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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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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스포에 갔다가 생겼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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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석 (risoo)
    1. 2,209
    2. 0
    3. 0
    4. 200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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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커뮤니케이션 기기에 관한 전시회가 있어 동료들과 함께
창이공항 근처의 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제가 일하는 분야랑은
하등 상관은 없어서 아직까지도 왜 갔었는지는 잘 ..

가면서 동료들이 지들 옛날 얘기를 해주는데 재밌더군요.
동료 하나가 어릴때 각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회가 베이징에서
있었답니다. 가서보니 중국, 한국, 일본 등의 나라는 자기의 전통문화
공연을 하며 자국 문화를 마음껏 뽐내는데 싱가폴은 딱히 보여줄 게 없어서
주눅이 들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할 것 없으면 냅다 물이라도 내뿜지 그랬냐
라고 했더니 물을 왜? 라고 묻길래 머라이언이라고 대답했다가
잠시간 대화가 단절된 소강상태가 지속됐습니다.

암튼 처음가본 엑스포였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더군요. 일산 킨텍스 정도 되려나?
등록을 하고 들어가는데 여기서 일하다 보니 입장용 목걸이에 저의 지역이 싱가폴로
찍히더군요. 기분이 묘했습니다. 암튼 들어가서 보니 여러 국가에서 참여해서 다양한
기기들을 선보이고 있더라고요. 들어가자마자 보니 우리나라는 아예 목 좋은 자리에
프리미엄관을 별도로 마련해서 여러 업체들이 부스를 만들어놨더군요.

아, 또 감개무량해서 기념촬영 한 방...

딱히 용건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IT강국 한국을 소개하는 영상과 한국말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 멍하니 서있다보니 괜시리 기분이 애틋해지고,
목구녕으로 뭔가 시큰한게 꿀렁꿀렁 올라오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그런 한껏 센치한 기분으로 부스 하나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안내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제가 궁금한게 있는 걸로 생각하셨는지 절 계속 쳐다보시더라구요.
뭐, 안녕하세요 정도 하시려나 보다 하고 슬쩍 미소를 일발장전하여 회답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

May I help you Sir?

잠시 경직... 그 찰나의 순간에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많은 생각을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황한 나머지 입에선 어버버, 저기요! 저는... 이라는
아다다 계열의 반응을 보이자 놀라첩?어머 한국분이세요? 죄송합니다 호호 라는 말씀을..

사실 괜히 운동한답시고 아무도 안나가는 정오에 이스트 코스트에서 선크림도
안바르고 설치다가 이거 뭐 도자기도 아니고 여러번 구워지고 또 구워졌었는데
그러다보니 이렇게 한국인 조차 못알아보는 신원미상 국적불명의 몰골이 됐나 봅니다,

피부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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