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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기러기 할아비의 이야기-(6)
- 한국인 (jmhand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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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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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연세 있으신 분임에도 젊은 사람 을 능가하는 깨어있고 적극적인 모습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서로 조금씩은 다른 이유로 싱에 왔겠지만 , 자녀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야 모두 같을 겁니다.
저희는 아빠따라 오긴했어도, 안타까워하시는 부분이 어느정도 덜하긴 하지만, 역시 저희도 귀국시기며, 돌아가서의 한국 적응등 으로 고민하고 있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모두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할일 겁니다.
허드러진 벛꽃이 그립습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서로의 마음 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신 서생님 감사드립니다.
>- 조기유학과 한계 선 -
>
> 우선 가족의 이민이나 부모의 직장으로 유학할 수밖에 없는 소위 합법유학은 논외다.
> 특기자 유학도 논의에서 제외하자. 또한 이곳에서 공부를 잘하여 좋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였거나 싱가포르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경우도 물론 거론 대상이 아니다.
> 단기 영어(중국어) 연수의 경우에 한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 언어습득을 위한 유학 즉 우리나라 초등교육법이 정의하는 임의(불법)유학이 논란의 대상이다.
> 여러 번 거론 했듯이 글로벌시대에서 국제적 소통을 위해서는 세계 공용어의 습득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 그렇다고 꼭 조기유학인가?
> 의문점은 있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것도 사실이다.
> 과학적 타당성도 있다. 언어의 가장 활발한 습득능력이 4세에서 10세 전후라고 한다.
> 그런가하면 남의 것을 배우려다가 나의 것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도 있다. ‘적어도 모국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구사할 때’라고 그 시기를 못 박는 학자도 있다.
> 이유야 어떻든 지금 우리는 싱가포르에 왔고 세계통용어 영어를 배우고 있다. 중국어까지도 습득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참 대단한 열성이다.
> 대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정도로 잡고 있는 듯하다. 재미 붙으면 아예 주저앉는 분들도 더러 있다.
>
> 문제는,
> 아이들을 어떤 환경에서 공부를 시킬 것인가? 아이들은 얼마나 적응하는가?
> 우리처럼 하숙과 홈스테이를 오가다 끝내 늙은이들을 불러들어야 하는가? 애당초부터 기러기 엄마 아빠의 외나무다리를 걸어야 하는가?
> 그 어느 것 하나 옳고 만족스럽지 않다. 어느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르는 난감한 선택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실전에서도 문제는 있다. 과연 내 아이가 1년 어학연수를 해서 얼마만큼 영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데 도움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모국에서 이곳에 들어가는 비용이면 일류과외를 받을 수도 있고 그 효과는 유학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부정적인 면에서 그렇다.
>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1년이면 어지간히 귀는 트인다고 한다. 말하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길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 중요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 그러나 여기서도 욕심이다. 길 찾는 정도에 만족할 우리네들이 아니다.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그래서 1년 그리고 또 1년 보태어 가게 된다. 조금만 더 하면 1등이 될 것 같은 기대가 자꾸 붙들고 늘어지는 것이다.
>
> 이러다가 보면 자녀와 모국과의 관계가 아리송해진다.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사그라진다.
> 기러기는 더 큰 문제를 잉태하고 있다. 부부의 관계, 부자지간의 관계다. ‘공허’와 ‘그리움’이다. 일일이 여삼추(一日如三秋)인 것이다. 그 아픔의 세월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1년 2년이란 기간은 의미가 없다. 그리움은 불현 듯 나타나 가슴을 헤집고 가기 때문이다.
> 비관적인 문제의 사례는 지금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 나는 이 문제가 늘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것이다.
>
> 지금 싱가포르 기러기엄마(아빠)는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미주거주의 기러기가족은 대개 1만5천 여 명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 모국의 경제가 어렵고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지금은 기러기 가족에 있어서 더없는 고통이자 시련일 수밖에 없다.
> 다만 꼴 보기 싫은 치맛바람 안 봐서 좋고 과외공부에 시달리지 안 해 좋고 남의 시선 의식할 것 없어 편할지는 모르지만 그 비용은 너무 크다.
> 금전으로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공허’와 ‘그리움’의 비용 말이다.
>
> 그러면서 고민한다.
> 1, 2, 3년간의 어학연수로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 맛만 보고 가는 것은 아닌지?
> 그리고 스스로 달랜다.
>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도 영어 한 마디 알아듣지 못하는데 듣는 귀만 뚫려도 그게 어디냐?
> 일찌감치 외국바람 쏘이고 견문을 넓힌 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 분명 헛된 투자는 아니다. 낭비랄 수도 없다. 값진 것임에 틀림없다.
> 다만 이 대목에서도 문제는 자의식(自意識)이다.
> 자녀의 언어수학능력을 알아야 한다. 유학이라는 우월감의 자가도취에 빠져서는 안 된다.
> 영어나 중국어만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겠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가족 간의 관계, 우리 언어와 문화 그리고 인성교육까지도 고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꼬리를 잘라야 한다.
> 내가 너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측면에 포인트를 두었나?
> 나 같은 시각을 통해 우리 한 번 되돌아보자는 취지이다. 여러 의견을 이야기하고 듣고 하는 과정에서 엇비슷한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 부정적 측면을 더욱 확대하였다고 할까.
>
> 내 나름의 결론은 이렇다.
> 1. 이삼 이삼 유학(초등학교 2~3학년 때 유학, 2~3년에 마침).
> 2. 중.고등학교는 한국에서 다니자.
> 3. 유학으로 승부하겠다면 또렷한 확신이 있어야한다. 미래의 자화상도 그려야 한다.
> 세 번째의 경우는 싱가포르의 교육정책과 각국 학교간의 연계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잘 알다시피 싱가포르 교육은 철저한 경쟁체제다. 말부터 배워야 하는 우리가 적응하고 앞서가기란 결코 녹록찮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대학 졸업자가 한국에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 2:3, 2:3을 하면 골머리 싸맬 필요 없이 영어만 잘배우고 떠나면 그만이다.
>
> 내 손녀는 지난 달 만2년 반의 싱가포르유학을 접고 귀국했다.
> 이유는 이렇다.
> ‘외국어를 가장 잘하는 것은 모국어를 잘하는 것이다’라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 ‘콘도의 소음’에 대한 시비를 통역할 만큼 제법 영어를 잘했다. 그러나마 우리말과 글이 서툴러 우리말의 적절한 표현이 어려웠다. 영어끼리의 소통인 셈이다.
> 또 하나의 문제는 임의유학의 경우는 학부모 마음대로 우리나라 학교를 들락거릴 수 없도록 법이 금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중학교 진급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6학년을 마쳐야 한다.
> 즉 초등학생 때 임의유학을 하고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서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학년 1학기 초(5월) 이전에 ‘교과목별이수인정평가’를 위한 시험(국어 영어 수학 사회)을 봐서 합격해야 한다. 그 학년의 3분지 2 이상을 다녀(수학)야만 한 학년의 수료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29조에 따라 3개월 이상 장기결석한 자는 정원외로 학적을 관리하며 이런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고자 하거나 취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과목별이수인정평가위원회가 실시하는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의 결과에 따라 학년을 정할 수 있다.>
> 이 과정을 놓치게 되면 검정고시라는 힘든 절차를 밟아야 한다.
> 나는 이 같은 법적 문제보다 더 비중을 가지는 현안은 아이들의 인격형성이다.
> 부모와 자녀간의 밀착된 사랑의 교감이 곧 올바른 인격형성의 기초라고 믿고 있는 나다.
> 다음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뼈를 묻어야 한다면 중.고등학교 생활을 통한 학우간의 관계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사회생활에서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친구 세 명만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다. 그 친구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 싱가포르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느냐, 한국에서 중학교의 학적을 우선 취득하고 보느냐?를 놓고 고민깨나 했다.
>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갈등과 번민을 겪어야 했다.
> 아들 며느리는 숙고 끝에 내 뜻을 수용한 것 같다.
> 귀국즉시 과외수업을 받아 6학년 학력고사를 잘 치루고 입학하여 지금 잘 다니고 있다.
> 그리고 며느리는 ‘아버님 말씀을 듣기 잘 했다‘는 고마움도 전해 왔다.
> 나와 아들 며느리는 논리적인 논쟁이 필요하지 않다. 나의 뜻은 하나의 의견에 불가할 뿐이니까.
> 어쨌든 귀국 결정에 만족한다는데 마음이 놓인다.
> 하지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당사자인 손녀가 싱가포르의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엊그제 나와 손녀가 나눈 대화 한 대목을 그대로 소개한다.
> ‘우리 손녀 학교 잘 다니고 있다며..’
> ‘예’
> ‘새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 ‘물론이지요.’
> ‘참 좋겠다. 역시 싱가포르보다 우리학교에 다니는 게 더 좋지?’
> ‘아니요,’
> ‘왜?’
> ‘수업시간이 싱가포르보다 두 세 시간이 더 많고 학원도 세 군데를 다녀야 하니까 숙제할 시간도 없어요.’
> ‘아이구 우리 손녀 힘들겠구나. 그래 학원은 어디어디 다니는데?’
> ‘국어 수학, 영어, 중국어고요. 그리고 원어민 선생님과 전화대화 20분도 있으니까 너무 바쁘고 힘들지요.’
> 손녀의 과외를 듣는 순간 대답이 난감했다.
> 손녀는 이미 우리나라 교육환경의 문제점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 ‘아, 그래 힘들겠구나. 그런데 공부를 힘 든다고 생각하면 더 힘드니까 모르는 것을 알 수 있어 재미있다고 생각해봐...’
> 어른으로서 할아비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 손녀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 ‘영어 자격시험을 보려고 공부하고 있어요.’ <자격시험의 명칭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 이유는 국제중학교에 가기 위해서란다. 참으로 가슴이 아픈 일이다.
> <왜 또 국제중학교를 가야하나?>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천편일률적인 주입식교육이 또 다시 짜증을 불러온다.
> 더 문제는 학교선택의 문이 너무 좁다는데 있다. 영어로만 수업을 받겠다는 학생들의 욕구도 평준화 바람에 밀려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두 국제중학교가 문을 열었으나 역시 반대여론에 밀려 입시정형이나 수업형태가 일반중학교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절름발이다.
> 5편에서 말했듯이 상생의 정신이란 찾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이다.
>
> 결국 조기유학은
> 그 시작도 끝도 가름할 수없는 안개 속에서 무작정 헤매고 있는 형국이다.
>
> 여기에서 5편의 나의교육관과 흡사한 교육관련 기사 요지를 소개한다.
> 왜 미국식의 교육방식이 최고인가?
> 첫째는 반드시 대학에 가지 않아도 자기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국가의 시스템과 국민의식이 있다.
> 두 번째 재미동포 김승기씨의 컬럼비아대 박사학위논문 ‘한인 명문대생 연구’가 주목을 끈다.
> 하버드, 예일, 코넬, 컬럼비아 등 미국 14 개 명문대에 입학한 한인 학생 14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중퇴율이 44퍼센트나 되었다고 한다. 유태인(12.5퍼센트), 인도인(21.5퍼센트), 중국인(25퍼센트)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왜 그럴까?
> “학부모들의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방식이 한인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게 하는 주된 이유이며, 이것이 학교생활과 미국사회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학생들은 “중학생만 돼도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나 학원에서 보낸다. 그런 환경 탓에 한국 학생들은 자율이 보장되는 대학생활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물로 성장하기보다 남보다 뛰어난 학생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어렵사리 미국 명문대에 들어간 한국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군대처럼 일상생할을 통제 당하던 버릇 때문에 무제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곳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뒤쳐져서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보고 아이비리그 중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학문적으로 성공한 학생보다는 늘 행복한 학생을 뽑았을 때 커뮤니티 자체가 행복한 캠퍼스로 바뀐다”고 말했다.
> 요즈음 우리나라 고등학생들 중 진실로 ‘행복한 학생’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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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리는 말씀 : 5편에 좋은 의견을 올려주신 여러분께 재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6편에서도 많은 성원과 좋은 의견을 바랍니다. 힘든 유학생활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편부터 순수 생활기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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