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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車 VS 수출車 ‘같은듯 다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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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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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자동차와 내수용 자동차는 어떻게 다를까?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훨씬 좋을까? 국내 소비자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수출용 차량과 내수용 차량 간의 차이점을 짚어본다. 또 수입차량 중 국내용과 현지에서 판매되는 차량 간의 차이점도 살펴보았다.

◆같은 점

수출용 자동차와 내수용 자동차의 철판 두께는 정말 다를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동차 철판이 두꺼우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 같은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은 ‘잘못 알려진 상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자동차 강판 두께를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분할 경우 금형과 조립 라인을 별도로 제작해야 하고, 그럴 경우 생산 비용이 두 배나 더 들어가기 때문에 철판 두께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자동차 해외상품팀 안기석 과장은 “겨울철 염화칼슘을 많이 사용하는 추운 지방이나 고온다습한 국가에 수출되는 차량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한층 강화된 도금 강판을 사용할 뿐 철판 두께는 전 세계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안전성 문제 역시 수출용·내수용이 똑같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국산차들은 모두 수출용·내수용 구분 없이 미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에 따라 생산되고 있다.


◆다른 점

하지만 다른 점들도 많다. 대부분 수출국의 현지 법규와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에어백 장착은 법적 의무 사항이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산차들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에어백을 장착한다.

수출용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엔진이 국산차보다 큰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가 엔진 규모가 작은 차량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반면 수출국에는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혜택이 없는 국가로 수출될 경우 소비자가 선호하는 엔진 사이즈를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국내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베르나의 경우 1500㏄ 엔진이지만, 유럽에는 1600㏄엔진이 탑재된다. 그만큼 차량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 유럽으로 수출되는 차량들은 의무적으로 헤드램프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능을 부착해야 한다. 트렁크에 과도한 짐을 실을 경우 차량 후미에 무게가 쏠리면서 헤드램프 빛이 마주오는 상대편 운전자의 시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대(對)유럽수출용 차량 후미에는 반드시 안개등이 부착돼 있다.

거꾸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법규에는 있지만 유럽에는 없어 차가 다른 경우도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트렁크 안에서 트렁크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레버가 반드시 들어 있다. 사람이 트렁크에 갇혀서 못나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유럽에는 이 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차량 트렁크 안에 레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도로사정이나 소비자 취향 또는 기후 때문에 사양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유럽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주로 하드서스펜션이 장착된다. 도로 포장 상태가 양호한 데다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이다.

또 인도에 수출되는 차들은 국산차보다 차체 높이가 10~20㎜ 높다. 비포장 도로가 많다는 점 때문이다. 이 밖에 중동이나 열대지방으로 향하는 차량에는 에어컨 기능이 강화된다. 또 러시아에 수출되는 차량 밑바닥에는 이중삼중의 부식 방지 코팅을 한다. 유럽용 수출차의 경우 운전자가 오디오 세트를 뺄 수 있게끔 착탈식 오디오세트가 장착된다. 유리창을 깨고 오디오만 훔쳐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 법규 미비로 자동차 기능이 다른 경우도 많다. BMW 7시리즈나 벤츠·아우디는 자동차가 돌 때 바퀴의 각도에 따라 전조등의 방향이 바뀌는 기능이 있지만,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고 있다. 또 운전자 앞 유리에 계기판의 주요 정보가 표시되는 것도 국내법에 저촉돼 BMW 5시리즈는 독일에서 판매되는 것과 국내용이 다르다.

2004.5.13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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