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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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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당댐 가는 길 강물은 봄빛을 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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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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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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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되는 친구의 메신저 대화명을 보면서,
내 마음은 어느새 팔당댐을 지나가고 있었다...
지난 구정때부터 한번도 돌아가보지 못한 고국땅에서 겨울은 지나가고,
그 차디찬 겨울 바람을 뒤로하고 봄은 다시 오고 만 것이다.  
함께 살던 친구가 비워둔 방, 잠긴 방문을 뒤로 하고, 한국에 출장을 간 사이, 그 방문을 바라볼 때마다 새록새록 향수병은 되살아나고, 밤마다 어김없이 한국으로 가는 꿈을 꾸게 된다.

잠자리가 뒤숭숭하면 한밤중이라도 창이 공항, 그곳으로 가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장면을 보곤 한다.  물론 낮시간에도 그곳은 가볼만한 곳 중에 하나이다.  언제나 낙엽이 내려앉는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창이 페리 터미날 근처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뒤로 하고라도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어느 나라의 비행기인지도 모르는 그냥 느낌 만으로 세상살이의 답답함을 벗어나서 새로운 세상으로 달려가는,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새소식을 안고 내려오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현주소를 짚어보곤 한다.

조용히 파지르-리츠 어부의 마을에 들러서 낯선 음식들에 시선을 던져보기도 하면서...

인천공항에서 몇달째 시동도 걸리지 못한채 눈보라를 뒤집어쓰고, 황사까지 맞은 은빛 무쏘에 대해서 친구가 전화상으로 정말 꼴불견이라고 놀려댄다.  열쇠라도 맡겨두었으면 세차라도 부탁할텐데...

모든 것이 추위속의 게으름으로 인해 쌓여진 먼지와 움츠림 속에서 깨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봄인가보다...

20대, 한창 삶이 희망으로 벅차던 군생활 시절, 이 무렵이면 팀스프리트 작전을 얼마 안남겨놓고, 미군들과 함께 이곳 저곳 전국을 세스나 경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던 시기였다.

지금 딱, 이무렵이면 성남비행장에서 이륙하여 경부고속도로 위를 날아갈 무렵이면 온세상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일본에서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전령사는 2월말, 3월초의 연분홍 매화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매화꽃보다도 개나리가 먼저 봄을 알려주는 것같다.

연두색 환한 빛으로 새롭게 솟아나는 사철나무의 잎새를 들여다 보신 일이 있으신가요?
소나무의 뾰족뾰족한 노란 새순을 살짤 뜯어서 깨물어보신 일이 있으신가요?

산과들이 누우런 겨울 빛깔에서 연초록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이 시기에, 양지쪽부터 올라오기 시작하여 지천으로 널려있는 냉이와 씀바귀는 봄날의 한가한 된장찌게 거리로 충분히 우리 입맛을 자극하여준다.

물론 요즘 시장에서 나오는 냉이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겨울내내 자라난 조금은 향이 떨어지는 경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어디서 자랐으면 어떠랴?  기본적인 냉이의 향긋함은 사라지지 않고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곳에서는 감히 냉이의 쌉쌀한 맛을 보게 해달라고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오는 4월이면 정말 맹세코 한국으로 달려가리라고 맹세를 해보지만...
내게는 정말 잔인한 달이 바로 올해 3월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과의 만남이 끊긴지도 몇달이나 지나갔다.
그 사이에 그들끼리의 만남은 이어지고,
나는 어느새 먼먼 이방인이 되어 그들의 뇌리속에서 사라져가는 존재임을 너무나도 깊이 실감하고 있다.

처절한 아픔이 되어 돌아오는 메아리,
꿈속에서라도 나의 고향땅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은 아무런 결론도 없는 지루한 사연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봄은 어드메쯤 오고 있는가요?

프로펠러 경비행기 한대를 빌어 타고서라도, 밤새 날아서 한국 상공을 한바퀴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전재산을 다 바쳐서라도, 내조국의 근처에 한번 닿아보고 싶은 심정이 생기는 것은 내가 아직 어린 탓일까?  어쩌면 주위의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하면 난 분명히 간단 명료하게 말했을 것이다.   "미-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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