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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습하고 더 따뜻한 날씨, 기후 변화가 뎅기열 전파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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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촌 (r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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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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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습하고 더운 해 중 하나였습니다. 연간 총 강수량은 장기 평균보다 8.1% 많았으며, 연평균 기온은 2019년과 2016년과 함께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습니다.
2025년 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싱가포르는 중앙아시아에서 불어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발생한 몬순 급습(monsoon surge)으로 인해 지속적인 폭우를 겪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세 번째 국가 기후 변화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폭풍우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지고 강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는 모기의 번식과 뎅기열 같은 질병의 전파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우는 정체된 물웅덩이를 더 많이 만들며, 이는 뎅기열을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2024년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뎅기열 사례는 13,600건 이상으로, 2023년에 비해 36%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국립환경청(NEA)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뎅기열 환자 수는 1990년대 이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0년과 2022년에 기록적인 대규모 발병이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기후 변화와 뎅기열 발생률 간의 연관성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으며, 사례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적으로 500만 건 이상의 뎅기열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보고에 따르면, 2024년에는 이 숫자가 1,400만 건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다음은 기후 변화가 뎅기열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요 분석입니다.
1. 변화하는 기후 패턴이 뎅기열 확산에 미치는 영향
기후 변화로 인해 세계가 더 따뜻하고 더 습한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뎅기열은 고온다습한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였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북미와 유럽과 같은 온대 지역에서도 뎅기열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지면서 모기가 더 넓은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이동(climate-driven range shifts)으로 불리며, 모기가 고지대 및 고위도로 서식지를 확장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경제 지역(European Economic Area)에서는 2022년 71건이었던 뎅기열 사례가 2023년에는 130건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2020년과 2021년 동안 보고된 총 73건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 중 수분 저장 및 방출량이 7%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폭우와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강우량 증가로 인해 고여 있는 물웅덩이가 늘어나면 모기 유충(애벌레)과 번데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실제로 모기의 생애 주기 4단계 중 3단계(알, 유충, 번데기)가 물속에서 진행됩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인간의 이동도 뎅기열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2. 기후 변화가 바이러스 복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 변화는 모기의 번식 환경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뎅기 바이러스의 복제 속도 또한 가속화합니다.
뎅기 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유전자만을 가진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숙주(모기 및 인간)의 세포 복제 기구를 이용하여 증식합니다.
온도가 상승하면 분자 간 반응 속도가 빨라져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이 더욱 원활해집니다.
모기가 피를 빨아들인 후, 뎅기 바이러스는 모기의 *중장(midgut)을 감염시키고 타액선(salivary glands)으로 이동하는데 약 8~12일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온도가 상승하면 이 과정이 단축되며, 모기가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는 감염성 상태로 변하는 시간이 더 짧아지게 됩니다.
3. 싱가포르에서 뎅기열 억제의 어려움
싱가포르의 모기 방제 프로그램은 1970년에 공식 도입되었습니다.
보건부(MOH)는 초기부터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는 뎅기열이 말라리아보다 더 많은 어린이 사망을 초래하는 주요 감염병이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방역 정책이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싱가포르에서는 뎅기열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 뎅기열 발병이 5~8년 주기로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성공적인 방역 정책이 오히려 집단 면역 감소를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Dengvaxia와 Qdenga 두 가지 뎅기열 백신이 존재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Dengvaxia만 사용이 허가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뎅기열 대응을 위해 백신 접종, 진단 및 치료, 방역 활동 강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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