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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견 요청] 메이드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고..
  • 베리굿 (a282man)
  • 질문 : 72건
  • 질문마감률 : 2.78%
  • 2014-06-04 21:14
  • 답글 : 0
  • 댓글 : 12
  • 3,871
  • 8
안녕하세요?

오늘 회사 끝나고 집에 돌아와보니, 와이프가 심각하게 저랑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앉아서 들어보았더니, 저희 집에 있는 메이드가 오전에 집에 전화를 한 후,
펑펑 울면서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고 꼭 좀 도와달라고 그랬답니다.

저희가 싱가폴 온 이 후 세번 째 쓰고 있는 메이드인데, 인도네시아에서 왔구요, 굉장히 성실하고
일을 잘 하는 친구입니다. 사실 첫 번째 메이드는 필리핀에서 온 친구였는데,
저희가 싱가폴 물정도 모르고, 메이드를 어떻게 다루는 지도 모를 때였어요.

지금과 완전 비슷한 스토리로 필리핀 메이드가 3달치 월급을 땡겨달라고 했고,
저희는 울며 불며 사정하는 모습에 "한국인의 정이 있지." 하면서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부터 태도가 돌변하고 배째라 하고 일을 안 해서 바로 돈 떼이고 
내 보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 제가 와이프의 얘기를 처음 들을 때도 처음에는 "또...또...또...뻔한 스토리"
하면서 들었어요. 그런데, 말씀드린 것 처럼 워낙 성격이 착하고, 순수하고, 착실한 아이이거니와 
너무 절박하고 간절하게 "제발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말을 합니다.
도와주면, 본인이 은혜를 잊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을 하겠다고...

심정적으로는 너무 도와주고 싶습니다. 3,000불을 땡겨달라고 하는데,
저도 현재 가정 형편이 완전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제가 사고 싶은 거 덜 사고 (헤드폰),
외식 횟수도 줄이고 하면, 도와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이게 거의 5~6개월치 월급인데, 과연 이걸 받고 나면 이 친구의 입장에서는
일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은 동기가 생길까? 그리고 만약에 돈을 이번 달에 빌려주었는데,
만약에 만약에 수술이 잘 안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그 땐 또 집에 보내 주어야 할 것
같고, 그 다음에 집에 가서 안 돌아오면, 저로서도 방법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냥 3,000불 없는 셈 치고, 불우이웃도 돕는데, 그래도 지난 6개월 동안
동거동락한 아이의 아버지를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 싶으면서도 
예전의 첫 메이드에 대한 아주 안 좋은 기억때문에 빌려주고도 저나 와이프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염려가 되네요. 

여러분이시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시겠습니까? 혹시 제가 주의 깊게 살펴 볼 점이나, 
돈을 빌려줄 시에 어떤 증명 같은 걸 받아놔야 하는 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비싼 싱가폴 병원비에 3,000불이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이런 걸 가지고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제 처지가 한심스럽기도 하네요. 
여러분들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꼭 필요한 질문, 정성스런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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