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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사는 이야기-(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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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강(서생) (h12k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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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1-02-11

본문

   -아이는 희망, 엄마는 꿈인가-

입춘이 지난 3일로 지나갔다. 절기로 따지면 이미 봄은 찾아든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어 봄이 기다려지는 것은 추운 겨울이 탐탁하지 않아서다. 차가운 날씨뿐만이 아니다. 산야는 낙엽수의 가지만 황량하고 아름다운 들꽃도 볼 수 없다. 그래서 봄을 두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노래되고 찬양되어 왔다. 겨울을 잠자는 은거의 계절로 치부되어 왔고 따스한 봄을 맞으며 기지개를 켠다고 표현되고 있다. 움츠린 시기를 지나 활기 넘치는 희망의 가교에 다가선 것이다. 대문에 입춘대길(入春大吉)이라 써 붙이는 것도 봄의 기다림과 바람을 새겨보는 문구다. 봄을 소재로 다룬 화폭과 시집은 넘친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계절이다. 열대지방에서는 느껴볼 수도 맛볼 수도 없는 아름다운 우리조국의 사계다.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 희망과 꿈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곳이다.    

봄은 이렇듯 사계 가운데서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관문이자 희망의 상징이라면 아이들은 사람에 있어 봄이라 말할 수도 있다. 인생의 시작이며 희망의 새싹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그 희망의 새싹들이 봄과 더불어 바깥나들이에 나설 것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할 것이고 한 단계 더 높은 진학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인생 도전이 새로운 차원에서 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는 집안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봄을 맞는 설렘처럼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부모가 못다 이룬 그들의 희망이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그야말로 희망인 것이다. 아이들은 곧 가족과 국가의 버팀돌이자 기둥이다.

엄마는 아이를 학교라는 울타리에 밀어 넣기가 바쁘게 또 하나의 과제에 골몰하게 된다. 1등 아이의 염원이다. 그 1등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과외라는 짐을 지우며 채짓할 것이다. 아이를 볼모로 엄마의 경쟁심이 작동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조기유학이라는 꿈의 실현도 염두에 둘 것이다. 공부에 허기졌던 부모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가난에 지친 부모는 아이를 통해 재벌을 꿈꾸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니까 당연하다. 이래저래 엄마의 희망은 끝없이 피어나고 이어진다.
그런가 하면 이상을 먹고사는 사상가들이 바라는 아이들에 대한 희망은 이웃과 사회 그리고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소박하고 올곧은 사람이 되어주기만을 바랄 것이다. 교육의 본질이 사람 만들기기에 그렇다. 이처럼 희망사항이야 어떻든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희망임이 분명하다.

아이가 희망일 수 있는 것은 아이가 가지는 무한한 잠재력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측량할 수 없는 미지의 힘을 가진 것이다. 자기개발에 따라 아이슈타인도, 톨스토이도, 처칠도, 고흐도, 베토벤도, 빌게이츠도 능가하는 인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굳이 세계적인 외국의 유명 인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세종대왕 이순신을 비롯해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경제대국을 이끈 박정희, 경제인 이병철과 정주영도 그 대상이 될 만하다. 예체능계를 언 듯 봐도 윤이상, 백남준, 손기정, 박수근, 그리고 최근의 김연아도 놓칠 수 없다. 이들은 인류 발전에 공헌했고 우리의 근대사를 이끈 인물들이다.  

아이들이 희망인 이유도 이들 위인들을 훨씬 뛰어넘는 인물이 나오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엄청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거는 희망의 기대치가 큰 것이다.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경제규모 15위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그 주역은 당시의 어른들이었지만 거듭된 발전의 동력은 그 때의 아이들이었다. 세계가 놀라는 것은 건국 60년 만에 어떻게 해서 GNP 60달러가 20,000달러로 초고속 성장을 하였느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일컫는다. 정상적인 인간의 힘으로서는 이룰 수 없는 어떤 결과를 두고 기적에 빗댄다. 그럼 우리의 경제발전은 과연 기적일까? 아니다. 오로지 지혜와 용기와 도전과 끈기의 결과였다. 남녀노소가 똘똘 뭉쳐서 일궈낸 희망의 결실이었다. 기적도 우연도 아닌 것이다.

지금의 엄마가 아이들에게 기울이는 교육열도 아이들로 하여금 되찾으려는 희망 때문이다. 희망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다. 정신적 경제적 그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 그렇다면 희망은 엄마, 그리고 어른들에게 있어 무엇인가? 연출자인가, 주연인가. 조연인가? 잠시 잠간 연출자일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어디까지나 조연일 뿐이다. 주연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이다. 엄마는 그들의 주연을 스타덤에 올려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다.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다. 밝은 햇볕만 찾고 맑은 공기만 고집한다. 기러기 아빠 엄마이기를 흔쾌히 자청한다. 소위 일류학교 병에 감염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폐해도 많지만 긍정의 힘이라는데 선 듯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이의 대칭은 어른이다. 그럼에도 굳이 엄마를 대칭어로 선택한 까닭은 어른을 지칭할 때 엄마만큼 포괄적인 단어가 없어서다. 엄마, 그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사람에 있어 영원한 어른이다. 사랑과 희생과 감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 어른은 아이에 대한 희망 말고는 그 무엇을 꿈꿀까? 돈, 명예, 미인, 아니 모든 꿈이 한 방으로 이루어지는 시쳇말로 대박일까? 대박하면 금방 떠오르는 상징이 ‘로또복권’일성 싶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 만점인 것 같다. 싱가포르는 더욱 극성스럽다. 혹시나 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럴 만하다. 숫자 몇 자리만 들어맞으면 최소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까지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으니 군침을 흘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막연한 꿈이야말로 백일몽이기 일쑤니 어쩌랴.  

왜 우리는 불로소득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땀의 아름다움을 몰라서다. 땀 속에 담겨있는 맛과 멋을 알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땀으로 얻는 성취의 행복이 낮선 것이다. 일은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반해 결과는 시원찮고 더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특이의 ‘빨리 빨리’문화가 한 몫 거들고 있기도 하다. 대박의 꿈과 게으름으로 치닫는 시대의 흐름은 엄청난 대가로 나타난다. 나태는 곧 정신적 갈등과 황폐로 이어지고 끝내는 좌절과 반감으로 폭발한다. 자살 내지는 범죄로 마감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름다운 꿈과 허황된 꿈의 차이점인 것이다. 개미와 배짱이의 교훈이다.

결론은 이렇다.
엄마가 아이의 멘토가 되는 일이다. 어른이 아이들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명예와 경제력이나 저명 인사이기보다 부끄럽지 않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의 인생 설계에 도움을 주는 조언자로서 떳떳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젖꼭지를 무는 순간부터 인성을 배운다고 한다. 아니, 엄마의 태교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어른의 언행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배움이다. 예쁜 꿈을 꿀 수 있는 밝고 맑은 아름다운 무대를 엄마들이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허튼 꿈으로 흐트러진 모습이 아니라 땀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고운 삶의 현장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땀의 과실만이 진정한 삶의 가치임을 일깨워 주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아이의 희망을 어른의 꿈으로 키울 수 있다. 순박하고 아름다운 봄꽃이 여문 열매를 맺듯이 말이다.


드리는 말씀 : 싱가포르의 새 학기는 이미 두 달째 중반에 접어들었군요. 나름의 보람도 느끼고 힘든 일도 많겠지요. 이 모두 어른의 희망을 아이들의 꿈을 통해 일궈내려는 어른들의 자화상이겠지요. 부디 보람찬 유학의 결실로 알알이 여물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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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sing님의 댓글

Jsing (paik1220)

오랜만에 남기셨네요. 항상 글을 읽고나면 뭔가 하나씩 채워진 느낌. 좋은 책을 읽었을 때 드는 기분입니다. 꽃이 반갑네요. 한국에 친정엄마는 겨울에 무척 힘드시거든요.천식이 있으셔서요.남강님도 막바지 겨울에 감기 조심하세요.

남강(서생)님의 댓글

남강(서생) (h12k13)

Jsing님,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저는 단속을 잘 하였답니다. 오랜만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그렇습니다. 솔직히 좀 맥이 빠집니다. 졸필이기는 하지만 격려의 말씀도 잦아들고 조회수도 예전만 못해서요. 그래도 저 자신과의 약속이 있기에 손을 뗄 수가 없군요. 끝자락에 늘 붙이던 횟수(26회에 계속)를 뺀 것도 그런 이유에서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화니님의 댓글

화니 (jxkk)

남강 선생님, 추운 겨울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방안에 베고니아를 꽃을 피울 정도면 엄청 따뜻한 것 같은데, 집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 기온차가 심하면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엄마들에게 조금은 무거운 주제이고, 일반인들에겐 조금 거리감이 있는 주제이다 보니까 예전보다 호응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또한가지 이유 중에는 싱가폴의 생활비가 너무 비싸져서 떠나는 분들이 많은 탓도 있을테구요. 특히 월세가 끝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예전에 환율 문제 보다도 월세 문제가 더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지요. 안그래도 고민 많은 유학 생활인데, 생활비 상승의 압박이 큰 짐이 될 거예요.  그래도 잊지 않으시고, 가끔씩이나마 정을 나눠주시는 남강님께 항상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강(서생)님의 댓글

남강(서생) (h12k13)

화니 님, 반갑습니다. 한인회 몸살림운동에서 뵙 지 않았던가요? 아무튼 좋은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집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으면 얼마나 힘들까요. 그러나 이겨내야 하겠지요. 좋은 날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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