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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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영화관에 갔다가 싸운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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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9-06-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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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싸움 하셨네요.

극장 측의 행동이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납득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네요.
발매를 이미 했더라도, 나중에 와서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현명할 것 같은데...

꽁꽁 막혀 있는 싱가폴 문화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함께 답답해집니다.

특히나, 이들의 태도는 마지막 순간의 메니저가 한 행동 속에서도 느껴지듯이, "다음부턴 조심하라"는 훈계까지 하는 그 모습은...

님께서 바라는 것은 이번 한번, 어떻게 원하는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심정이 아니라, 앞으로도 제2의 님과 같은 경우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컸을테고, 따님에게도 그런 제도적인 모순에 대해서 적절한 표현을 하고 잘못된 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정당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도리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저는 이와 같은 문제를 싱가폴의 현실이라고 여기고 싶고, 앞으로 싱가폴의 발전의 한계성을 이런 곳에서 찾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자신의 맡은 부분만 책임을 지면 끝이라는 생각과 자신이 지시 받은 데로 행하기만 하면 고객이 어떤 불만을 토로하더라도 안중에 없는 그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지요.

제가 보건데, 이 문제의 근원적인 책임은 극장의 소유주, 심지어는 극장을 관리하는 정부에게까지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소유주의 생각이 고객 위주로, 고객의 편의성에 최고 가치를 주고 있었다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특히나 두번째 발생한 동일 좌석 이중 발매의 경우를 보건데, 전산 시스템 상의 문제나, 아니면 더 높이 가서, 혹시 있다면, 입장권에 매기는 세금 문제까지 연관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면, 기존의 발급된 좌석 번호를 취소하고 다시 발행을 해주어야 하는데, 전산 시스템이 그렇게 잘 갖추지 못하고 있다보니까, 한번 발행한 티켓은 재처리가 불가능 하고, 메니저는 담당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처리 지침을 교육 시켰을테고...

우리나라 같으면 이 정도 상황에서 "우리 시스템이 이렇게 잘못되어서 고객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시스템의 수정을 의뢰해서 불편함이 줄어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을 해주었을텐데...

이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규정이 그러니까 당신은 따라야 할 것이고, 하도 우겨서 오늘만 봐줄테니 다음부턴 그러지말라는 식으로 밀고 나가는 그 모습은 참 납득이 가지 않고, 아마도 님께서는 아직도 그 속상한 마음이 다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싱가폴 문화의 꽉 막힌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집니다.

덥더라도, 열나시더라도, 참으시고, 마음 누구러뜨리셔서 그 담당 직원의 태도에서 느낀 불편한 감정들을 훌훌 날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방학이 짧기도 했지만
>영화 한 편 못 보고 다 지나간다고 나머지 숙제를 거의 끝내가던 딸이
>오늘 저녁에 영화 보러 가자고 해서
>그래 개학하면 영화볼 시간도 없을 테니 그리하자고
>저녁8시30분 프로를 보기 위해 7시 30분에 집에서 나섰다.
>물론 거리야 걸어서도 10분이면 가지만
>미리 예약도 하고 문구점에서 학용품도 몇가지 산다고
>일찍 나선 것인데
>일요일 저녁 프로라 그런지
>표를 끊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곧 차례가 와서 표를 끊었는데
>서둘러 말한 딸이 그만 8시 30분을 9시 30분이라고 잘못 말 한 것이 화근이었다.
>
>실수로 시간을 잘못 말 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거스름돈을 받기도 전에 말을 했으니 당연 안 될 것은 상상도 못하고
>시간을 바꾸어 달라고 했지만 표를 끊어준 여직원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
>아니, 어제도 아니고 몇 시간 전도 아니고 더구나 영화가 시작된 것도 아니고
>표를 끊자마자 바로 이야기를 했는데
>왜 안 되느냐 바꿔달라 아무리 좋은 말과 좋은 인상으로 이야기를 해도
>그럴수록 더욱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들 규칙에는 바꿔줄 수 없다면서...
>정 바꾸려면 우리보고 다른 사람에게 표를 팔던지 하라는 등
>자기의 잘못이 아니고 우리의 잘못이니 절대로 안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자기 일을 하는데 사정하다가 나중에는 울화가 치밀었다.
>외국인에다가 딸은 순진하게 생겼고 그래서 깐봤는지
>정말 얄밉도록 똑같은 말만 참새처럼 조잘거리고
>사람을 멸시하는 눈길만 보낸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건 안 바꾸어줄 상황이 아니기에
>영화를 못 보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서 물러서고 싶지가 않았다
>
>좋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거스름돈 2불과 표 2장을 그대로 주면서 돈으로 주던지 시간을 바꾸던지
>둘 중에 하나를 하라고
>나도 물러서질 않았다. 물론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면서..
>굳이 영어로 말 하지도 않고 그냥 우리말로 마구 항의를 했다
>어차피 요구 사항은 다 아니까.
>그래도 요지부동!
>
>이 여자와 말다툼 해봐야 소용 없겟다 싶어서
>너의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했다, 매니저와 이야기 하겠다고,
>영화관 문이 닫힐 때까지 버틸 요량이었다.
>내 태도도 만만치 않은 것을 눈치채서인지
>내가 물러설 것 같지 않은지
>여직원은 슬그머니 뒤편 커튼을 열고 들어가더니
>5분후에 남자가 나왔다. 그 남자가 아마 매니저 인가 보다.
>
>이야기를 다 들었다면서
>표에 번호가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바꿔줄 수 없는 것이나
>오늘만은 바꿔줄 테니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한소리 한 다음에
>표에 다른 좌석을 써주면서 그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암튼 바꿨으니 됐다고 나와 남은 시간 동안 문구점에서 문구 몇가지를 사서
>시간에 맞게 들어갔더니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써 준 우리가 앉아야할 좌석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
>한동안 이를 또 어쩌나 싶다가
>영화가 시작되고 빈자리가 나면 그냥 거기가서 앉자고 하는 딸에게
>나는 아니다. 다시 매니저를 만나자고 나가서
>좌석에 다른 사람이 앉았고 그들 좌석이 틀림이 없다고 말 했더니
>자기가 좌석을 지정해서 써주는 동안 옆 창구에서 그 좌석을 끊었다며
>이번에는 자기의 실수라고 미안하다며 다른 좌석을 주었다.
>
>정말 영화 한 번 힘들게 보았고
>싱가폴에 와서 처음으로 이를 악물고  싸웠다.
>9시 30분 프로를 그냥 보자고 하던 딸,
>좌석이 없을 때 그냥 기다리자고 했던 딸도
>이번 기회에 아마 배웠을 것이다
>
>정당한 것이라면 아무리 이쪽 사람들이 그것이 자기들 법이라고 우겨도
>상식 밖의 일이라면 말은 건네 보아야하고 항의할 것은 항의하고
>사정할 것은 사정해서 타협하는 법을
>정당한 싸움에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대항해 이겨내는 법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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