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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기러기 할아비의 이야기-(28)
- 하동파파 (sing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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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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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찾으시는 과정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컴퓨터앞에 앉습니다. 읽는내내 눈시울이 절로 쩢어듭니다. 그 한시간, 하루하루가 제가 겪었던 상황을 영화처럼 보여주고 있어서요.
.............. 내가 원하는 집을 구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되었다.
...............다음 날 환율은............. 나로 하여금 더더욱 HDB에 집착하게 했다.........
Condo, HDB, Condo, HDB,Condo, HDB, Condo, HDB,Condo, HDB, Condo, HDB....
사실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아프고 많은 걱정이 앞서지만 한편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이유는 서생 선생님 글이 과거시제라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신지는 알수 없지만 이렇게 글을 써주시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만큼 마음의 여유를 찾고 지난 일을 정리하여 그 간의 아픔을 떨치고 한편으로 이곳에 정착하고 있는, 정착하려는 많은 한국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깊은 의도가 있으리라 감히 추축해봅니다. 다는 아니라도 많이 안정을 찾고 사모님과 손자분에게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을것으로 간절히 바라고 희망합니다. 그러시죠? 선생님? (^.^)
선생님께서 산책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그래서 서생선생님의 글은 건강하고 신선하고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산책, 달리기도 좋고 수영도 좋고....운동에서 느껴지는 송긋송긋 솟는 땀방울의 소중한 가치와 값비싼 경험을 잠시 얘기해보겠습니다.
사실 몇몇 분들이 예전 저의 글을 읽으면서 저를 여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ㅋ 벼룩시장에 물건을 구입하려고 쪽지를 보내면 그런 경우가 있더라구요. 저는 싱가폴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초행수준을 걷고 있는 역(易)기러기아빠입니다. 초기투자의 돈은 당연히 한국원화를 가져왔으니 입장이 다를수 있겠죠? 물론 반대로 달러를 벌어서 보내는 기쁨도 남다르지 않습니다만. 그거야 잘 벌면야...
공부를 하는 학생이외에 이곳에 정착을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생활환경의 업그레이드를 목적으로 왔을 것이니, 물론 새로운 희망과 삶을 찾으려고 오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만, 여건상 다운그레이드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바닥을 치다 못해 굴을 파고 있는 원화의 가치를 무릅쓰고 고국에서 돈을 가져와 앞을 보기 힘든 하루 하루의 힘든 바위벽에 계란을 던진다는 것은 용납이 안되고.
한국에는 아직 내집도 있고, 자가용도 있고, 사무실도 있고, 회사 차도 있는데, 여기서 MRT와 버스, 무료 버스, 무료셔틀버스를 1순위로 찾아야 하고...한국에선 친구들과의 회식이나 직원들과 회식에서 1차,2차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싱가폴에서 한끼 2달러, 3달러를 찾고 백화점을 멀리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수고를 기쁨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 참 기구한 넉두리입니다만.
이제 사회구조를 알고 시장구조를 파악하면서 이곳 싱가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마음은 유학생이나 파견근무자와는 사뭇 다릅니다. 따지고 보면 세상은 둥글고 하나다라는 진리를 다시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느끼는 단절과 격리의 심리적 부담을 바로 받아들이고 해결하기란 그 누구도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라는 자신만의 방어법을 찾게 되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 뇌는 견지지 못하고 미쳐버릴 것이니, 거기서 파생되는 오해와 착각, 환상의 시간이 때론 1년,2년을 가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싱가폴에서 살아보지 못해으니까요. 그 기간을 견디고 지내봐야 사회와 소통을 하고 자신감을 찾게 되면 그때서야 다행히 안전한, 안정된 환경을 찾게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년반의 시간이 지났고, 처음 1년은 로컬회사 직원으로 있었고, 잠시 한국에 들어간 기간을 이래저래 반년. 사업준비와 등록 준비가 반년. 본격적인 일은 이제 5개월?
이제 처음에 보던 이국적인 열기와 야자수의 나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싱가폴은 이제 제가 사는 동네의 커다란 이름이고, 밥먹고 잠자고 일하러 나가고 쉬고 때론 싸워야하고 때론 웃어야 하고... 한국처럼 바쁘고 경쟁적이고 발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졌던 같은 꿈, 같은 행복일 것입니다. 오 싱가폴에 오기전에 다를 것이라 생각했겠죠? ^^
싱가폴이 일상으로 다가올때까지 많이 힘들 것이고 좌절을 겪는 것도 당연할 것입니다. 적응기간이 있으니까요. 축구선수들도 해외 시합을 가기위해 적응기간을 3개월을 갖는데 말입니다. 똑같은 규격에 똑같은 볼을 찰 것이고, 자신의 현재 기술과 체력에다가 자기옷에 신발을 신는데도...
우리 몸도 그런데 정신은 오죽하겠습니까. 보이지 않고 표현하기 힘들고 인정하기 쉽지 않고 그러니 바꾸기도 쉽지 않겠죠.
달리세요, 덥나요? 수영은 어떨까요? 땀을 내고 순환을 시키면 혼란은 사라지고 마음에 품은 그 무엇인가를 ,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확연하게 알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유명한 작가들 중에 달려라 땀속에 진리가 있다고.... 단순하지만 의미있는 조언을 해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들도 글을 쓰기위해 창작력을 높이기 위해 땀을 흘린다고 합니다. 수영도 좋고 산책도 좋을 것입니다. 현실을 탓하지 말고 자신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땀을 흘리면 자신을 제대로 볼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경험했고 그래서 추천합니다.
의자에서 일어나야겠습니다. 엉덩이도 아프지만요. 다음주 일정을 점검하러 물속으로 들어가야 겠습니다. 저만의 수중 서재(?)입니다. 깊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참을수 있을 만큼만 참다가 공기의 소중함이 절실히 느껴지면 나옵니다. 영영 잠수하려는 나쁜상황은 아닙니다. 걱정은 하지 마세요. 때도 밀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환경을 생각합니다. ㅋ 너무 구차하군요. 글을 끝내려니 아쉬워서요. 농담이니 깊이 느끼지 마세요. 암튼 물속에 있으면 내 스스로 삶의 욕구가 강함을 느끼고 희망을 찾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에 몸 담그러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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