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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디0312 (cb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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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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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53〉몸살림의 인체학, 공명 ④
화병을 보는 법

지난 회에 이어 화병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좀더 알아보기로 하자. 헬스코리아라는 사이트에 나와 있는 내용을 가지고 현대의학에서 일반적으로 화병을 어떻게 보고 있고, 그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먼저 짚어보자. 이 사이트 역시 현대의학의 일반적인 이해방식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정신과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화병은 "우리나라 특유의 질환으로" 보고 있다. 그 원인은 "억눌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지속되어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억눌린 감정이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연결이 안 되는 것을 연결이 되는 것처럼 논리적으로 비약시켜 놓고는 오만하게도 과학적이라고 자부하는 어리석은 행태가 여기서도 또 한번 나타난다.
화병이란?

화병은 우리나라 특유의 질환으로 억눌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지속되어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어 가슴의 답답함이나 이물감 등을 호소하는 질병입니다.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은 사람들이 볼 때에 이렇게 설명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이 만인의 보편적인 의학이 되려고 한다면 사람들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대의학처럼 스스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권위로 누르려고만 하지 말고 자연과학적인 의학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자연과학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도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마십시오"라고 하거나,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측만증이나 목디스크(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만) 같은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바른 자세를 가지십시오"라고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 병원에 가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언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는가 의심만 들게 하고, 어떤 것이 바른 자세인지 설명도 안 하면서 바른 자세를 가지라고 하니 도리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만 준다.

어쨌든 그 다음에는 화병의 원인이 좀더 자세하게 나와 있다.
화병은 왜 생기나요?

화병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가 반영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활상에서 겪게 되는 강한 스트레스에 대해 분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생활상에서 겪게 되는 강한 스트레스에 대해 분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 화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앞의 얘기를 부연 설명한 것인데, 스트레스가 아니라 강한 스트레스에 대한 분노를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 아니라, 그 스트레스로 인해서 생긴 분노가 분출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억압되면서 쌓인 결과로 화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강한 스트레스에 대한 분노는 또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 문구는 별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스트레스가 생길 때에는 공연히 화가 나게 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이 대목을 보면 한방에서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른 얘기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사상의학의 방법으로 질병을 보는 메드시티라는 사이트에서는 화병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화병의 원인은 외부로부터 받은 충격을 바로 표현을 하든지 아니면 이해를 하여 풀어 버려야 하는데,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가슴에 쌓아 두면 이것이 점점 쌓여서 화병으로 변합니다.

남편과 시부모와의 갈등, 직장의 갈등, 가난, 사회적 소외감 등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이루어지거나, 자녀나 가족을 잃게 되는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것을 풀지 못하고 마음속에 남으면 가슴에 쌓여서 화병이 됩니다.

한방 식으로 표현하면 화(火), 양방 식으로 표현하면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이것이 풀리지 않고 쌓여 있으면 화병이 된다는 얘기이다. 이 정도로 이해하고 화병의 증상에 대해서 헬스코리아에 나와 있는 내용을 더 보도록 하자.
화병의 증상은?

정신적 요소가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데, 조금만 긴장하여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꿈을 자주 꾸고, 잠이 깊이 들지 않으며, 귀에서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거나 귀가 멍한 느낌을 받으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거나, 몸이 피로하고, 오후만 되면 얼굴이 일시적으로 화끈거리며, 때로는 몸에 한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식은땀을 흘리기도 하고, 활동이나 과로한 경우에는 더욱 심해지기도 합니다.

"정신적 요소가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데"라는 표현만 빼놓고는 대체로 화병이 있는 사람들의 증세를 어느 정도는 틀리지 않게 서술해 놓았다. 이 외에도 몸에 나타나는 증세로는 소화도 잘 안 되고, 변비나 설사 증세도 나타나고, 때로는 배를 움켜쥐고 떼굴떼굴 굴러야 할 정도로 배가 아픈 경우도 있다는 것 정도가 추가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음에 나타나는 증세이다. 전회에 쓴 것처럼 화병이 있는 사람은 몸만 괴로운 것이 아니라 지독한 소외감을 느껴 외로워하고 가까운 지인(知人)들을 원망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몸만 괴로우면 그래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 세상이 모두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생각까지 드니 정말로 세상 살아가기가 싫어진다.

이런 부분을 위의 설명은 완전히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JOINS헬스케어 사이트에 화병의 증상에 대해 "그 밖에 신체증상으로 두통,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과 정신증상으로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등이 자주 나타나고 잘 놀라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써 놓았듯이 이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현대의학에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 헬스코리아 사이트에서 실수로 이런 증상을 뺐을 뿐일 것이다.

어쨌든 현대의학은 화병을 스트레스라는 정신적인 원인이 신체와 정신에 모두 병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치료의 방법도 정신, 즉 스트레스를 푸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헬스코리아 역시 그러한 경향을 다음과 같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화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화병의 예방과 처치를 위해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스트레스 대응 방법을 세우는 것입니다. 명상이나 등산, 화초 가꾸기, 음악 감상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나 취미 생활로 정신적인 안정을 도모하며, 또한 고함을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방법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정신 치료나 적절한 약물 요법을 통한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활 가이드

스트레스 대처법: 자신만의 스트레스 극복 요령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이나 취미 생활도 좋고 마음에 맞는 친구와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고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하면 정신과를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아 보십시오.

한마디로 말해서 스트레스를 풀라는 것이다. 자기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화병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 병원에 가면 "스트레스를 푸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화병을 해소하는 데 완전히 틀린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히 이런 방법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당장 괴로울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면 답답하던 기분도 풀어지고 아프던 몸도 많이 나아지기는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일시적으로 화병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방법은 화병의 원인을 보는 법부터 잘못돼 있어 원인을 제거하는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방식이다. 원인을 보지 못하니,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다.

화병은 스트레스라는 정신적 원인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스트레스 풀라는 해법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세상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게 될 뿐인 것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하고 싶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태가 정말로 싫지만, 그래도 이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

공명이 막혀서 화병이 온다

공명을 다루는 곳에서 화병 얘기를 하고 있으니 눈치 빠른 독자 분들께서는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화병은 공명이 막혀서 오는 것이다. 필자는 무애 스님께 그렇게 배웠고, 또 화병이 있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화병은 공명이 막혀서 온다는 것을 수없이 많이 확인해 보았다.

공명이 막혀서 오는 것이니, 화병에 대한 해답은 공명을 트이게 하는 데 있다. 그 이후 꾸준한 운동을 통해 너무 심하게 앞으로 굽어 있는 몸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필자는 치료 개념을 거부한다고 했는데, 화병 역시 약물이나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몸이 너무 심하게 틀어져서 오는 병인데 화학물질을 투입하거나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한다고 해결이 되겠는가. 몸살림운동에서 얘기하는 방석숙제와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몸을 똑바로 펴는 것이 화병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동안 필자에게 "내게 화병이 있습니다" 하는 소리를 하면서 찾아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필자가 찾아온 사람의 몸의 상태를 보고 화가 차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을 뿐이다. 몸이 심하게 굽어 있고 공명이 꽉 막혀 있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명이 꽉 막혀 있으면 이미 화병으로 진행돼 있거나 앞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잎에서 한번 쓴 얘기이지만, 공명이 막혀 있다는 것은 몸이 앞으로 심하게 굽어 있어 위를 필두로 해서 그 밑에 있는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밑으로 처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처져 있으면 서로가 누르고, 또 누르니까 눌린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화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위가 처지면 보통 위하수(胃下垂)라고 하는데, 그러면 위가 무기력해지면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 그러면 병원에서는 일단 소화제를 주는데 소화제를 먹어 보아야 해결될 리가 없다. 그러면 이번에는 위에 사는 헬리코박터 박테리아 때문이라고 하면서 약을 먹으라고 하는데 그래도 해결은 되지 않는다. 그러면 그것 참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으로 끝을 낸다.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때 소화가 안 되는 것은 위가 아래로 처져 있어서 생기는 현상이니까, 위를 원위치로 올려주면 되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한 것이다. 그러면 소화가 너무나 잘된다. 위를 올려 주는 것은 공명을 터 주면 된다. 공명을 쳐 주면 위는 금방 제 위치로 돌아가고, 하수가 돼서 딱딱하게 굳어 있던 위는 금방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무기력해져 있던 위는 금방 활동성을 되찾는다. 위가 잘 움직이니 소화가 잘될 수밖에 없다. 물론 위가 소화를 잘 못 시킬 때에는 흉추 4번에서 위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곳도 잡아 함께 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위는 완벽하게 제자리를 잡고 너무나 잘 소화를 시킨다.

신장이 처지면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흡수한 물질 중에서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서 오줌으로 만들어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걸러내지 못한 것은 간에서 분해하게 된다. 따라서 간에 부담이 간다는 것은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지 못하면 이 물질이 온 몸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면 자고 일어나서 손과 발이 뚱뚱 붓는다. 신발을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붓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하지정맥류라고 부르는 증세까지 온다.

몸에 불필요한 물질이 돌아다니는 데다 공명이 막혀 깊은 복식호흡이 안 되니 산소가 부족해지게 되고, 그러니 몸에서 기력이 떨어진다. 조금만 일을 해도 금방 피로함을 느끼며 만사가 귀찮아지기까지 한다. 무언가 하긴 해야 하는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소장이 눌려서 굳어 기능이 떨어지면 아랫배가 아프면서 소화가 잘 안 된다. 아랫배가 아플 때에는 소장이 굳어 있다고 보면 된다. 대장이 굳어서 연동운동이 잘 안 될 때 밑으로 내려 보내는 기능이 떨어지면 변이 쌓여 변비가 되고, 잡아 놓는 기능이 떨어지면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변을 바로 쏟아 버리므로 설사가 잦아진다. 과민성대장염이라는 것은 실은 대장의 연동운동 중에서 잡아 놓는 기능이 떨어져 주르르 쏟아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장이든 소장이든 대장이든 공명을 터 주면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고 굳어 있던 것도 부드럽게 풀린다. 아래로 처져 있으면서 굳어 있어 손가락으로 누르면 아프던 신장은 공명이 트이자마자 바로 위로 올라가 부드러워지면서 아무리 눌러도 아프지 않게 된다. 굳어 있어서 역시 손가락으로 누르면 아프던 소장도 공명이 트이자마자 부드러워지면서 꾸르륵꾸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정상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눌러도 아프지 않게 된다. 대장 역시 바로 풀리면서 그 동안 있었던 설사나 변비 증세가 점차 사라진다.

어깨가 앞으로 처져서 가슴이 좁아져 있으면 심장이 팽창할 때 가슴에 부딪쳐 제대로 팽창을 하지 못하니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조금만 긴장해도 가슴은 두근거리고 조그마한 소리나 기척에도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때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하는데 심하게 불안할 때에는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기도 한다.

호흡은 가슴이 좁아져 있는 데다 명치 있는 데가 막혀 있어 짧은 흉식호흡을 할 수밖에 없니 항상 가슴이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람은 당연히 손발이 차고 몸에 한기를 쉽게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열이 머리로만 몰려 땀이 얼굴과 머리에만 나는 상기(上氣)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화가 위로 뻗어서 상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산소가 부족한 가운데에도 가장 중요한 기관이고 심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두뇌에 먼저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에 머리에서만 열이 나고 땀이 나는 것이다. 두뇌에서 산소를 먼저 써 버리니 다른 곳은 열을 내지 못하게 돼서 차가워지는 것이다.

등이 구부러져 있고 그로 인해 목도 틀어져 있는데 목의 오른쪽이 틀어져 있으면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목의 왼쪽이 틀어져 있으면 이명현상이 나타나거나 눈이 침침해지기도 한다. 이런 것을 가지고 두뇌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목을 바로잡고 등을 펴면 이런 현상은 모두 사라진다.

이렇게 화병에 걸렸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세는 분명하게 이유가 있어서 나타나는 것이다. 정신적인 이유로 몸에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명백하게 몸에 탈이 나서 몸이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정신적인 이유로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면 왜 그렇게 나타나는지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비약해 버리고 말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공명이 막혀 있을 때 정신적인 증세가 나타나는 기제 또한 분명하게 설명한다.

우선 화병에 걸리면 위에서 열거한 증세가 거의 다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쓰지 않았지만 심지어는 허리가 아파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화가 극도로 찰 때 이를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있어도 화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서 목숨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몸이 너무나 괴로운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정말로 세상 살아가기가 싫어진다.

이렇게 몸이 괴로우니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짜증은 일이 안 풀릴 때에도 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몸이 편치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몸이 편하면 일이 안 풀려도 그렇게 심하게 짜증이 나지는 않는다. 짜증이 나니 신경질을 부리지 않을 수 없게 죈다. 가슴이 좁아져 심장이 압박을 받으니 때대로 불안해지기도 한다. 이런 것을 정신적인 반응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실은 두뇌의 정신적인 반응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하나인 생명체가 편치 않을 때 나타내는 반응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내 몸이 항상 괴로우니 신경질을 넘어서 남을 원망하기까지 하게 된다. 항상 몸이 괴로운 상태에서 고립감, 소외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아픈 나를 알아주지 않는 지인들을 원망하게 되는 것이다. 지인 중에서도 더 몸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이 더 스트레스를 줄 것이고, 그래서 더 가까운 사람, 바로 시집식구들을 원망하게 되다. 급기야는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길렀던 사랑하는 자식들까지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등과 목이 틀어지면 흉수와 두뇌가 잘 연결되지 않으므로, 중추신경계의 최고사령관 격인 흉수의 지시가 그 최고 참모 격인 두뇌에 잘 전달되지 않게 된다. 자야 할 때 흉수가 자라고 지시해도 두뇌가 그것을 잘 접수하지 못하면 두뇌는 계속해서 돌아가게 되므로 생각은 많아지고 눈만 말똥말똥해져 불면증에 걸리게 된다. 등이 구부러지고 목이 틀어져 흉수와 뇌수가 항상 잘 연결이 되지 않으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정신적인 증상이라는 것은 이렇게 두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흉수와 뇌수가 잘 연결 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화병이 주로 여자에게 나타나는 이유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화병은 주로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남자들에게 화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물게만 나타난다. 그 원인도 간단하다. 공명이 막혀 있는 여자를 보면 거의 대부분이 치골이 틀어져 있다. 치골이 위로 틀어지면 위로 올라간 만큼 공간이 넓어지는데, 중력의 법칙 때문에 그 넓어진 공간으로 오장육부가 밀려 내려오게 된다. 바로 공명이 꽉 막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공명이 꽉 막혀 있어도 스스로 몸을 펴려고 노력하면 화병으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데다가 공명이 막히면 몸이 괴로우니까 몸을 더 굽히게 된다. 몸이 괴로우면 몸을 펴야 편해지는 것인데, 몸이 괴로우면 맥이 빠지니까 더 굽히게 된다. 몸을 더 굽히니 몸의 상태는 더 나빠진다. 이것이 주로 치골이 틀어져 있는 여자 분들에게 화병이 나타나는 원인이다.

여자들의 경우 경험적으로 보면 출산한 여성 중 30% 이상은 치골이 틀어져 있다. 또 심하게 몸이 불편한 사람은 대개가 치골이 틀어져 있다. 좌골신경통이라는 잘못된 병명을 가지고 있는 병으로 다리를 고통스럽게 질질 끌고 다니는 나이든 여자 분들은 거의 다 치골이 틀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면 된다. 산부인과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아이를 낳고 바로 치골을 바로잡아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든 이에 비해 남자는 좌와 우의 치골이 붙어 있다. 치골이 틀어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오장육부가 밑으로 밀려 내려오지도 않는다. 여자들보다 공명이 막힐 확률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공명이 완전히 꽉 막히기보다는 조금씩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는 여간해서는 화병으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 중에도 공명이 꽉 막혀 화병에 걸리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이는 여자의 경우에도 치골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화병이 생기는 일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몸을 구부리고 살고 있는 것이다. 치골이 틀어지지 않았어도 너무 몸을 심하게 구부리면 공명이 꽉 막히면서 앞에서 열거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신적인 이유가 작용하기도 한다. 아주 심하게 실망하거나 너무 화가 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앞으로 구부러진다. 구부러지면 몸이 괴로우니까 바로 위에서 말한 대로 더 구부러진다. 너무 굽다 보니 공명까지 꽉 막힌다. 이런 원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현상이 있다. 지금까지 누차 한 얘기이지만 우리 몸을 볼 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얘기이다. 치골이 틀어지면 거의 틀림없이 고관절이 틀어진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골반이 처지거나 비틀리거나 해서 틀어진다. 그러면 요추도 삐뚤빼뚤해질 뿐만 아니라 흉추도 제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게 된다. 특히 흉추 중에서도 변곡점 역할을 하는 7번이 밑으로 함몰되는데 그러면 그 위에 있는 흉추가 내려앉으면서 등이 굽게 된다. 등이 굽으면 목을 잡아당겨 경추가 접질리거나 삐면서 틀어진다. 이것이 화병의 여러 증세가 나타나는 원인이다.

이 과정은 치골은 틀어지지 않고 고관절만 틀어져 있어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확률적으로 상당히 많이 떨어질 뿐이다. 남자들 중에 화병으로 몸져누워 있다가 죽는 경우도 생기고 자살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은 확률적으로 많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병이 있어도 몸져눕기만 하지 않으면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는데 누우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병이 없는 생사람도 누워만 있으면 병이 생기기 마련인데, 하물며 화가 차 있는 사람이야 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아프면 아플수록 일어나서 몸을 펴려고 하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인 것이다.

필자가 몸을 펴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심지어 정신적인 증세로 잘못 알고 있는 화병조차도 실은 몸을 너무 구부리고 살고 있어서 나타나는 증세이기 때문이다. 아니, 화병은 몸을 너무 구부리고 살아서 생기는 병인 것이다.

화병과 관련해서 다시 한번 스트레스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화병이 생긴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작년에 이미 몇 회에 걸쳐 자세하게 썼기 때문에(당시 연재한 글들은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 몸은 스스로 낫는다(上•下)>는 이름으로 올해 4월에 출간됐다)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가기로 하겠다.

스트레스라는 것은 외부의 직접적인 공격이나 위협에 방어하려고 할 때 인간이 무의식중에 취하는 자세 때문에 생긴다. 도망을 가든 싸우든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한꺼번에 큰 힘을 내기 위해서 웅크려야 한다. 큰 힘을 내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뛰어야 하고 상황을 명석하게 판단하기 위해 피는 머리로 몰려야 한다. 이럴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소화가 안 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하는 온갖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공격이나 위협을 받지 않을 때에도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몸을 구부리는 것 자체가 큰 힘을 내려고 웅크리는 것과 같은 자세인 것이다. 몸을 구부리면 가슴공간이 좁아져 호흡이 답답해지고, 뿐만 아니라 심장이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니 급하게 뛴다.

현대인들은 노동의 형태나 공부하는 자세로 인해 몸이 앞으로 심하게 굽어 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도 스트레스 받는 자세를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몸을 펴고 살아가면 스트레스 비슷한 것을 받아 가며 살아가지 않게 되는데 몸을 늘 구부리고 있으니까 몸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도 늘 찌푸둥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라고 하는 말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의 원리를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늘 스트레스 받는 자세를 취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권하고 싶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라"고 하지 말고, 대신 "구부린 몸을 펴고 살라"고 권하라고. 이것이 사람들 몸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말이다.

이제 다시 서양 사람들에게는 화병이 나타나지 않고 한국 여자 분들에게만 주로 나타난다는 지난 회의 얘기로 돌아가 보기로 하자. 서양 여자라고 해서 치골이 틀어지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화병과 같은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도 분명히 원인이 있을 것이다.

무애 스님께서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화병에 잘 걸리는 것은 자기 아이를 너무나 지극하게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이에게 젖을 먹일 때 아이를 끌어올려 아이의 입을 젖에 갖다 대고 먹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굽혀 아이의 입에 젖꼭지를 갖다 대고 먹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이를 우악스럽게 안아 올려 젖에 갖다 대다 보면 척추가 틀어져 아이에게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어머니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아이를 위해 몸을 구부리니 공명이 막혀 화가 차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 뿐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몸을 굽혀 어른들을 공경했다. 어른들 앞에서는 항상 몸을 굽혀 존경의 염을 보였다. 이는 우리의 미풍양속이었다. 그러나 미풍양속이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몸의 고통을 수반케 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이었다.

여기에서 서양 사람들의 자세에서 중요하게 눈여겨보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거의 다 보행기를 탔고 좋지 않은 도구,즉 의자나 침대를 이용해서 앉고 누웠기 때문에 대개가 어렸을 때부터 고관절이 틀어져 있고 몸이 심하게 굽어 있다. 우리나라도 점차 이런 모양을 닮아 가고 있어서 걱정이지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 어렸을 때부터 굽어 있어 몸이 항상 불편한 상태에서 사는데, 이들은 이렇게 불편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살아간다. 이런 상태에서 조금 더 몸이 굽었다고 해도 특별한 느낌을 받지 않고 살아간다.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어렸을 때에는 몸이 반듯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여자의 경우 주로 아이를 낳고 나서 치골이 틀어졌다. 반듯한 자세에 상쾌한 기분을 가지고 살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갑자기 몸에 이상이 왔다는 것을 느낀다. 한국의 여자 분들이 화병을 특별한 것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 사람들에게 화병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난 번에 수족냉증에 대해서 설명할 때 언급했던 것처럼 서양 사람들은 수족냉증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가 근래에 와서야 이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 말하자면 그런 증세가 있어도 그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화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은 문화의 차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이들에게는 우울증, 조울증 등 소위 정신질환이 많이 있는데 사실 이런 질환과 화병이 넘을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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