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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훈훈한 이야기 하나
- avalanche (jenny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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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7-0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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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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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나 기부 처럼 세상에 희망을 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냥 넘기기에는 아쉬워서 어떡할까 하다가 이 게시판이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에 함 적어봅니다.
어제 싱가폴 친구들과 한식당에 갔었는데요. 한 명은 한국에서 교환 학생으로도 공부한 적이 있는 친구였습니다. 제가 싱가폴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이상하게도 먹는 것마다 알러지 반응을 보여서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는 말에, 그 주변을 30분이나 찾아서 가까스로 가게 된 한식당이었습니다.
저희는 음식을 이것저것 시켜서 잘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가지 좀 아쉬운게 있었다면 음식이 나오기까지 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저희가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일하시는 분께서 오늘은 음식이 좀 늦게 나올 수 있는데 양해해 주세요. 라고 말을 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식당예약이 너무 많았다거나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으셨겠지요. 그런데, 저희 식사가 다 끝날즈음 한 분이 오시더니, 오늘 저희 서비스가 많이 않 좋았으니 음식 값을 받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저희는 놀라서 정말이냐고 했고, 결국 저희는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service charge 만 좀 남기고 나왔습니다.
제 싱가폴 친구들은 무척 의아해 하며 한국 식당에서 보통 이렇게 하냐고 했고, 저는 저도 여기서(싱가폴)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경험상 상당히 드문 경우라고 했습니다. 제가 해외에 좀 체류를 했었는데요, 그 곳에서는.. 예를 들어, 음식에 이물질이 발견되면 새 음식으로 다시 주문할 수 있고 그 음식 값은 받지 않는 서비스는 있는데, 단지 음식이 늦게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식당 측에서 음식 값 전체를 받지 않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좀 놀라고 조금 감동도 했다고 할까요.
싱가폴 친구들과 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 이야기를 하며, 싱가폴 식당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식당 주인분이 상당히 양심적인 분이시다, 한국의 서비스 정신은 참 배울만 하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며 왔답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만찬을 무료로 즐긴 저희로서는 당연히 온갖 찬사를 쏟아내고도 남을 상황이었지만, 이번 일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어디를 가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별일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이곳 이민사회에는 참 양심적이고 정직한 한인분들이 있으시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소한 일이긴 하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마음 훈훈한 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꼭 필요한 질문, 정성스런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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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발자국님의 댓글
발자국 (emedcjunice)잘 읽었습니다. 외국에서 나와 생활하다 보면 특히 한인끼리 베푸고 돕는 일은 작은 일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되더군요 ^^
언제나 행운님의 댓글
언제나 행운 (wisethink)저는 지난 주에 반대되는 경우를 경험해서 참 마음이 씁쓸했었는데 이런 훈훈한 얘기를 들으니 정화되는 느낌이에요. 지난주 모처럼 짠순이인 제가 큰 마음 먹고 그나마 싱가폴에서 유명하다는 탄종파가 A호텔에 있는 ㅎ이란 음식점엘 갔었는데, 갈비찜이랑 삼계탕을 시켜서 애들이랑 나눠먹는데 손가락길이만한 "비닐조각"이 나오더라구요... 매니저를 불러달라 했더니 아무도 없답니다. 최대한 점잖게 설명하였으나...... 결국 나올 때까지 할인은 커녕, 사과조차 없더군요. 맘속으로 다시는 안 가리라 마음 먹었지만, 서비스차지는 괜히 주었다고 속으로 꿍얼거렸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avalanche님의 댓글
avalanche (jennyelee)아, 그러셨군요.. 더군다나 호텔에서 서비스가 그래서 맘 상했겠어요. 저 같았으면 아마 소리 지르고 난리 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어휴. 그런건 빨리 잊어버리세요.. 저는 그 식당이 아마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곳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고, 혹시 주방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생각도 해 봅니다. 아마 그 곳에 다시 가도 지난번 서비스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 식당 주인분의 양심적인 행동은 정말 감동 이었어요.
가으리님의 댓글
가으리 (yonil10)저도 탄종파가 ㄷ음식점에서 요리를 시켰는데 구데기같은게 나오고 아무조치도 없어서 씁쓸했는데.. 음식값할인 , 다시음식을 가저다주는것도 아니구 사과도 없었구 일행분들이 다 아무문제 삼지 않길래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