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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사는 이야기-(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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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강(서생) (h12k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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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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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송년을 나느라 바쁘다. 2010년의 호랑이해가 서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시점이다. 예부터 호랑이는 동물의 왕으로써 용맹을 상징한다. 그래서 호랑이해에 태어나는 아이는 기백을 내세워 크게 될 인물로 기대를 모우기도 했던 해이기도 하다. 띠를 통해 연초에 그 해의 운세를 보기도 하고 인생의 흉복을 점치기도 한다. 기대와 희망사항은 사람에 따라 비록 다르다고 해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같이 간절하다. 그런 한 해가 마지막 며칠을 남겨놓고 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망년회라는 이름으로 달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해를 맞는 꿈과 희망을 파이팅으로 결의하기도 한다. 아무튼 한 해에 대한 결산을 서둘면서 손익 계산도 함께 해야 할 시점이다.
나는 사실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던 해였다. 잃은 것을 꼽자면 전적으로 아내의 건강문제다. 두 번에 걸친 다리 골절상에다가 귀가 갑자기 먹는 돌발성난청, 그리고 고혈압과 골다공증이다. 돌발성난청은 종합병원에서 1주일 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명 그대로 돌발상황이었고 그 결과는 역시 시원찮다. 여성들이 나이 들면 흔히 찾아오는 골다공증도 바닥수준이어서 계속 약을 먹어야 할 처지다.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어야하는 아내로서는 무척 힘들고 불운의 한해였다.
나는 이런 와중에서도 문학지에 시와 수필을 계속 올릴 수 있었고 여성신문의 일정부분을 도맡아 글을 쓰고 있다. 그런가하면 내 책을 낸 의미 있는 경인년으로 기록하고 싶다.
내 아들 셋도 저들 나름의 지엽적인 어려움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큰 탈 없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여겨져 과히 성공적이라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나에게 보람을 주었던 성과는 싱가포르 “한국촌 생활기” 애독자들이 보내준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다. “어느 기러기 할아비의 이야기”에 이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어주며 따뜻이 맞아주는 댓글이다. 이는 이 늙은이에게 있어 더없는 즐거움이자 설렘이었다. 설렘은 곧 희망이자 삶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칭찬을 듣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나이 탓인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이만큼 더 큰 보람이 없다.
이미 이야기했듯이 싱가포르 조기유학을 마치고 진학한 손녀 손자도 잘 적응하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고 일본 유학생인 큰 손녀도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손주들이 이웃이나 학교에서 착한 학생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이 많음에도 마음의 한구석은 썰렁하다. 다름 아닌 아내의 건강이다. 아내와 언제쯤 팔공산 갓바위를 오를 수 있을까? 이것이 최대의 고민이자 괴로움이다. 인생에 있어 건강만큼 더 큰 것이 있을까? 아내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이고 행복이기에 더욱 그렇다. 솔직히 늙어서 아내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 젊었을 때 미처 몰랐던 깨달음이다. 열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는 말이 실감난다할까. 이렇듯 인간은 모든 사고가 자기 위주이고 자기 편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에서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음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채짓하면서도 행동은 끝없는 탐욕에 매어있는 자신이 가엽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나 역시 그렇게 행복하거나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한 해도 아니었다는 손익계산서가 출력된다.
우리 모두 노트를 꺼내놓고 올 한 해를 체크해 보자. 먼저 자녀들이다. 무엇을 얻었고 어떤 것을 잃었는지? 잘 모르긴 해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을 것이다. 보호막이 쳐진 레이스를 달리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한 번 냉정히 따져보자. 아마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공부에 대한 성취도일 것이다. 그 다음은 건강 정도일까? 그러나 내가 만약 엄마나 아빠 입장에서 체크한다면 건전한 정신이 으뜸 대상이다. 아빠 엄마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친구들과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형제와 이웃에 대한 배려는 어느 정도인지?... 즉 인성의 문제다. 물론 나이와 학년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됨이다. 지금 우리는 가정교육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자녀가 부모를 학대하고 내버리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야 흔치 않다 해도 중학생이 여선생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가하면 목을 조르고 얼굴에 침을 뱉는 폭행 사건도 일어났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이런 사건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문제다. 학교 교육이 먹히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이다. 원인은 한마디로 가정교육의 부재에 있다. 내 아이를 기죽일 수 없다는 막연한 보호의식이 자녀는 물론 부모 스스로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어른을 업신여기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가 우리 주변에 깔러있는 원인의 하나다. 회초리를 물리치고 ‘오냐 오냐’의 결과이기도 하다. 도덕성 결려의 자녀들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는 부모가 있다는 잘못된 의타성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인내심은커녕 난폭하고 버릇없는 아이로 커가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우리 아이들도 2008년 이곳 ‘한국촌’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 중학생들이 공창에 드나들고 있다는 충격적인 파문이었다. 아마 아이 혼자의 유학이거나 부모가 있다 해도 미처 챙기지 못한 느슨한 가정교육의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회초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회초리는 물리적인 고통을 주는 매만이 아니다. 논리적인 따끔한 질책도 아픈 매의 하나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가정교육이다. 이는 독자생존의 자립심을 가르치는 지름길이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인성교육을 첫 번째로 손꼽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반성과 고민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다음이 공부다. 사실 공부라는 것도 사람됨이 최종목표다. 인간의 기본인 도덕적 기반이 결려된 상황에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설령 운이 좋아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다고 해도 사상의 누각이 될 수도 있다. 이웃과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대상은 그리 오래갈 수도 없고 당당하지도 못하다. 이 같은 모델을 우리주변에서 흔히 보고 있다. 부도덕한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이웃을 배려하지 못하는 재벌은 형제의 난으로 풍지박살을 자초하고 있지 않는가. 결국 사람의 도리를 못하는 명예와 재력은 그만의 탐욕에 불과할 뿐이라는 교훈 말이다. 이런 점에서 공부는 두 번째라고 말하고 싶다.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문제는 학교공부를 인생의 전부라는 관념에서 한 발짝 비켜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본질일 뿐이다.
다시 말해 공부의 궁극적 목적도 행복한 삶에 있다. 행복을 얻을 수 없는 공부란 아마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무슨 공부를 얼마만큼 해야 할 것인가? 이는 각자가 지향하는 바 인생설계와 그에 합당한 목표와 실현가능성의 현실적 판단에 있다할 것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다르고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해도 알 것이다. 다만 1등만을 고집하는 공부에 집착하지 말라는 충고만 하고 싶다. 오로지 최선을 다하는 기본만 갖추면 그것으로 성공의 씨앗은 뿌렸다고 확신할 수 있기에 그렇다.
두 번째 체크 포인트는 엄마와 아빠 자신이다. 지난 해 이때쯤 세웠던 계획과 목표에 얼마나 근접하였는가? 이웃과 사회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자기 욕심에만 치우치지 않았는가. 그래서 남에게 상처주지는 않았던가? 기러기 생활에서 무엇을 알게 되었고 어떤 것이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는가. 그 물음에 대답해보자. 그리고서 2011년의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자. 가혹할 만큼의 지난 자신에 대한 검증 없이는 최상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부모와 자녀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이고 부부의 진정한 관계는 어디에서 성립되는 것인가? 향기로운 가정과 아름다운 부부의 가치관을 한 번쯤 재정립하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 가정을 이끄는 주연으로서의 올바른 역할과 방향은 어떤 것인가? 사랑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내 자녀의 교육목표는 어디에 있는가? 이렇게 진지하고 절박한 고뇌에 되도록 긴 시간을 할애해 보자.
그 다음으로 성공과 성취를 말하자. 가정을 뛰어넘어 사회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까지도 인간의 기본자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명예와 재물을 얻어야 하는 것은 사람답게 사는 기본사항임에 틀림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집착이 자초하는 사회적 가해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인성교육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생이란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다. 이 공동체에서 아주 잘사는 방법은 나눔과 양보의 정신밖에 따로 없다. 내가 조금 손해 봄으로써 상대와 더불어 기분 좋을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좋은 성과가 무엇이겠는가. 공부에서 1등만 고집하지 않는 것처럼 성공도 최고와 제일주의의 집착과 그로인한 경쟁의 고통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조용히 깊이 생각하면 충분히 동의할만하지 않는가?
이쯤에서 정리해보자. 2010년에 끝내 못다 한 일은 무엇이며 2011년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빠라면 사업의 번창, 직장에서의 위치 상승 등등...,?
엄마라면, 특히 기러기 엄마라면 공부 잘하는 자녀 키우기?
어쨌거나 지난해 설정했던 목표와 희망사항에 대해 얼마만큼 성과를 거뒀는지 깐깐하게 챙겨보자. 그리고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보자. 흔히 말하는 80점이면 우등이 아니겠는가? 부족했다면 그 이유를 찾아서 개선방향을 2011년도 과제로 다시 설계하자. 두 번 실수하지 않는다는 분명하고 단호한 설계를 작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소위 전업주부의 경우 특히 중요한 것은 가사 이외의 자투리 시간을 여유롭게 허비하지 마라는 것이다. 물론 한 숨 내쉴 수 있는 그야말로 아무 거침없는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재충전시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여유는 외려 나태와 퇴보를 가져온다. 합리적인 시간표를 짜고 실천하면 그만큼 좋은 쉼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공부가 되었든 운동이 되었던 한 가지를 골라잡아 또렷한 목표로 설정하라는 권유하고 싶다.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 하나로 원을 세우고 지체 없이 실천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내일 모레 미루다보면 영원히 이룰 수가 없다. 싱가포르에 있다면 영어나 중국어를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 된다. 2~3년 열심히 부대기면 썩 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 밖에도 귀국 이후에 활용할 수 있는 그 무엇이든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찾고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 봄직 하지 않을까? 뜻이 있으면 길은 있는 법이다. 얼마나 갈구하고 노력하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한국에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는 더욱 절실한 현안이다. 지금은 내조로서만이 머물고 있을 때가 아니다. 크게는 가족과 적게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꼭 돈벌이를 하는 것만이 최고는 아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도 좋고 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도 아주 훌륭한 삶이다.
하기 쉬운 말, 듣기 좋은 말만 골라하는 것이 아니다. 내 경험이 그랬고 주변의 성공담이 그렇다. 기회란 그리 많지도 흔하지도, 오랫동안 기다려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미리 여건을 만들고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공의 눈높이를 적정선에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높게 크게 설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때로는 포기하고 수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과도한 꿈과 희망은 탐욕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넘치지도 모자람도 없는 참한 삶의 목표가 최고다. 모자람을 채워가는 재미와 남음을 나눠 가지는 보람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봉사와 기부를 통해서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어보자. 상상만 해도 가슴 뿌듯하지 않는가?
2011년은 신묘(辛卯)년 토끼띠다. 토끼가 상징하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토끼의 하얀색은 순박한 백의민족으로 묘사되고, 끌러간 용궁에서 탈출할 만큼 영특한 지혜는 우리민족의 우월성을 상징한다.
티 없이 맑은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크게 발전하는 한 해를 설계하자.
가슴을 활짝 펴고 이렇게 큰소리 한번 쳐보자.
“나도 할 수 있다. 2011년을 기필코 나의 해로 만들 것이다.”
<25회에서 계속>
드리는 말씀 : 세월은 마음 따라 나이 따라 다릅니다. 느낌의 차이겠지요. 아무튼 2010년은 이별의 문턱 앞에 섰습니다. 결산해 보시지요. 오는 2011년은 여러분들의 큰 꿈 이루시고 대성하는 최고의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웃자님, 꽃그늘님, 훌랄라님, 한국인님, ky님, 데이지님, Tony님, 투썬즈님, 철이맘님, 화니님, 캔디님, 간띠분곰님,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시고 격려하여 주시는 따뜻한 배려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여생을 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목록
concert님의 댓글
concert (concert2580)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원을 세우라는 말씀 정말 한해를 보내는 끝자락에서 명심해서 간직하겠습니다
concert님의 댓글
concert (concert2580)입싱 1년 차 설레임반 두려움 반으로 무작정 자식교육 하나만 들고 달려와 많은 시행착오 많았지만 그래도 정신없이 버텼는데 요즘 넘 힘드네요 그리움이 밀려오네요 때마침 선생님 말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네요 앞으로 좋은 조언 부탁드릴께요 자주 이곳에서 뵙겠습니다
남강(서생)님의 댓글
남강(서생) (h12k13)concert 님 반갑습니다. 인생이란 어쩌면 '설렘과 두려움' 그자체인지도 모릅니다. 기대와 실패가 상존하니까요. 그러나 두려움은 금물입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자신감의 문제입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오로지 난간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와 의지의 문제입니다. 아픔이 큰 만큼 보람도 크기 마련입니다. 이제 어려운 고비를 넘긴 시점이라 여겨집니다. 부디 마음 굳건히 다지고 꿈과 희망을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