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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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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생 (h12k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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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10-18

본문

  옛 날 말에 까마귀도 타향에서 만나면 반갑다고 했다.  
  하물며 내 나라 사람을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나면 어이 반갑지 않겠는가?
그런데 말이다.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보며 부딪치기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면 고향 까마귀 이야기도 그야말로 옛 이야기일 뿐이다.
같은 층에 살면서도 못 본채  한다. 한국의 아파트 문화 그대로다. 안에서 그러니 밖에선들 달라질게 있겠느냐고 여기면 마음 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디 그런가.
원래 우리 민족은 정 많고 예의 반듯한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던가?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한들 본디 품성이야 어디 갈까 싶기도 한데...
부딪치는 현실 앞에서는 숨이 막힌다.
“너 그러면 내 그러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 야박하고 외롭지 않는가.
  
여기 ‘한국촌’의 글을 보면서도 역시 우리나라 국민의 전통성과 정서가 너무 메말랐다는 사실 앞에 비애를 느낀다.
이념에 남북이 갈리고 정치적으로 동서가 쪼개어지고 세대와 계층이 등을 돌린다 해도 이국에서만이는 정겨운 이웃으로 다가설 줄 알았다.
이국에서까지도 계층을 따지고 세대를 경계하는 현실에 그저 가슴이 아려온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인정이야 말로 돕고 돕는 우리 고유의 미덕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사람이 더 무서워...”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
안타깝기도 하고 바보스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은 이곳 물정 잘 모르고 들어오는 분들에게 이해 상관없이 보듬어 주고 처음 들어오는 분들 역시 믿고 따른다면 원래 우리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을까.
물질만능의 자본주의의 폐해를 이국에서 만이라도 믿음과 정으로 승화시킬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 지금 서로 인사하기부터 시작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살맛났던 싱가포르 추억을 만드시지 않으시렵니까?  
그래서 우리 함께 ‘보듬는 인정’ ‘믿는 사회’로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동포애의 전통이 만들어지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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