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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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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두뇌가 아니라 척추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29> 몸과 마음의 관계 3
  핵심은 두뇌가 아니라 척추
  
  욕구는 기본적으로 몸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욕구의 발전과정을 진화의 과정과 연결시켜서 조금 더 자세하게 보도록 하자.
  
  이 지구상에서 척추동물이 탄생했다는 것에는 진화의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포함돼 있다. 단세포동물(하나의 세포로 구성된 동물)에서 다세포동물(여러 개의 세포로 구성된 동물)로 진화하면서부터 각 세포가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통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신경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세포와 세포, 기관과 기관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전달해 주는 일종의 정보전달체계로가 필요한 것인데, 이러한 정보전달체계가 바로 신경인 것이다.
  
  더 복잡한 동물로 진화하면서 느슨하게 연결돼 있던 신경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신경절(神經節) 또는 신경군(神經群)을 이루게 된다. 이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데, 척추동물에게 있는 중추신경계의 기원이 되는 셈이다. 척추동물이 되었다는 것은 신경절이 발전하여 드디어 중추신경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생명체는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생명활동을 하게 되었다.
  
  중추신경계의 형성은 동물이 자연으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율성을 획득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추신경계가 형성되면서, 특히 두뇌가 발전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을 기억할 수 있게 되고, 기억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에 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경험이 생기게 되고, 많은 기억을 가지고 비교를 하여 판단도 하게 되고, 경험과 판단에 따른 행동까지도 가능해지게 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인간에게 나타나는 복잡한 감정도 만들어지게 된다. 포유류에 이르면 새끼가 죽었을 때 슬픈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인간이 갖는 복잡한 감정의 전단게인 것이다. 척추동물로 진화했다는 것은 이제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자연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진화의 정도에 따라 점점 더 스스로의 판단에 의거해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개체발생(個體發生)은 계통발생(系統發生)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이는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어머니의 배 속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전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야 태어난다는 말이다.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후 단세포동물에서 다세포동물로, 그리고 무척추동물에서 척추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다 거친다는 말이다. 이는 중추신경계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일단 척추동물이 되고 나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먼저 형성되고 덜 중요한 부분이 나중에 형성된다.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이 붙어 있고 나서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이다. 생명체에게 죽고 난 이후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인간이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중추신경계 중에서도 가장 먼저 형성되는 것이 흉추(胸椎) 1번부터 7번까지의 척추이고 그곳에 들어 있는 척수(脊髓)이다. 이곳이 형성되고 나서 그 밑의 흉추와 위에 있는 경추, 따라서 척수가 형성되고, 마지막으로 머리와 그 안에 들어 있는 두뇌가 형성된다.
  
  중추신경계 중에서 마지막으로 두뇌가 형성된다는 것은 바로 핵심이 두뇌가 아니라 척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두뇌는 척추 안에 들어 있는 척수가 형성되고, 이것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자신이 떠맡을 수 없는 것을 지부(支部)를 내서 그곳에서 담당하게 하는 셈이다. 컴퓨터로 치면 척수는 CPU(중앙처리장치) 또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해당되고 두뇌는 하드디스크에 해당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 전신 내지는 반신마비가 왔다면, 그것은 척추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두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현대의학에서는 두뇌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렇게 보는 한 마비의 문제는 절대로 풀 수가 없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기로 하겠다.
  
  두뇌가 중추신경계의 핵심이 아니라고 해서 두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생명체로서 인간의 생명현상을 볼 때에는 기본적으로 척수를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사실 척추동물의 진화과정에서는 소화기나 호흡기, 순환기 등 각종 기관도 진화를 하지만 한 측면에서는 두뇌의 진화과정이라고 단순화시켜서 보아도 될 정도로 두뇌는 중요하다. 두뇌의 진화과정에는 인간이 인간이게 하는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들어 있는 것이다.
  
  어류가 물에서 나와 육지에 적응하는 과도기가 양서류의 단계이다. 어류는 물에서밖에 살 수 없지만 양서류는 물과 뭍을 오가면서 살 수 있다. 파충류의 단계에 오면 물에서도 살 수 있지만 뭍에서도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직 변온(變溫)동물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육지에서 살 수 있도록 적응한 것은 아니다. 파충류에서 진화한 조류나 포유류가 되면 이제는 항온(恒溫)동물이 되었기 때문에 완벽하게 뭍에서 살 수 있게 된다. 뭍에서 살다가 물로 돌아간 고래 같은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포유류로 진화한 이후의 일이다.
  
  사회적 욕구는 가족이 생기면서 형성된다
  
  조류에 대해서는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생략하기로 하고, 포유류의 진화과정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자. 이렇게 진화의 과정을 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도 굉장히 신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자연의 산물(産物)에 지나지 않고, 따라서 자연에서 인간이 형성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지금의 인간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결국 인간은 자연적 존재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오히려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인간은 더욱더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앞에서 썼듯이 포유류로 진화했다는 것은 사회를 형성하고 살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더 복잡한 사회이든 단순한 사회이든 간에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새끼를 나아서 성숙한 개체가 되어 독립할 때까지 보호하고 먹여 주고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어미와 새끼가 함께 사는 가족이 만들어진 것이다. 가족은 가장 오래 전에 형성된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인간만이 사회적 동물인 것이 아니라 포유류(조류도 마찬가지이지만)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인 것이다. 오히려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사는 것은 인간 이전의 진화과정에서 형성된 사회를 이어받아 자신에게 맞게 나름대로 변형시켜서 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인간에게도 가족이 소중한 것은 바로 생명체로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정상적으로 클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체온에서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사회를 이루려면 사회적 욕구가 생겨나야 한다. 파충류인 악어는 일부 잠시 동안 새끼를 보호하는 경우도 있는데, 포유류처럼 그렇게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포유류가 되고부터 어미는 새끼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고 한다. 사회적 욕구의 기본은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려는 욕구와 새끼가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고자 하는 욕구로부터 시작된다. 새끼가 예쁜 것은 새기가 보호를 받고자 어미한테 매달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먹여 주고 재워 주고 다른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를 해 주는 등 일체가 포함된다.
  
  다음에는 새끼가 독립된 개체로서 살아가려면 자기 안에 들어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새끼는 세상에 태어나면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 배우려고 한다. 몸을 놀리면서 움직이는 법을 배우고, 어미가 먹는 것을 보고 무엇이 내가 먹을 것이라는 것도 배우게 된다. 육식동물은 사냥하는 법을 배워야 독립할 수 있다. 새끼가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는 반면 어미는 새끼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애쓴다. 새끼의 호기심(=학습욕구)과 어미의 가르침(=교육욕구)으로 종속적이던 개체는 독립된 개체로 성숙해 간다. 인간만이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포유류는 기본적으로 교육을 하고 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인 것이다.
  
  같이 모여서 살 때에는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도자가 되려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도자에게 복종하고자 하고 실제로 복종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생명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번성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은 몸이 욕구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썼으므로 생략하고, 육식동물의 경우에는 좀더 서열이 분명하다는 것만 지적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초식동물은 널려 있는 풀이나 나뭇잎을 먹으면 되니까 먹는 것을 두고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육식동물은 무리를 이루고 사는 경우 서로 협력해서 사냥을 해야 하므로 역할분담도 비교적 세분화되어 있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굶어죽지 않게 되므로 서열관계가 분명하지 않을 수 없다. 먹는 순서는 서열에 따라 정해진다.
  
  권력투쟁은 두뇌가 발달할수록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그 순한 양도 발정기 때가 되면 수컷은 목숨을 걸고 박치기를 한다. 최종적인 승자가 모든 암컷을 차지한다. 물론 여기에는 적자생존의 법칙도 작용을 한다. 영장류로 진화하면 서로 합종연횡을 하면서 권력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인간이야 훨씬 더 머리를 잘 쓰니 얼마나 치사하고 교활한 방법을 쓰겠는가.
  
  육식동물에게 영역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초식동물은 풀이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개체수가 조절되면서 종이 살아남게 되고, 또 풀이 부족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식량난을 해결한다. 그러나 육식동물은 사냥감이 있는 곳을 일정한 넓이로 지배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른 곳으로 넘어가면 그곳에도 같은 종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육식동물에게는 자기의 영역을 지키는 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잡식동물 역시 육식동물과 궤를 같이한다.
  
  이렇게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번성하게 하려고 하는 본능적 욕구(=1차적 욕구)만 있었던 생명은 조류나 포유류의 단계에 오면 사회를 구성하게 되면서 사회적 욕구(=2차적 욕구)를 함께 갖게 된다. 1차적 욕구와 2차적 욕구가 함께 공존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인간과 인간으로 진화하기 이전의 동물 간에 큰 차이는 없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인간 역시 동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냥 동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인간으로 진화하면서, 바로 직립을 하면서 동물과는 다른 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새로운 욕구(=3차적 욕구)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두뇌의 발달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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