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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러기 할아버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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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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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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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할아버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그 기러기들은 참 행복한 기러기들이다, 라는 생각을 갖곤 했었지요.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노력까지 더해져서 얼마나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까를 생각해보며, 때로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혀지기도 하지요.
왜, 눈시울을 붉히냐구요?
이곳에 와 있는 수많은 기러기들이 모두다 같이 할아버님과 같은 분의 사랑을 골고루 나눠 받을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참으로 합리적이고, 너무나 이성적인 판단을 해주시고, 모범적인 삶의 표본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서...
할아버지의 지나간 시간들이 한조각 한조각 다시 재조립되어 글로 표현되는 모습을 보면 한치의 빈틈없이 움직이는 정교한 기계와도 같은 느낌을 갖곤 하지요.
제가 만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할아버님을 모시고, 이곳에 한국인들을 위한 기숙사를 하나 짓고, 기숙사 사감님으로 모시고 싶은 분이기도 하지요.
이 나라에 와 있는 수많은 기러기들(추산하여 약 1만명 가까이...)이 대부분 부모와 떨어져서, 혹은 한분 부모님만 모시고, 낯선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자 애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 답답해 오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어서, 저홀로 가끔씩 큰 한숨을 들이시곤 하지요.
본인이 선택해서 왔든, 아니면 주변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왔든지 간에 이곳에 사는 수많은 기러기들이 할아버님과 같은 사랑을 나눠가질 수 있다면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높아질까, 하는 생각들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어린 시절, 영국이나 미국 관련 소설들을 읽다보면, 참 이해하기 힘들었던 기숙사 제도가 있지요. 그냥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학교를 다니면 될텐데, 왜, 나와 비슷한 그 어린 나이에 기숙사로 향해야 하고, 방학 때만 집으로 오곤 했을까?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삶의 모습이었었는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어린 시절을 상상도 못해본 터이기에, 지금도 이곳에서 마주치는 어린 학생들을 바라보면 얼마나 가슴이 저며오는지...
할아버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할머님도 빨리 쾌차하시고, 애기들도 씩씩한 모습으로 훌륭하게 잘 자라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할아버님께서도 이곳에 와 있는 수많은 기러기들에게 그 큰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봐 주시면 더욱 고맙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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