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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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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의 몸살림 이야기〈40〉치료인가, 스스로 낫는가? 1
왜 낫지 않는가?
K여사가 쓴 다음 사례를 읽어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뭐 이렇게 길게 끌다가 그렇게 싱겁게 끝나는 얘기가 다 있어? 제기랄. 그렇다. 몸이 아프다는 게 대개는 이렇게 아주 싱거운 것일 뿐인데, 세상에서는 약이다, 수술이다, 침이다, 건강식품이다 해서 별의별 방법을 다 써서 치료를 하고 있다. 대개는 이렇게 싱겁게 끝낼 일을 가지고 장시간에 걸쳐 고통을 당하면서 온갖 부산을 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산떠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겪고 있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원인을 모르니 낫지를 않는다. 원인을 알고 있어 치료를 받으면 언제쯤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만 한다면 지금 당장의 고통은 아무리 심하다 하더라도 그래도 참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인을 모르면서 이렇게 하면 나을 확률이 몇 퍼센트라고 막연하게 얘기를 하면서 약을 먹이고 수술을 하고 있다. 아픈 사람으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K여사는 이런 과정을 다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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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을 떠올리면 오늘의 나는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3년 전에는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해 보지도 희망을 가져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01년 11월 등산을 갔다가 바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떨어졌습니다. 개인병원에서 X-Ray촬영을 해 본 결과 선천적인 것인지 다쳐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꼬리뼈가 조금 꺾여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물리치료를 권했지만, 그보다는 침이 좋을 것 같아 한의원을 다니면서 침을 맞았습니다. 한의원에서는 고생을 좀 할 거라고 했는데, 허리가 많이 아프기는 했으나 그래도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했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7월경에는 차츰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아져 산에 올라가 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질 것 같아서였습니다. 운동 중에서 돌 위에서 윗몸 일으키기를 한 달 정도 한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 서서히 꼬리뼈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꼬리뼈가 아프니 앉아 있기가 불편했습니다.
8월에는 갑자기 꼬리뼈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앉아 있으려면 7~8cm두께로 두툼하게 무엇인가 밑에서 치받치고 있는 듯한 둔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츰 통증이 심해져 드디어는 너무 아파 전혀 앉아 있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었습니다. 허리에다 허벅지, 종아리, 발뒤꿈치까지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서 오래 서 있기도 힘들게 됐습니다.
개인병원에 가 보았더니 상태는 너무 심한데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면서 큰 병원으로 가 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면한 대학병원에 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고 MRI, CT, 뼈 사진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꼬리뼈가 약간 꺾이고 디스크 1, 3, 4, 5번이 약간씩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 가지고 그렇게 통증이 심할 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하고 소염제와 진통제만 복용하라고 주었는데, 먹어 보아야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10월에는 한의원에 다니면서 한약을 복용하고 3개월 동안 침을 맞았는데, 그 덕분인지 전혀 앉아 있지는 못했지만 차츰 걸을 수는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걸을 때 허리와 다리의 통증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방바닥은커녕 의자에도 전혀 앉아 있지를 못했고, 식사를 하려면 밥은 항상 서서 먹어야 했습니다. 이때에는 항상 서 있거나 드러누워서 지내야 했기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장애인이 얼마나 부러운지 몰랐습니다. 저렇게 앉아 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혀 앉지를 못했기 때문에 병원에 다닐 때에는 통증이 심해 오래 서 있기 힘들어도, 그래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서서 다녀야 했고,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에는 항상 주사실이나 의자에 누워서 순번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통증이 심한 날에는 항문에서 열이 나면서 주변이 짓무르고 곪아 고통이 몇 배 더했습니다. 이렇게 심하게 아플 때에는 진통제를 먹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때 제일 아프던 치골(癡骨) 부위에 비닐봉지로 싼 얼음주머니를 1시간 동안 올려놓고는 통증을 삭히게 되는데, 차갑다는 감각도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2003년 5월에는 도저히 통증을 이기지 못해 극한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대학병원 마취과에 가서 척추와 꼬리뼈에 신경차단주사를 6회 맞아 꼬리뼈로 오는 통증을 차단해 버린 것입니다. 그 결과 허리와 다리의 통증은 없어졌고, 병행해서 근육이완주사를 맞으니가 엉덩이의 심한 통증도 사라졌습니다. 걷는 데도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그러나 앉으면 무엇인가 치받는 듯한 둔탁한 느낌은 7~8cm에서 2~3cm 두께로 약간 얇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앉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신경을 차단하면서 주사한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은 달덩이처럼 동그래지고, 몸에는 털이 자라고, 얼굴과 목 부분의 근육은 굳어 가고, 손과 발에서는 수시로 쥐가 나고 저절로 멍이 들고, 담이 자주 걸려 많이 고통스러웠습니다.
9월에는 신경을 차단한 지 3개월이 넘어가자 차단이 풀리면서 먼저 허리에 다시 통증이 오기 시작됐습니다. 꼬리뼈도 서서히 더 아파 오고, 다리까지 당기기 시작하고, 전혀 앉지를 못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신경차단 시 오는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을 한번 경험해 본 저로서는 아무리 아파도 다시 신경을 차단할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방법을 찾다 보니 통증에 좋다는 IMS(intra-muscular stimulation: 근육내자극치료)요법도 시술을 받아 보았으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후 뼈에 좋다는 가시오가피와 알로에 약술 등 여러 가지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하다가, 인터넷에서 유명한 척추전문 병원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나와 비슷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다는 강남의 W병원이 있어 큰 기대를 가지고 문을 두드렸으나 눈물만 흘리고 나왔습니다. MRI사진을 보면서 하시는 말씀이 뚜렷이 나타나는 증상이 없어 통증이 심한 원인을 못 찾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1월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더 실력이 있다고 얘기를 들은 바 있는 강남의 A병원을 찾아갔습니다. 1차 검사를 받고 나서 신경과 과장님은 1년에 1명 있을까 말까 하는 보기 드문 환자라고 하면서, 최선을 다하겠으니 재검사를 해 보자고 했습니다. 2차 검사의 결과는 참으로 희망적이었습니다. 나을 확률이 70%가 된다며 수술을 권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길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큰 기대를 가지고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수술하기에 앞서 1주일 전에 통증 유발검사를 하는데, 이 검사에서 제일 아픈 부분을 찾아내고 나중에 그곳을 수술하게 됩니다. 이 검사를 할 때에는 약물을 척추에 주사하는데, 1만 명에 1명 정도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거의 부작용이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필 제가 그 1만 명 중의 하나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얼굴과 머리가 괴물이 돼 버렸습니다. 그런데 또 기가 막힌 것은 그 부작용을 해독하려면 예전에 신경을 차단하며 나타난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중단했던 스테로이드주사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데, 이제는 하나님, 부처님, 성모마리아를 부르며 울면서 그들에게 많이도 매달렸습니다. 이 고통을 멈추게 해 주시기만 한다면 어느 분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날이 갈수록 최악의 사태로 치달아 가고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산고를 치르는 떨리는 마음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이제 이 수술만 하면 이제 그 지긋지긋한 통증과는 이별을 고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서는 15일 후에 앉아 보면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날이 가면서 경과가 좋은지는 어쩌다 한번 내 손으로 꼬리뼈를 만져 보기만 해도 대충 알 수 있겠지만, 저는 불안해서 만져 보지도 못하고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드디어 수술결과를 확인해 보는 날이 돼서는 떨려서 앉아 보는 것을 자꾸만 뒤로 미뤘습니다. 그러다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앉아 보았는데, 결국 수술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팠습니다.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좌절감에 혼자 이불 속에 파고 들어가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삶을 정리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야 하는데, 짐이 되면서 남아 있는 것이 싫었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 책상에 마주 앉아 공부도 가르쳐 주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고 싶고, 팔짱끼고 산책도 하고, 예쁜 옷도 사 주며 쇼핑도 하고 싶었습니다. 더도 안 바라고 한창 손이 많이 가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만이라도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간절하게 기도를 했습니다.
2004년 3월 수술한 병원을 다시 찾은 날, 그곳에서는 내 병원 차트와 함께 나를 영동S병원으로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 병원의 정형외과 선생님은 전에 나 같은 환자가 있었는데 꼬리뼈를 잘라 내는 수술을 해 보았으나 큰 효과를 못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냥 통증을 안고 살라는 말 외에는 도와줄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아득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병원의 수술에 기대하는 것은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캄캄하고 기가 막혔습니다. 평생을 앉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다니….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이제는 한방으로 수소문을 해 보았습니다. 아주 연륜이 깊으신 선생님을 만났는데, 장강침이라는 것을 꼬리뼈 쪽에 놓아 주셨습니다. 침의 길이가 15cm나 되는데, 돌리면서 10cm 정도를 꽂았습니다. 이제까지 치료를 받아 본 이래 가장 아픈 시술이었습니다. 2대를 연거푸 맞는데,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나는 아픔에 대해 많은 참을성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한 달을 집에서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치료를 하다가 병을 더 키운 것이었습니다.
4월에는 좀 거동이 된다 싶어 또 다른 침술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침과 부황을 뜨며 어혈을 빼내는데, 꼬리뼈 부분에 뜬 부황 때문에 차후 저는 2개월간 전혀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한 달간 치료를 받다가 기력이 다해 10분도 서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치료를 받는 도중 발생한 부작용으로 몸은 더 망가져 가도 아이들을 바라보면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보는 순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꼭 낫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새록새록 솟아났습니다. 이 예쁜 애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기 위해서라도 나아야 했습니다.
2004년 5월 이번에는 7대째 한의원을 한다는 곳을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나를 보더니 2달 안에 앉게 해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믿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안 되면 길이 없다고 생각됐습니다. 집이 있는 의정부에서 종로5가를, 계단도 혼자 오르지 못하는 길을 남편하고 두 달을 열심히 다니면서 약침을 맞고 뜸을 뜨고 교정을 하며 한약과 사향을 복용했습니다. 치료를 하는 동안 약간은 호전되기도 하다가 이내 원상태로 돌아가기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두 달이 세 달로 돼 가던 어느 날 그분은 드디어 나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당신 생전에 나 같은 환자는 처음 본다며, 능력에 한계가 왔다고 실토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찾아갈 곳이 없었습니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눈물만 흘리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8월에 어떤 분이 말씀을 하셔서 김철 선생님을 뵙게 됐습니다. 2년 동안 안 해 본 것이 없이 다 해 보았기 때문에 그때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믿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제 잘못 치료했다가는 영영 일어나지 못하는 불구가 될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나 불안한 마음에 선생님을 뵙기 전에 선생님이 쓰신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어느 정도 믿음이 갔습니다.
만나 뵈니 우리 몸의 신체구조를 너무나 세부적으로 잘 알고 계셨습니다. 우선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들은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환자의 대답에 따라 이곳저곳 많은 검사를 하라고 하고, 그 검사 결과를 가지고 처방을 내리게 됩니다. 이렇게 검사를 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저를 보자마자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금방 알아보셨습니다. 한번 보고는 똑바로 누워 보라고 하시더니, 통증이 내려가는 부분을 정확하게 손가락으로 짚어 내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원인도 그 자리에서 바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바위에서 떨어지면서 고관절이 틀어지고 치골 또한 틀어졌다. 그래서 근육이 많이 굳었고, 그것 때문에 통증이 심했던 것이다. 앉지 못한 것은 골반이 틀어지면서 꼬리뼈가 함께 틀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틀어져 있는 꼬리뼈의 신경을 근육이 누르니 아파서 그런 것이다.
말씀과 함께 잠깐 교정을 하고는 일어나서 앉아 보라고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될까 안 될까 의구심을 가지면서 어색하게 앉는 자세를 취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앉아지는 것이었습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보는 것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2년여의 세월이 너무도 억울하고 야속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교정을 하면 몸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인데, 너무도 멀리 돌고 돌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선생님은 그 동안 근육이 굳어서 당장 몸이 부드럽지는 않아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근육이 풀리면서 차츰 더 좋아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가르쳐 주신 대로 운동을 하면서 심하게 굳어 있던 근육이 서서히 풀리더니, 그 해 12월부터는 거의 정상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자유로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과거에 내가 정말 그렇게 많이 아팠었나 하고 가끔 반문을 해 봅니다. 그 모든 것들이 선생님 덕분에 지나간 추억이 돼 버렸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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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녔지만 낫기는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경험하게 되는 것은 원인을 모르고 치료라는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부작용은 없다 할지라도 장기간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것은 원인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의 병이라는 게 뼈대가 틀어지고 이로 인해 근육이 굳고 신경이 막혀서 오는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뼈대를 바로잡고 경직된 근육과 막힌 신경을 풀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틀어진 뼈대가 약을 먹는다고 해서 제자리로 돌아오겠는가. 또 수술을 한다고 해서, 침을 맞는다고 해서 틀어진 뼈대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근육과 신경이 풀리겠는가. K여사가 2년여 동안 고생만 한 것은 근원을 모르고 대증요법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K여사는 단순하게 치골이 틀어지고 고관절이 틀어져서 골반이 복잡하게 틀어졌기 때문에 고생을 했다. 필자로서는 이 틀어진 뼈대를 바로잡아 주고 근육을 조금 풀어 주었을 뿐, 다른 것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원인이 여기에 있으므로 원인을 제거해 준 것일 뿐이다. 그리고 권한 것이 운동이다. 그 운동이라는 것도 그 동안 누차 얘기했던 방석숙제와 걷기 숙제였을 뿐이다. 이것만 제대로 하면 굳었던 근육이 풀리고 신경도 트이는 것이다.
이 얘기는 "K여사가 등산 갔다가 굴러 떨어져 몸이 탈이 났는데, 그게 좀 심해 2년여 동안 앉지를 못하고 다리, 허리, 엉덩이가 다 아파 양방, 한방 다 찾아 돌아다녔지만 낫지를 앉다가 김철이라는 사람을 만나서 쉽게 나았더라"라고 간단하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김철이라는 사람은 참으로 용하게도 병을 잘 고치더라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얘기는 자기 잘난 체하는 얘기를 남의 입을 빌어 한번 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를 찾아오면 어려운 병도 쉽게 고칠 수 있으니, 나한테 와 보라고 필자를 홍보하는 글을 싣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필자는 지금 정말로 쓸데없는 글을 쓰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본인이 이렇게 신통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전에도 한번 쓴 적이 있지만, 필자가 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마음을 다해서 익히기만 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나 다 가져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려면 우선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 굽은 몸을 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몸이 건강치 못한 원인은 몸이 틀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초점은 틀어진 몸을 바르게 하는 데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해지지 않는다. 치료를 해서 낫지 않는 것은 이러한 간단한 원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K여사도 필자가 교정해 준 후에 틀어진 몸을 바로잡는 운동을 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계속 앉지 못하게 됐을 것이다. 필자는 K여사를 조금 도와주었고, 결국 낫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몫이었다. 치료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은 결국 신화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치료라는 타성
다음 글은 2월 19일 몸살림운동에서 "4월 1일부터 1일수련을 폐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L대표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지한 것이다. 이 공지문이 시의적절하게 현재 필자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전문을 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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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몸살림운동에서는 1일수련을 진행해 왔습니다. 사람의 몸이 아픈 것은 간단한 원인 때문이고, 그 원인만 제거해 주면 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구부리고 있던 몸을 펴기만 하면 건강해진다는 간단한 원리를 이해하고 국민들 사이에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노력하는 분위기가 살아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허리 세우고 가슴 펴고 고개 드는 당당한 자세를 하고 살기만 하면 평생 큰 병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일종의 장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 가까이 1일수련을 진행해 교정을 하고 운동법을 알려드렸지만, 몸살림운동의 취지는 퇴색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1일수련 참가를 원하는 분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따라서 수련을 신청하고 나서 대기하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어 외적으로는 1일수련이 날로 번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이와 반대로 몸살림운동의 장래에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일수련을 도입한 것은 정기수련에 참여하기도 어렵고 인터넷 동영상만 보고 스스로 몸을 펴는 것도 쉽지 않은 분들이 한 차례 두 시간 정도 오셔서 몸 교정을 하고 운동법을 배워 몸공부를 하시고 나서 집에 돌아가 꾸준하게 몸을 펴는 운동을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이러한 몸살림운동의 취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운동하는 분은 참석자 10명 중에서 2~3명이 될까 말까 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같고, 1일수련에 참가했던 분들이 다른 분들께 몸살림운동을 소개할 때에도 "거기 가서 한번 걷어차이고 치료를 받으니까 희한하게 몸이 좋아지더라" 하는 수준에 있는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입소문을 듣고 1일수련에 참여하려는 분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저희는 이것이 결코 몸살림운동의 발전, 특히 저희가 바라는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몸살림운동은 사람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고, 치료를 하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치료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정 반대입니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사람들이 치료라는 개념을 벗어 던질 때, 이런 잘못된 생각에서서 벗어날 때 진정한 건강은 올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치료라는 것은 아픈 사람은 치료를 받기 위해 돈만 내고 가만히 있고 누군가가 고쳐 주는 사람이 따로 있어 돈을 받고 약을 쓰든 수술을 하든 아픈 사람을 고쳐 주는 것인데, 몸살림운동은 이런 방법으로는 사람들이 절대로 건강해질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약과 수술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것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몸을 펴야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몸살림운동에서는 건강이 나빠진 것은 내가 몸을 구부리고 살았기 때문이고, 따라서 건강을 되찾으려면 구부리고 살던 내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몸을 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몸을 펴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통증은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을 안 느끼게 하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는 치료라는 행위는 예를 들어 얘기하자면 진통제를 먹고 잠시 머리 아픈 것을 잊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두통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틀어진 목을 바로잡는 것이 두통을 잡는 근본적인 방법이듯이 몸이 건강해지려면 틀어져 있는 자세를 스스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몸살림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펼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원리를 함께 이해하고 실천해서 함께 건강하게 살자는 것입니다. 몸을 펴는 데는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고통이 따르는 것도 아닙니다. 하루에 30분 이하의 시간을 내서 자기 전에 방석숙제 10분, 아침에 일어나서 걷기숙제 10~20분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예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대로 김철 선생님께서 치료를 해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치료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사람들이 몸을 펴기만 하면 건강해진다는 간단한 진리를 쉽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간단한 진리를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태로 계속 1일수련을 진행한다면 몸살림운동은 싼값에 희한한 방법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해 주는 곳으로 이미지가 고정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매진하려고 하는 원래 몸살림운동의 취지에 역행하게 되고 맙니다.
또 하나의 치료법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전혀 몸살림운동이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아무리 탁월한 방법일지라도 그것이 치료법에 머문다면 결국은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치료가 아니라 스스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몸살림운동이 하고자 하는 것은 치료와는 반대로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리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몸이 크게 불편하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음 단추도 잘못 꿰게 됩니다. 처음부터 바르게 꿰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을 알았을 때 바로 잘못 꿴 단추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꿰지 않으면 결국 모든 단추를 잘못 꿰게 됩니다. 지금 많은 방법이 첫 단추를 잘못 꿰었음에도 불구하고, 풀고 다시 꿰지 않음으로써 잘못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기의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단추부터 다시 꿰려고 하는 용기가 없어 오류를 더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몸살림운동도 똑같이 이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월 1일이면 광화문 수련장에서 공개적으로 1일수련을 시작한 지 만 1년이 됩니다. 이 시점을 계기로 그 동안 시행했던 1일수련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당분간 정기수련을 위주로 하면서 어떻게 하면 몸살림운동이 원래 가야 할 길로 제대로 갈 수 있을까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널리 양해하시고 몸살림운동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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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림운동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몸이 불편한 사람들한테 연락이 오면 20분 정도를 한 팀으로 해서 함께 모이게 해 소위 1일수련 프로그램을 진행시켜 보았다. 하루 두 시간 동안 몸이 아픈 사람 교정을 하면서 몸의 원리를 설명해 드리고 몸을 펴는 운동법을 비교적 자세하게 가르쳐 드렸다. 이것은 몸공부이니 잘 보고 또 배우셔서 집에 돌아가셔서 매일 열심히 운동하셔야 합니다라고 늘 강조를 했다.
그러나 이렇게 해 본 결과 몸살림운동의 본래 취지와 달리 스스로 몸을 펴는 운동은 무시당하고 필자가 해 주는 교정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광화문에 가면 김철이라는 용한 사람이 있는데, 한번 뻥 차고 몇 번 등을 누르고 배를 쿡 찌르고 하면 희한하게 아픈 게 없어지더라 하는 게 이제는 꽤나 소문이 난 모양이다. 필자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과감하게 이 프로그램을 없애 버리기로 했다.
필자한테 이렇게 아픈데 이런 것도 됩니까, 저렇게 아픈데 저런 것도 됩니까라고 물어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도 되고 저런 것도 거의 다 되기는 한다. 자기 몸의 자연치유력이 고갈돼 있지 않는 한 자연치유력을 살리면 안 될 것은 거의 없다(이 점에 대해서는 약의 문제를 다룰 때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문제는 된다, 안 된다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기존의 잘못된 상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타성적으로 생각한다는 데 있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치료를 받고 싶은데…" 하는 전화가 걸려오면, 지체 없이 "여기는 치료하는 곳이 아닙니다. 전화 잘못 걸으셨습니다" 하고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다시 전화를 걸고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아파서 죽겠는데, 아픈 치료 좀 해 주면 안 되느냐고 항의를 한다. 그렇게 불친절해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꾸중까지 한다. 이제 1일수련을 폐지했으니까 이런 실랑이를 벌일 일도 없어지겠지만, 필자는 몸살림운동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환자는 돈만 내고 가만히 있고, 돈을 받은 사람들이 알아서 다 고쳐 주는 것이 치료라는 행위이다. 나는 가만히 있고 남이 내 몸을 다루는 것이다. 첨단의학이 발전하면서 더 비싼 약을 쓰게 되고 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면서 치료는 점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되고 있지만, 치료를 한다는 점에서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아니, 장기를 갈아 끼워 주는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이제 줄기세포까지 만들어 내게 되면 사라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들이면서 더욱더 치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현대 한국인들은 누구나 다 이러한 치료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쪼르르 병원으로 달려간다. 우리 조상님들은 소화가 안 되면 등을 두들겨 주고, 요즘 말하는 오십견에 걸리면 주먹을 쥐고 어깨를 때리고, 당뇨로 헛헛증에 시달리면 나무에다 허리를 짓찧었다. 평상시에 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허리를 펴고 사는 것이었다. 양반걸음은 요즘에는 코미디에나 나오는 우스갯거리로 전락해 버렸지만, 실은 허리를 펴는 데는 가장 좋은 운동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좋은 건강법은 다 버리고 아프면 "나 고쳐 주슈!" 하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필자는 이것이 안타깝다. 기본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조상님들이 하셨듯이 몸을 바르게 펴는 것이다. 이것을 잘 모르고 막 살다가 몸이 틀어져 병이 나면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간다. 사람들은 이미 이 땅에 굳게 뿌리박은 치료라는 개념에 빠져서 헤어 나올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환상에 빠져서 몸 망칠 줄 모르고 꼭 부여잡고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몸살림운동을 시작한 것은 이렇게 잘못된 치료라는 개념을 바로잡기 위해서인데, 한번 이 함정에 빠진 사람은 함정인 줄 모르고 나오려고 하지를 않는다.
이런 방법으로 계속해 가면 필자는 소위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치료 잘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사람들이 건강해질 수 있겠는가. 이것이 필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필자가 평생 사람들 몸을 보아 주어야 몇 명이나 보아 주겠으며, 또 보아 주어 보았자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스스로 몸을 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또다시 틀어져서 또다시 아프게 될 텐데. 그 전보다 더 아파질 수도 있는데.
또 필자에게 배운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 몸을 돌보아 준다고 해 보자.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배출되기는 할 것이다. 이 사람들이 점포 하나씩 차리고 아픈 사람들이 오면 돈을 받고 교정(현재 몸살림운동에서 쓰고 있는 말이다)을 해 준다고 해 보자. 지금 이 세상에 통용되고 있는 방법과 무엇이 다른가. 사람들은 평상시에 잘못된 자세를 가지고 살고, 그러다가 아프면 몸살림운동 점포에 찾아와서 돈을 주고는 "나 좀 고쳐 주슈!" 할 것이다.
이렇게 될 양이면 또 하나의 치료법을 세상에 내놓는 격은 되겠지만, 그것은 참으로 필자 스스로에게 우스운 일이 될 뿐이다. 필자는 사람들이 남한테 의지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몸을 펴서 건강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치료법을 내놓아서 사람들이 이 방법에 몸을 내맡기고 "나 고쳐 주슈!" 하는 모양을 보려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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