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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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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의 몸살림 이야기〈55〉몸살림의 인체학, 고관절 ①
고관절은 여러 관절 중 하나?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주춧돌 역할을 한다. 척추가 기둥이라면 주춧돌인 고관절이 잘못돼서 기울면 기둥도 자연히 기울 수밖에 없게 된다. 기둥이 기울면 서까래도 기울고 하면서 건물 전체가 기울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건물이 기울면 머지않아 폭삭 주저앉지 않을 수밖에 없다. 건물의 수명은 이것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체인 인간의 몸은 무생물인 건물과는 다르다. 생명체는 자연적인 수명이 다할 때에는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그 전에는 죽지 않으려고 사력(死力, 죽을힘)을 다한다. 그렇지 않은 생명체는 이 지구상에서 생명체로서 종을 유지해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자연은 냉정하기 짝이 없어서 죽지 않으려고 기를 쓰지 않는 종은 이 지구상에 남겨 놓지 않았다. 죽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하는 종도 급격하게 환경이 바뀌면 멸종하게 되는 법인데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 종까지 살려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춧돌에 해당되는 고관절이 틀어지면 기둥에 해당되는 요추, 흉추, 경추는 자신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하늘을 향해 직립해서 서 있으려고 한다. 직립을 하지 못하면 중력의 작용을 받고 있는 몸이 너무나 불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허리가 꼬부라지기 시작하는 노인은 항상 뒷짐을 지고 걷거나 서거나 하게 되는데 이것은 앞으로 구부러지는 몸을 뒤로 젖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 봐야 고관절과 흉추 7번을 바로잡지 않으면, 그리고 등을 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몸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대세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처럼 늙어서도 수직으로 서려는 노력은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노력 덕분에 늙어서 꼬부랑 노인네가 되기 전에는 척추는 외양상으로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게는 된다. 물론 늙어서도 모두 꼬부라지는 것은 아니고 꼬부라지려고 할 때에도 고관절과 엉치, 흉추 7번을 바로잡고 2번 방석숙제나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충분히 꼬부라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어쨌든 외양상으로는 수직으로 서 있지만 벽돌 모양으로 생긴 척추는 원래의 질서정연한 정렬 상태에서 벗어나 삐뚤빼뚤하게 놓여 있게 된다.
이것은 고관절과 엉치를 바로잡아 허리를 똑바로 세워 놓고 나서 보면 눈으로도 충분히 식별이 가능해진다. 주춧돌이 비스듬하게 기울어 있을 때에는 척추도 삐뚤빼뚤하게나마 이에 맞추어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지만 이제 주춧돌이 똑바로 놓이게 되면 척추는 이에 따라 기울어져 있는 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몸을 바로잡아 줄 때에는 기본적으로 고관절을 먼저 바로잡고 엉치를 바로잡은 후에 허리가 똑바로 선 상태에서 그 위에 있는 흉추와 경추를 바로잡는 순서로 하는 것이다.
어쨌든 척추가 잘못되는 이유는, 그리고 척추가 잘못돼서 여러 가지 질환이 오는 이유는 바로 이 고관절이 잘못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몸에 오는 병의 최소한 90% 이상은 이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때문에 사람의 몸을 바로잡아 줄 때 항상 고관절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곳을 바로잡지 않으면 엉치 위에 있는 척추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고관절 밑에 있는 무릎관절이나 발목관절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설사 바로잡힌 것 같더라도 금방 다시 틀어지게 된다. 항상 고관절과 엉치를 바로잡아 골반이 원래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위도 잡히고 그 아래도 잡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이같은 관점이 별로 없다. <머크 매뉴얼>에서는 고관절을 총 23개 섹션 가운데 "Section 5. 근골격계 및 결체조직 질환" 중에서도 Chapter 49. 관절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접근법에서 고관절부라는 소항목으로 다루고 있다. 고관절은 관절질환을 많이 일으키는 곳인 팔꿈치, 어깨, 무릎 다음에 다루고 있는데 그 뒤에는 척주(脊柱)에 관해서 다루고 있다. 아마 현대의학에서는 관절질환이 일어나는 곳이 이 다섯 군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취급했을 것이다. 어쨌든 고관절은 관절질환을 일으키는 곳 중에서도 중요성이 한참 떨어지는 곳쯤으로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 몸을 산산이 조각내서 보는 전형적인 현대의학의 방법론에 따른 것이므로 별로 이상하게 여길 필요조차 없다. 우리 몸 전체를 하나로 보지 못하고, 부분의 합이 전체이므로 부분은 각기 따로 보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원인은 찾지 않고 증세에 따른 치료만 하고 있는 현대의학이 으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 몸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고관절이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많이 섭섭해 할 얘기지만 현대의학은 고관절도 여러 관절 중 하나로 볼 뿐이다. 그 중에서도 관절질환을 일으키지 않으면 취급할 필요도 없을 터인데 그래도 다행히 질환을 일으키니까 그러한 곳 중의 하나로 끼워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현대의학은 참으로 사람의 몸을 평면적으로 보는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입체적으로 원인과 결과가 정연하게 하나로 얽혀 있는 몸이 아니라 별 관련이 없는 여러 기관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머크 매뉴얼>을 보면 총 23개의 섹션이 서로 관련 없이 1. 영양 질환, 2. 내분비 및 대사 질환, 3. 소화기계 질환, 4. 간 및 담도 질환, 5. 근골격계 질환. 6. 폐 질환 (…) 등으로 나열돼 있는데 왜 이런 식으로 구분을 해야 하는 것인지 도대체가 알 수 없게 돼 있다. 엄밀한 인과관계나 총체적인 체계 없이 대충 비슷한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대로 나열해 놓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실제로 이 <매뉴얼>의 "머리말"이나 "100년의 역사"를 읽어 보아도 왜 이렇게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다만 "100년의 역사"에서 100년 동안 17판을 낼 때까지 의학이나 화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이 있을 때마다 내용을 확대하고 보충해 왔다는 얘기만 나올 뿐이다. "100년의 역사"에 나와 있는 다음과 같은 구절은 현대의학이 치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한 측면에서 잘 보여준다.
우리의 기억력은 상쇄되기 쉽다. 특히 많은 일을 생각하고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그러하다. 최고의 치료 방안을 찾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치료 방법들을 상기한다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하다. 그러나 의사는 즉시 상황을 판단하고, 그로 하여금 단순하게 처방할 수 있게 하는 단순 기억이 의사가 필요로 하는 전부이다. Manual의 의도는 임상에 관한 많은 약들을 내놓아, 의사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것을 의도해 왔다. 이러한 의도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의사는 몸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왜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지 원인을 캐고 이에 대해 적절한 처방을 내는 것이 아니라 굵은 글씨로 표시한 곳에 나와 있는 대로 "즉시 상황을 판단하고, 그로 하여금 단순하게 처방할 수 있게 하는 단순 기억이 의사가 필요로 하는 전부"인 것이다. 의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어떤 증세일 때에는 어떤 처방을 해야 하는지(어떤 약을 먹여야 하는지) 상기시켜 주는 단순 기억인데 이 <매뉴얼>은 이런 의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탄생했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1999년에 이 <매뉴얼> 초판이 나올 낼 때나 17번 째 개정판을 내는 2000년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구절을 읽다 보면 인간의 지적 체계가 조롱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파푸아뉴기니의 밀림 속에 사는 원시부족이 이런 소리를 한다면 이해를 해 줄 수 있겠지만 최고로 과학적인 의학을 자부하고 있고 실제로 세계에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현대의학이 이렇게 무책임한 발상에 근거하고 있다면, 도대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게 어디 있겠는가. 어떤 증세에는 어떤 약을 먹여야 하는지 단순 기억에 의존해서 치료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 현생 인류가 이 지구상에 출현해 10만 년 동안 줄곧 쌓아 온 지적 역량이 겨우 이 정도라는 것이다. 원인도 모르고 단순하게 달달달 외운 지식에 의거해서 처방을 하는 것이 의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달달달 외우는 데 이 매뉴얼이 한몫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사람의 몸에 대한 이해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고 있다.
병의 시작은 고관절이 어긋나면서부터
전에 편두통에 대해 한번 검토해 본 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이 예를 가지고 얘기를 해 보기로 하자. 과연 어떤 증세에는 어떤 약을 처방하는 이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이를 통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대의학은 편두통의 원인을 전혀 모르고 있다. 알고자 하는 노력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처방은 있다. 두통에는 그냥 진통제가 처방이다. 진통제를 먹으면 머리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현대의학에서는 이것으로 소위 치료가 된 것으로 얘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통(鎭痛)이 된 것이지 나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편두통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진통 효과가 사라지면 또 머리가 깨지는 듯이 아파진다. 이때에도 현대의학에서는 진통제를 먹으라고 한다. 실제로 편두통이 있는 사람 중에는 별 방법이 없으니 수십 년 동안 진통제를 먹어 온 사람도 많이 있다. 이에 대해 현대의학은 이렇게 얘기한다. "요새는 기술이 발달해서 중독성이 없는 약을 만들어 내는데 중독성이 없는 약은 평생 먹어도 상관이 없다." 과연 그럴까? 수십 년 동안 이 약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데 중독성이 없으면 무엇 하는가. 중독성이 없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것인지 원인을 밝히고 그 원인을 제거해 줌으로써 사람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한다.
장기간 계속되는 편두통은 오른쪽 목이 접질려 있기 때문이다. 접질린 오른쪽 목의 독맥을 왼쪽 손으로 오른쪽 주먹을 감싸 쥐고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45도 각도로 툭 쳐 주면, 이때 대개는 "s" 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면서 접질린 목은 바로 빠져 나와 제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오른쪽 귀 위에 있는 독맥을 쳐 주면 이곳이 눈물이 날 만큼 아프기는 하지만 그 즉시 지끈지끈 쑤시던 머리는 정상으로 돌아간다.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다.
편두통의 직접적인 원인은 오른쪽 목이 접질려 근육이 굳어서 신경을 누르니까 두뇌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당장 머리가 아픈 증세는 사라진다. 그러나 목을 잡아 주었다고 해서 이후 편두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목뼈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쉽게 틀어지기도 하지만 쉽게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한다. 오랫동안 목이 접질려서 편두통을 앓았다면 이것은 목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어깨가 틀어져도 어깨근육이 목근육을 잡아당겨 목을 접질리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개는 등이 굽어 등에서 목근육을 잡아당기기 때문에 목이 접질리게 된다. 목이 오랫동안 접질려 있다면 이는 대개 등이 굽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등이 굽은 사람은 목이 자라목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등에서 목을 잡아당겨 목이 접질려 있기 때문인 것이다. 목이 접질려 짧아져 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면 자라목이 된다. 자라목은 선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목이 접질려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면 등은 왜 굽는가? 12개의 흉추 중에서도 변곡점의 역할을 하는 것이 7번인데 등이 굽은 사람은 대개 이 흉추 7번이 밑으로 내려가 있다. 흉추 7번이 밑으로 처져 있으니 그 위에 있는 흉추가 함께 밑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등이 굽은 사람은 반드시 이 흉추 7번을 바로잡아 주어야 등을 제대로 펴기가 쉽다. 2번 방석숙제는 바로 이 흉추 7번 밑에 방석의 접힌 부분을 놓고 접히지 않는 부분을 허리 쪽으로 향하게 하고 10~15분간 만세 자세를 하고 누워 있는 것인데 그러면 굽은 등이 점차 펴지게 된다.
그러면 흉추 7번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밑으로 내려앉은 것일까? 그럴 리가 없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가 없다.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1cm 정도는 보통이고 심한 사람은 3cm 이상까지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무엇이든 땠으니까 연기가 나는 것이다. 바로 골반이 밑으로 말려 있기 때문에 흉추 7번이 내려앉은 것이다. 골반이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있어야 허리에 힘을 주고 정상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데 허리로 힘을 주지 못하니까 흉추 7번으로 힘을 주다가 이 뼈가 내려앉는 것이다.
또 이런 사람은 허리에 힘을 주지 못하고 허벅지에 힘을 주게 된다. 허벅지레 힘을 주려면 그쪽에 근육이 필요하니 엉덩이의 근육을 가져다가 허벅지에서 쓰게 된다. 소위 허벅지 비만이라는 것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허벅지가 굵어서 고민인 사람을 잘 보면 모두 엉덩이가 밋밋하다. 허벅지는 옷을 찢고 나올 만큼 두껍고 팽팽한데, 엉덩이는 사과처럼 봉긋 솟아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처럼 펑퍼짐하다. 근육을 허벅지에 내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고관절만 바로잡아 주면 금방 허벅지 사이즈가 2~3인치 줄어들어 찢어질 것처럼 팽팽하던 바지가 약간은 헐렁해진다. 그리고 한 달간만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허리를 세우면 허리로 힘을 주게 되면서 허벅지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사람의 몸이란 게 이렇게 오묘한 것이다. 허벅지가 굵어졌다고 해서 허벅지 비만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이는 오묘한 몸의 원리를 모르고 스스로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허벅지 비만이 아니라 허벅지 이상 정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살이 찌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찾아서 우선 정말로 위험한 것인지 아닌지를 분별하고 위험한 것에 대해서는 원인별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운동량이 부족해 흡수한 에너지만큼 소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살이 찐다는 기계론적 발상에 머물고 있으면서 에너지 타령이나 하고 있고 비만이 당뇨, 뇌졸중 등 무서운 병의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면서 사람들한테 겁을 주고 있다.
골반은 왜 밑으로 말리는 것일까? 여기에도 역시 원인이 있다. 원인 중에서도 아주 분명하게 직선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현대의학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확률적 또는 통계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1 대 1로 대응하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양자역학의 확률적 인과관계와 비교하면서 이를 결정론적 인과관계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부르든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인과관계는 1 대 1 대응관계라는 것만을 분명하게 못 박아 두고 싶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편두통 ← 오른쪽 목의 접질림 ← 굽은 등 ← 흉추 7번의 내려앉음 ← 골반의 밑으로 말림"은 모두 1 대 1 대응관계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보면 골반이 밑으로 말리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1 대 1 대응관계가 성립한다.
그렇다고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고 해서 모두 다 골반이 밑으로 말리는 것은 아니다. 고관절이 안쪽으로 틀어지면 후굴이 이루어져 거꾸로 위로 말리는 경우도 생긴다. 일반인에 비해 엉덩이가 너무 큰 사람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골반이 위로 말리면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서 크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아주 드물고 대개는 밑으로 말려서 엉덩이가 펑퍼짐하게 된다. 어쨌든 고관절이 틀어져서 골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왕 내친 김에 그러면 고관절은 왜 틀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고관절이 틀어지는 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고관절이라고 해서 아무런 이유 없이 틀어질 리는 없을 것이다.
우선 한 가지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여자들의 경우 치골이 틀어지면 거의 자동적으로 고관절도 함께 틀어진다는 것이다. 치골이 틀어지면 치골과 연결돼 있는 장골(옆골반)도 원래의 위치에서 약간 어긋나게 된다. 고관절이란 이 장골과 넓적다리뼈가 연결되는 지점을 이르는 것인데 장골이 어긋나게 되면 넓적다리뼈와 연결되는 지점이 어긋나게 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치골이 틀어지고 바로 고관절도 틀어지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가 남자보다 체형에서 많이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화병이 훨씬 많은 것도 여자의 경우 치골이 틀어져 고관절이 틀어질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고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할아버지보다 훨씬 많은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치골 때문에 여자가 남자보다 고관절이 틀어질 가능성이 더 많고 이로 인해 여자가 남자보다 병으로 시달릴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어머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떨어져 있는 치골 때문에 여자들이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치골이 틀어지지 않아도 고관절은 얼마든지 틀어질 수 있다. 필자는 관절 일반이 틀어지는 이유를 몸과 마음이 불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고관절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몸과 마음의 불일치라고 하니까 굉장히 어려운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로 그런 것은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딴생각을 하다가 틀어진다는 것이다.
알기 쉬운 예로 러닝머신을 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필자는 러닝머신 타는 것을 절대로 권하지 않는데 이것을 타다가 고관절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러닝머신을 자신에게 적합한 속도로 맞추어 놓고 적당하게 걷고 있다가도 고관절은 쉽게 틀어진다. 러닝머신을 타다가 여기에 몰두하기만 하면 좋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갑자기 딴생각이 나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식 교육문제가 생각날 수도 있고, 직장 승진문제가 생각날 수도 있고, 남편이 술 많이 먹고 들어와 속 썩인 일이 생각날 수도 있다.
머신 타는 데 몰두할 때에는 고관절에 힘이 들어가 설사 기계와 사람의 속도가 많이 맞지 않더라도 고관절이 틀어질 염려는 없다. 힘이 들어가 있을 때에는 반탄력 때문에 외부에서 힘이 가해져도 관절이 쉽게 틀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문제는 딴 생각을 하게 되면 힘이 완전히 빠지게 된다는 데 있다. 관심을 근육에 집중해야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인데 관심이 딴 데 가 있으니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힘이 완전히 빠져 있을 때에는 머신이 돌아가는 힘에 밀려 고관절이 툭 하고 틀어지게 된다.
이런 원리로 해서 평상시에 생활을 할 때에도 고관절은 틀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몸이 움직일 때에는 먼저 마음을 먹고 나서 그 마음에 따라 몸이 준비를 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일치돼 있어 근육이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갑자기 뒤에서 아는 사람이 부르면 근육은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 마음이 앞서 휙 뒤를 돌아보다가 고관절이 틀어지기도 한다. 택시에서 내릴 때 거스름돈을 받으려고 거기에 신경을 쓰면서 발을 밖으로 내딛다가 고관절이 틀어질 수도 있다.
고관절만이 아니라 관절 일반이 이렇게 해서 틀어진다. 교정을 할 때에는 이러한 원리를 역으로 이용한다. 힘이 빠져 있으면 살짝만 힘을 가해도 뼈가 움직인다. 그러면 틀어져 있던 뼈를 간단하게 원위치로 돌릴 수 있게 된다. 이와 반대로 상대방이 힘을 주고 있으면 교정자가 큰 힘을 가해도 근육의 반탄력 때문에 뼈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힘을 주고 있는 상대방의 척추를 누르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갈비뼈에 금이 가는 것이야 3주간만 심한 운동 하지 않고 조심하면 붙어 버리니까 별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은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게 된다. 이런 원리 때문에 교정을 할 때에는 우선 상대방이 긴장하지 않도록 유도를 하고, 그리고 상대방이 힘을 주기 전에 전광석화처럼 움직여서 틀어진 뼈를 바로잡아야 한다.
고관절이 틀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허리를 세우고 고관절 근육을 강화해서 쉽게 틀어지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다. 허리가 심하게 아픈 사람 중에는 고관절을 바로잡아도 습관적으로 바로 쉽게 다시 틀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사람은 필자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해도 다시 틀어져 고통이 하도 심하니까 또 찾아온다. 필자는 이런 사람을 냉대한다. 1번 방석숙제와 걷기숙제를 제대로 꾸준히 하면 고관절이 쉽게 다시 틀어지지 않는 것인데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서는 필자에게 기대려고 하기 때문이다. 건강은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몸을 바로잡아서 스스로 얻는 것이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무시하고 남한테 기대서 건강을 얻어 가려는 것을 필자는 제일 싫어한다.
이렇게 편두통도 기본적으로는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그러니 진통제로 편두통을 없애려고 하는 발상 자체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緣木求魚)" 처사에 지나지 않게 된다. 고관절부터 바로잡아야 편두통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편두통이 장기간 지속돼 온 사람은 다른 곳에도 탈이 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몸의 주춧돌에 해당되는 고관절이 틀어져 있어 다른 곳도 틀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에 비만을 다룰 때 한번 쓴 적이 있지만 비만으로 인해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오는 것이 아니라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에 등과 허리, 목이 굽어 비만과 함께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이 함께 올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원인과 결과를 다룰 때 확률적 인과관계로 보기 때문에 생기는 현대의학의 오류가 발견된다. 사람 몸에 대해 확률적 인과관계 운운하는 것은 실은 약이 사람의 몸을 낫게 할 확률이 몇 퍼센트라는 것을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까지만 적용시키면 더 이상의 오류는 범하지 않게 될 것인데 현대의학은 헤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이를 모든 분야로 확대 적용시킴으로써 자신이 설 땅까지 아예 파 버리고 말았다.
더구나 이런 질병을 유전적 확률로 다룰 때에는 이런 방법론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가를 알게 해 준다. 뼈가 틀어지고 근육이 굳고 신경이 약해져서 생기는 병을 가지고 유전적 질환이라고 한다면 이 어찌 웃지 못할 현실이 아니겠는가.
이 병에는 이 약이라고 외워 놓고, 환자가 오면 진단을 해서 이 약을 먹으라고 쉽게 권하게 하기 위해서 <머크 매뉴얼>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것이 현대의학의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필자는 필자 자신도 치료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라는 개념 자체를 아예 폐기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원인이 자기 자신의 내부에 있는데, 외부에서 약물을 주입한다고 해서 몸이 건강을 찾을 수 있겠는가. 몸을 펴면 건강해진다. 그러면 내부에서 힘이 솟아올라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필자가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에 대한 잘못된 개념, 바로 돈을 주고 약이나 식품 같은 것을 먹어서 건강해지려고 하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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