 것도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상태에서 몸이 비틀려 있어 어깨가 앞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류머티스관절염 같은 무시무시한 병도 고관절이 틀어지고 흉추가 틀어져 있어 내분비계통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일일이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 결국 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이 틀어져 있지 않게 하는 것이다. 몸이 반듯하면, 즉 자세가 바르면 병이 침범할 여지가 없다.
  
  몸살림운동에서 일하는 분들은 운동 역량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면 국민 생활건강 10대 캠페인을 벌이자고 말한다. 자세만 바르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니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현재 널리 쓰이고 있지만 바른 자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생활 도구를 바꾸어 일대 혁신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걷기숙제와 1, 2번 방석숙제를 하면 몸은 펴지는 것이니까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아이들 건강을 해치는 데 주범 역할을 하고 있는 보행기의 사용을 자제하게 하고 등과 허리를 굽게 하는 푹신한 침대를 추방하고(푹신하지 않은 침대는 괜찮다) 마찬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소파의 사용을 자제하게 하는 것이다. 또 마찬가지 역할을 하고 있는 비행기, 기차, 버스, 승용차, 택시 등의 의자를 허리를 세울 수 있게 하는 의자로 바꾸고,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를 올리고, 책상의 판은 지면에 대해 수평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람들이 허리를 세울 수 있도록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노동할 때의 작업대도 허리를 펴고 할 수 있도록 바꾸고 등등의 아이디어가 얘기되고 있다.
  
  때가 되면 이런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서양에서 들어온 잘못된 인체관과 그에 의거해서 만들어진 도구, 또 그에 의거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위 치료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의거해서 대대적으로 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꼭 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서양적인 관념, 서양주의, 서양 중심주의가 너무나 뿌리 깊게 사람들 머리속에 박혀 있어 이런 일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잘못된 사고에서 헤어 나올 수 있게 될 때에야 이런 운동도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쨌든 사람들이 바른 자세를 갖기만 하면 충분히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몸살림운동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비감염성 질환은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감염성 질환, 즉 병원체가 침범해서 생기는 질환은 바른 자세를 가지고 해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병균이 침범하면 항생제 같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현대의학에서 감염성질환과 비감염성질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은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질병에 대한 설명이다.
  
질병은 크게 감염성 질환과 비감염성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성 질환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과 같이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 병원체가 증식하고 생활하는 장소인 병원소가 있어 이 병원소에서 탈출한 병원체가 동물이나 인간에게 전파•침입하여 질환을 일으킨다. 감염성 질환에서는 그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명확하고 중요하나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인 숙주에 접촉하여도 모두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즉 인간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 정도가 질병에 이환되는 데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감염성 질환 중 세균에 의한 질환은 항생제의 발달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해졌으나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비감염성 질환은 대표적 성인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병원체 없이 일어날 수 있으며 대부분 발현기간이 길어 만성적 경과를 밟는 경우가 많다. 비감염성 질환이 감염성 질환보다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는 항생제의 발견으로 감염성 질환의 치료가 쉬워졌고 인구구조의 변화로 노인인구가 증가했고 의학 분야의 진단기술 발달로 과거에 발견하지 못하였던 비감염성 질환의 진단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비감염성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질환을 유발시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 위험인자와 질병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로 흡연과 폐암과의 관련성, 짜게 먹는 식사와 고혈압과의 관련성 등이 이미 발표돼 있다. 그러므로 비감염성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도 생활방식의 변화 등 위험인자를 제거하는 측면과 질병의 관리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질병에 대한 관리를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데 그쳤으나 이제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 환경개선과 운동 등으로 육체의 저항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단 질병을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눈 것은 병의 원인이 외부에 있는가, 내부에 있는가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철학과 방식에 의하면 내부와 외부는 이렇게 명백하게 갈라지는 것이 아니지만 일단 이 방식에 따라서 분석해 보기로 하자. 병원체가 외부로부터 우리 몸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는 것이 감염성 질환이다. 이 경우 병의 원인은 명백한 것처럼 보인다. 외부에서 병원체가 몸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절대로 그 병에는 걸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백하게 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치료도 그 원인을 제거해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면 된다.
  
  이와 관련해서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현대의학은 인류에게 전염병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예방주사를 놓음으로써 특정한 병을 먼저 아주 약하게 경험하게 하고 이로써 항체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그 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 덕분에 옛날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또 그런 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항생제든 항체든 이용해서 치료를 하는 기술도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번 검토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이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 초창기에 필자의 스승님의 스승님이신 천리 선생께서 장티푸스 환자 수십 명을 진흙 집에 격리시키고 모두 살려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일부 독자의 반응은 필자가 웃기지도 않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럴 수가 없는 일인데, 공연히 신비롭게 포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얘기는 절대로 신비롭게 포장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장티푸스가 크게 유행했을 때 누구나 다 장티푸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가족, 같은 마을의 주민이라 하더라도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다. 물론 이 병균에 감염되지 않아서 걸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제외하고 과거와 같이 대가족제도 하에서 살았을 때 그리고 위생관념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때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병원균에 감염돼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누구는 걸리지 않고 누구는 걸렸다가 이겨내고 또 다른 사람은 죽고 만다. 왜 그렇게 됐을까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위의 네이버 백과사전에서도 얘기하듯이 "감염성 질환에서는 그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명확하고 중요하나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인 숙주에 접촉해도 모두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즉 인간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 정도가 질병에 이환되는 데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있으면 감염돼도 병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누구나 그 병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면역체계가 살아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을 하는 분들은 필자의 얘기를 들으면 어떻게 저렇게 어이없는 소리를 하는지 기도 차지 않는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면역체계가 내분비계통과 마찬가지로 흉추 4, 5, 6번에서 갈라져 나오는 자율신경과 연결된 기관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무애 스님께 가르침을 받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5만 명은 넘을 것이다)의 몸을 경험하면서 확증한 내용이다. 그 경험이라는 것이 등이 바르게 펴져 있는 사람은 면역체계가 살아 있어 웬만한 병원체가 침입해도 이겨내지만 등이 굽어 있는 사람은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어 웬만한 병원체가 침입해도 바로 그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피곤할 때 입안이나 혀에 물집이 생기는 소위 베체트병에 잘 걸리는 것은 피곤하면 맥이 빠져 몸이 굽게 되는데 이 때 등이 굽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베체트병은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져 병원체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등이 굽어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는 사람은 대개가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사람 모두가 등이 굽어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는 사람은 거의가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설사 병에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고관절을 바로잡아 주고 허리를 세우고 등을 펴게 하면 면역체계는 살아나는 것이다. 면역체계가 살아나면 그만큼 감염성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천리 선생, 그리고 이를 이어 받은 무애 스님, 그리고 또한 무애 스님께 가르침을 받은 필자 역시 이런 방법을 기초에 깔고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면역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면 웬만한 병원체의 침입은 거의 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 천리 선생은 이런 방법에다 진흙에서 살고 있는 이로운 미생물을 이용해서 장티푸스를 이겨내게 하셨던 것이다. 무슨 도술이나 신비한 방법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우선 흉추가 제자리를 잡음으로써 면역체계가 살아나게 하고 이미 병이 깊어진 상태에서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병을 이겨내지 못하게 됐을 때 미생물이라는 타력의 도움을 빌어 장티푸스를 고쳤던 것이다.
  
  이렇게 감염성 질환이라 해도 몸이 똑바로 펴져 있으면 사람에게는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다. 오히려 현대의학이 이러한 위대한 인간의 능력을 보지 못하고 약과 수술에만 의존하게 함으로써 사람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방주사 같은 방법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틀어져 있어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이는 면역력을 높여 주는 너무나 좋은 방법이다. 이런 방법이 사지에 빠져 있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부터 구출해 줬다. 실제로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몸을 막 굴려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이 면역력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부터 구출해 줬다는 것은 대단히 높이 평가해 줘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역할은 상당히 긴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이 몸을 쭉 펴 충분한 면역체계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역시 대단히 무망한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을 펴면 비감염성뿐만 아니라 감염성 질환에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 사람들이 유행성 조류독감에 거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니까 이를 두고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많이 먹어서 그럴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이에 따라 한때 전 세계적으로 김치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김치보다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한국 사람들 몸이 펴져 있어 면역체계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에이즈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에이즈 감염자 중 사망자의 비율이 대단히 낮은데 이 역시 그래도 아직은 몸이 펴져 있어 면역체계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김치나 마늘의 효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마늘은 위든 장이든 소화기관의 병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김치는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다. 기본적인 것은 바른 자세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지난 회에도 썼지만 현재 한국인은 급속하게 몸이 굽어 가고 있다. 이대로 굽어 가다가는 면역체계가 깨져 어떤 외국인이 표현한 것처럼 한국에도 어느 시점엔가 에이즈가 쓰나미처럼 몰려올지도 모른다. 중국이나 동남아처럼 조류독감이 단골로 발생하는 지역이 될지도 모른다. 서양을 바라보지 말고 우리가 스스로 표준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활 도구든 작업대든 우리가 허리를 세우고 일할 수 있도록 우리의 기준에 맞게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면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모르고 자신들의 굽어 있는 몸의 상태에 맞게 물건을 만들어 오던 서양 사람들도 우리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언제까지나 서양 사람들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녀야 된다.
  
  어쨌든 다시 네이버 백과사전의 질병 항목으로 돌아가 다음 내용을 검토해 보도록 하자. "비감염성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라고 해 사실은 "대부분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고 해야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병원체로 인한 병이 아닌 경우에는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정은 하고 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질환을 유발시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 몸과 그 치료책은 단순한 데 있다는 것을 모르고 미로를 헤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결과는 그 다음의 "대표적 위험인자와 질병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로 흡연과 폐암과의 관련성, 짜게 먹는 식사와 고혈압과의 관련성 등이 이미 발표되어 있다"는 말로 표현된다. 담배가 폐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담배를 피우면 담배 피는 모든 사람의 폐가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담배를 피우는 어떤 사람은 폐가 망가지기도 어떤 사람은 멀쩡하기도 한지 원인을 발견해 내야 한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소위 확률적 인과관계가 작용한다고 얼버무리면서 더 이상의 인과관계의 고리를 찾아내는 작업을 이 지점에서 중단해 버리고 만다.
  
  예를 들어 보자. 이해하기 쉽게 숫자를 좀 단순화시켜서 얘기하면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 탄광 막장에 들어가 석탄을 캔 사람의 숫자는 30만 가량 되는데 현재 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의 숫자는 3200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가(在家) 환자의 수는 10만 정도다. 그렇다면면 30만 중에서 약 1%에 해당되는 3200명이 치명적인 진폐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셈이 된다. 3분의 1은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그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3분의 2는 똑같이 막장에 들어갔지만 별 탈 없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왜 이렇게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면역체계가 살아 있는 사람이 병원균의 침입에 별 탈이 없듯이, 폐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뱉어내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폐에 별 탈이 생기지 않는다. 폐에는 늘 해로운 물질이 들어온다. 그 중에서도 현재 한국의 도시 사람에게 가장 심각한 것은 자동차 매연가스다. 담배 연기도 해로운 물질 중의 하나에 해당될 것이다. 폐는 이렇게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기관지와 함께 밖으로 밀어내는 일을 한다. 밖으로 밀어내지 못하면 안에 쌓이게 되기 때문에 폐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부에서 주어졌지만 해결하는 능력은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이다. 폐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가슴이 움츠러들어 있어 폐가 눌려 있거나 흉추에서 폐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가슴이 펴져 있으면 밖으로 뱉어내는 능력이 정상이 된다. 똑같은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각자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런 차이 때문이다.
  
  몸을 펴서 폐가 튼튼하고 기관지가 정상이면 담배로 인해서 폐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담배와 폐암의 상관성이라고 해서 통계적으로 발견되는 수치를 근거로 해서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폐암에 걸릴 확률은 높다. 그렇다고 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폐암에 걸리지 않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확률적으로 적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현대의학은 간접흡연이 직접흡연보다 더 해롭다는 얘기로 결국은 담배 때문에 폐암에 걸린다는 결론을 유도하고 있다. 사람의 내부에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현대의학의 한계가 여기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담배 연기가 몸에 해로운 것은 분명하지만 그 해로운 정도는 그 사람의 몸의 능력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 금연운동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몸을 펴서 사람의 자연치유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약과 수술 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현대의학은 이런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진짜 건강은 우리 몸의 능력이 극대화될 때 향유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능력이 극대화되면 어떤 상태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다루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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