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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亞太금융CEO 설문] 서울 동북아 금융중심 되려면 싱가포르 벤치마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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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촌 (han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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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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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창은 닫혀가고 있다. 길어야 2년 정도 남았을 뿐이다. 1980년대 모두가 도쿄로 몰려갈 때, 싱가포르는 상당한 세제 혜택을 내 걸었다. 이후 싱가포르는 동북아지역 금융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 정부 역시 싱가포르처럼 엄청난 결의를 표명해야만 할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기관 최고경영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동북아지역 금융중심도시로 서울이 도약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를 웅변한다. 아태지역 상위 15개 금융기관 경영자들은 서울이 아시아 금융중심지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어느 경영자는 “지역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도시가 바로 서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구속적이고 시장원리에 반하는 규제와 법률 관행, 낮은 영어 구사력, 호전적인(disruptive) 노조 등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을 새로운 금융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8개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이들의 육성을 권고 사항별로 들어보자.
◆법적·규범적 시스템 개혁 및 자유화
이들은 비효율적인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규제 및 세금 제도 철폐를 권했다. 계속되는 정부의 구제(救濟) 관행도 중단하고 대신 주주의 권리나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할 것, 정부 관료의 영향력과 권력을 약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어느 최고 경영인은 “한국에는 정부 규제를 악용하여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세금 인하
한 최고경영인은 “어디에서 영업을 할 것인가는 비용 및 세금 그리고 인센티브에 따라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법인세를 보자. 기업 연 소득이 1억원 미만일 때는 15%, 1억 원 초과분에는 27%가 부과된다. 개인소득세는 최저 9~최고 36%이다. 싱가포르는 법인세가 100% 감면되는 경우도 있으며, 외국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는 개인소득세를 받지 않는다. 주식 배당소득도 한국은 15% 원천징수하지만 싱가포르나 중국에서는 비과세이다.
◆노동 시장 유연성 및 노동력 질 향상
“한국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낸 사람에게 특별한 보상을 하면 사내(社內)에서 뒷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느 최고경영자의 이같은 말은 여전히 연공서열에 따른 보상이 강한 한국 기업 문화를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보장하는 시장 주도형 노동법 개발과 집행을 주문했다.
◆환율 완전 자유화
한국 외환시장에는 불필요한 행정 요건이 너무 많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었다. “한국의 외환시장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다”는 것을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법률 서비스 시장 개방
외국 변호사들도 한국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방콕의 경우, 외국인들도 당장 현지법 부문에서 일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외국 법률 법인들이 합작사 또는 단독 진출의 형태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어 사용 적극 권장
이들은 “싱가포르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기 때문에 금융 중심지가 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상하이 및 베이징 시민들의 영어 구사력도 급속히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은 여전히 영어 구사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들은 도로 표지판도 완전히 고쳐야 하며, 로마자 표기법에 일관성이 없고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했다. 영어를 제 2 공용어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영어 교육 여건을 위해 더 많은 원어민교사들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도시 계획 및 교통 기반시설 개선
신공항이 서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며, 다른 시장과의 연결성 및 입출국 때 용이성 등에서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울 도심과 공항을 잇는 전용 고속철도를 건설해야 한다.
◆외국인 생활 여건 개선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에서 외국 매체의 통로가 지금보다 더 넓게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수퍼마켓에서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외국 음식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 내 외국인학교는 정말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밖에 “한국의 주식시장은 마치 카지노판 같다” “더 많은 공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대기 오염 때문에 사람을 서울로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3.7.23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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