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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교육에서 배운다<하>] - 30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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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교육에서 배운다<하>] "돈과 두뇌를 잡아라"…

외국명문대 결사 유치
존스홉킨스 의대·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 등 6곳 들어와
리콴유 전총리 등이 나서 유치 세일즈… 유학생 6만여명

입력 : 2005.08.29 19:15 57 / 수정 : 2005.08.30 09:30 15
  
싱가포르 인구 443만명 가운데 외국인은 80여만명. 이 중 유학생 수는 8월 현재 6만6000명에 달한다. 인구당 외국인 유학생 비율에서 아시아 최고이며 한국과는 42배나 차이가 난다. 싱가포르 정부가 2002년부터 ‘경제재검토위원회(Economic Review Committee)’ 주도로 ‘허브(중심) 업그레이드화’를 생존 전략으로 정하고 ‘글로벌 교육 허브’를 겨냥한 총력 세일즈에 나선 결과이다.


지난 18일 낮 싱가포르 중심부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아예 라자가(街)에 있는 프랑스 경영대학원(MBA) 인시아드(INSEAD) 아시아 캠퍼스를 찾았다. 인시아드는 올해 초 MBA 세계 랭킹(파이낸셜타임스)에서 8위에 올라, 비(非)미국계로 런던비즈니스스쿨과 함께 유일하게 10위권에 든 명문. 부지 1만㎡, 6층짜리 건물에 7개의 대형 강의실과 20여개의 세미나실이 있다.


300명의 재학생 중 프랑스인은 11% 정도. 나머지는 5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며, 싱가포르인은 10명 미만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 학교 유치를 위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프랑스 퐁텐블로 캠퍼스를 두번이나 찾는 ‘총력전’을 펼쳤다는 점.


헬무트 슈테 학장은 “싱가포르와 홍콩, 말레이시아 등이 아시아 캠퍼스 유치에 나섰지만 리콴유 전 총리와 토니 탕 부총리 등이 파리를 직접 찾아와 끈질긴 설득을 하는데 감동 받았다”고 했다. ‘30년 캠퍼스 부지 무상임차’에 4년 동안 연구비의 50% 제공 같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인시아드처럼 싱가포르에 캠퍼스를 운영 중인 세계 수준급(world-class) 대학은 이미 6개. 페낭가의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과 존스홉킨스대 의대, 인도 방갈로르 경영대학원,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ESSEC 등이다.


미 MIT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조지아대 공대, 코넬대, 독일 뮌헨공대, 상하이(上海) 교통(交通)대, 일본 와세다대 등 20여개 대학은 싱가포르 대학들과 공동학위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호주 명문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은 싱가포르에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퍼스를 지어 2007년 문을 연다.


싱가포르가 ‘글로벌 스쿨 하우스(global school house)’ 프로젝트에 발벗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돈’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경제개발부(EDB) 케네스 탄 교육클러스터 담당국장은 “2015년부터 매년 15만명의 유학생 유치를 자신한다”며 “이 경우 경제유발효과만 37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생 1인당 생활비 등으로 매년 3000~ 8500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둘째는 싱가포르의 생존과 번영에 외국명문대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 때문이다. 글로벌 두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다국적기업 본부 유치가 가속화되고, 각국에 친(親)싱가포르 인맥 형성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40년간 영어 공용어 정책을 편 싱가포르의 장점은 유학생 등록금이 현지인과 거의 같고, 대학생 생활비가 미국이나 영국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라는 점. 1998년 1600명이던 싱가포르국립대(NUS) 유학생수는 지난해 4500명으로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조지 여 외무장관은 “18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유학생 시장에서 45%를 차지하는 ‘유학생 황금시장’인 아시아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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