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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은 지금 출산율과 전쟁 (싱가폴 여성 1명당 1.2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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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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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을 둘러싸고 세계가 씨름 중이다. 선진국은 경제 타격이 우려될 정도로 출산율이 격감하고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은 인구가 치솟아 2050년 세계인구 약 90억명 중 9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전세계적 ‘인구 재분배’, 즉 대대적인 이민행렬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선진국, 낮아서 고민=지난해 여성 1명당 출산율이 1.26명을 기록한 싱가포르는 비상에 걸렸다. 국력을 보존하기 위해 매년 5만명은 태어나야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고작 3만5천명이다. 이외에 독일은 1.40명, 스웨덴 1.65명, 호주 1.75, 일본 1.29 한국 1.19명 등이다. 비정부기구인 월드워치는 전 세계 인구 14%가 거주하는 32개국에서 인구증가가 멈췄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사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중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25년 일본의 나이 중앙값은 50세를 넘으며 9명 중 한명은 80세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44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도 39세로 높아져 급격한 고령화가 불가피하다.

유럽은 현 인구상태로 2050년을 맞을 경우 1%의 초라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는 예측했다. 미국은 이민수용을 통해 선진국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며 2%의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다.

◇개도국, 높아서 고민=매해 증가하는 전 세계 인구 7백70만명 가운데 절반이 인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개도국 출신이다.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도 여성 한명이 보통 6~8명의 자녀를 낳는다. 에이즈가 변수지만 출산율이 워낙 높아 짐바브웨나 보츠와나 등 인구는 여전히 증가할 것으로 UNDP는 예측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젊은층을 수용할 일자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어 제2의 ‘인구론’의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예일 세계화연구소의 조지프 차미는 “인구집중으로 향후 개도국의 도시가 2배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취업 및 의료 등 수요가 충족되기 어려워 사회 내부압력이 증가, 정치적인 불안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선진국으로의 이민은 그 해결책이다. 유럽의 경우 현 경제수준을 지탱하기 위해 오늘날 사하라 이남지역 등에서 유입되는 이민인구를 5~10배로 늘려야 한다는 OECD의 권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장 마리 르펜 등 극우파들의 텃세가 만만찮다.

◇국력 변화도 가능할까=미기업연구소(AEI)의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인구증가가 국력도 바꿀 수 있다”고 폴리시리뷰(2월호)에서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19세기 독일과 프랑스다. 초반 독일 인구는 프랑스보다 적었으나 후기에는 프랑스인 1명당 독일인 1.5명꼴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산업근대화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미국 역시 200년동안 인구를 50배로 늘리며 세계 헤게모니 장악의 바탕을 마련했다.

2004.8.27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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