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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프레레호, 사우디에 또 무너지다 (한국 0:1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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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8-1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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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17일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경기 시작 전부터 야유가 울려 퍼졌다.

전광판 비친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대표팀 감독을 향한 목소리였다. 그 뒤로도 감독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관중석에선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그만큼 팬들의 신뢰가 철저하게 무너졌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안정환 등 해외파가 가세했으니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국팀을 응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0대1 패배. 관중석은 실망으로 가득찼다.

한국은 사우디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완전히 밀렸다. 개인기와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사우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승골도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어이없이 내주고 말았다.

전반 4분 알 안바르가 헤딩슛을 할 때 한국 수비들은 그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다급해진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 김두현이 오른쪽 측면으로 움직이고, 최전방 공격수 안정환이 왼쪽 측면까지 파고들며 공세를 가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 수비 때는 공격수 2명만을 남기고 모두 가담한 사우디의 밀집 수비를 뚫는데도 실패했다.

감독 전술에서도 판정패였다. 지난해 5월부터 사우디 지휘봉을 잡은 아르헨티나 스타플레이어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은 한국을 꿰뚫고 있었다.

한국 공격진의 변화에 따라 스리백(3-back)과 포백을 번갈아 썼다. 사우디의 공수 전환도 우리보다 훨씬 더 빨라 역습도 자꾸 허용하는 모습이었다. 사우디 미드필더의 한 템포 빠른 공격 가담에 한국 수비진은 우왕좌왕했고, 상대의 거친 태클과 밀착 마크에 쉽게 흥분하기도 했다.

해외파를 불러들였지만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전진 패스가 잘 안되고 볼 앞에서 자신감이 없다 보니 볼을 돌리는 데 급급, 패스 미스도 잦았다. 사우디는 4승2무(승점 14)로 조 1위, 한국은 3승1무2패(승점10)로 조 2위.

한국은 이날 발표된 FIFA(세계축구연맹) 8월 랭킹에서 지난달보다 2계단 하락한 23위를 기록했다. 독일월드컵까지 10여개 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풀어야 할 숙제가 더 쌓인 것 같다.

2005.8.17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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