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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거침없는 빌딩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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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촌 (han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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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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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투기자본과 달리 장기투자에 집중
싱가포르 자본의 서울시내 빌딩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를 구입한 MPI를 비롯해 GIC(싱가포르투자청)·GRA·아센다스 등 싱가포르계 자본이 갖고 있는 서울시내 대형 빌딩은 10여개, 1조원대에 이른다. 외환위기로 가격이 급락한 빌딩을 사들였다가 최근 시세차익 실현에 나선 미국계 자본과는 달리, 싱가포르계 자본은 지속적으로 국내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투자청이 주도
외국자본 중 국내 빌딩 구입의 선두주자는 GIC. 싱가포르투자청은 지난 99년 송파구 신천동 시그마타워(330억원)를 시작으로 2000년 중구 회현동 프라임타워(490억원)와 무교동의 파이낸스센터 빌딩(3555억원)을 사들였다. 작년과 올해에는 모건스탠리로부터 무교동 현대상선빌딩(430억원)과 코오롱 빌딩(760억원)을 인수, 한국 빌딩 투자액만도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81년 싱가포르 정부가 갖고 있는 외환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GIC는 출범 당시 자본금은 3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운용자산 규모가 2000억달러(약 230조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투자청은 최근 이랜드 계열 2001아울렛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대우종합기계 인수 의사도 밝히는 등 빌딩 이외 부문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부동산 펀드인 GRA(최근 프라이코아로 개칭)도 중구 순화동 삼도에이스타워, 서린동 광주은행빌딩, 용산구 동자동 게트웨이타워, 강남구 역삼동 한솔빌딩 등을 사들였다. GRA는 주로 연기금을 운영하는 펀드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 정부 자금을 운영하는 아센다스도 2002년 신문로 씨티은행 빌딩(560억원)을 인수했다. 현재 싱가포르 자본이 서울 광화문의 대형빌딩에 대한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임대료 수익 노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빌딩 60여개가 외국인들에게 넘어갔지만 대부분이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펀드였다. 단기펀드는 빌딩을 싸게 사서 2~3년 보유한 후 가격이 급등하면 여지없이 팔아치운다. 하지만 싱가포르계 자본은 연기금이나 정부자금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겨냥한 장기펀드. 부동산 전문가들은 장기펀드 입장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빌딩정보 업체인 샘스의 원웅재씨는 “중국은 국가위험도가 높고 일본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한국이 아시아 빌딩시장에서는 투자메리트가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펀드는 철저한 임대관리로도 유명하다. 역시 빌딩정보 업체인 알투코리아 이현주 팀장은 “비싼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고급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1~2년간 사무실을 비워둘 정도로 장기적 관점에서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5.7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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